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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선발전] 안현수, "개인전 아니어도 좋아, 소치는 꼭 가고싶다"-②

기사입력 2010.09.16 13:14 / 기사수정 2010.09.17 13:55

김경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경주 기자] 밴쿠버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경기를 보던 사람들 중 꽤 많은 사람이 이런 의문을 가졌다.

"왜 안현수는 없지?"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해 밴쿠버에 가지 못했던 안현수는 묘하게도 올림픽 기간 후 꽤 많은 팬을 얻었다.

아직도 부상의 여파가 남아있어 걱정스럽지만, 안현수는 다시 태극 마크를 달고 아시안 게임에 출전하고 싶다. 그리고 4년 뒤 서른의 나이로 소치의 스타트 라인에 서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 선발전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를 거 같다. 워낙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이 힘들다고 여겨지던데

아무래도 어려서부터 다 운동하던 사람끼리 치르는 거고 워낙 서로 잘 알기 때문에 외국에도 한국 코치가 많아서 외국 선수들도 한국에 대해 많이 안다.

지금은 한국인 코칭스태프가 해외로 많이 퍼져서 평균화가 된 편이긴 하다. 워낙 우리나라 선수들이 실력이 좋고 그렇다 보니까 대표 선발이 힘들어서 우리나라에서 1위 하면, 세계 1위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만큼 힘들기 때문에 다시 들어가려고 하는 입장에서는…. 동계 아시안 게임이 있어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급하게 생각은 하지 않는다.

어려운 걸 이겨내고 편하게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선수 생활을 언제까지 할지는 모르겠지만 대표팀에 다시 들어가서 태극 마크를 달고 재기를 하고 그만두고 싶다.

- 쇼트트랙 선수로서 어린 나이는 아니다

아무래도 스케이트 선수로서는 제일 좋을 때는 지난 거 같고 이제 얼마만큼 몸 관리를 하느냐에 달려있다. 힘든 부분이 있겠지만 관리를 해서 채워가느냐 그게 중요하다.

나이가 많은 것도 많은 거지만 선수로서의 공백이 너무 컸다. 1년을 넘게 쉬다 보니까 감각이 생각보다 많이 떨어졌다. 어떻게 대처해야 될지 몰랐다.

재활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운동하는 게 편할 정도로 재활이 힘들었다. 그냥 편하게 아프지 않고만 운동하고 싶다고 생각했을 정도다. 지금은 운동하는 데는 지장 없을 정도로 괜찮아졌다.

오히려 재활하던 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마음이 편해졌다. 얼마만큼 나이가 들면서 떨어지는 부분들을 극복하고 보완해야 되나 생각하게 되더라.

- 나이가 많아지면서 가지는 강점도 있지 않을까?

일단 내가 대표 생활을 하면서 외국 시합도 많이 했고 경험적인 부분이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운동하면서 선수들만의 장단점이 있는데 그런 부분들을 살리려고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감각을 살리는 일이다. (인터뷰 당시) 선발전이 4주가 남았는데 한 주 한 주가 중요하다. 체력적인 부분보다 기술적인 부분도 그렇고 경기 감각이 얼마나 올라오느냐가 관건일 것으로 생각한다.

- 대표팀에 들어가게 되면 선의의 경쟁이 필요하겠다

아직 거기까진 생각을 안 해봤는데 대표팀에 들어갈 정도면 기록 자체도 비슷할 것이다. 선발전 당일 컨디션도 중요하게 작용할 거 같고….

서로 선수들이 아주 잘 안다. 이번은 레이스보다는 혼자  타임 기록을 내야하기 때문에 상대를 신경 쓰는 것보다 내가 얼마만큼 얼만큼 끌어올리느냐가 중요하다. 그날의 컨디션을 올려서 기록 땡기는 게 일단 중요하니까….

- 타임레이스로 바뀌면서 눈에 띄는 선수가 있을까

꼽기가 힘들다. 지난해도 그렇고 선발전을 계속 뛰고 있는데 매년 선수들의 실력이 올라가더라. 원래 '되겠구나'라고 생각했던 선수도 물론 있긴 하지만, 훈련 기간 동안 기량이 확 좋아져서 나오는 선수도 많다.

이번에는 선발 시즌이 올림픽과 선수권이 끼면서 길어져서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쇼트트랙 선수들이 좋은 선수는 많은데 아직은 경험들이 부족해서 되지 않는 선수가 많다. 실력은 좋은데 긴장을 해서 못하는 선수도 있고.

경기를 잘하고 나면 트이는 시기가 있다. 한번에 자신감을 얻는 시기가 있는데 그러면 발전을 하게 되는 것이다. 잠재력을 가진 선수가 참 많다.

다만, 아쉬운 점은 쇼트트랙을 시작하는 선수가 줄었다. 선수층이 점점 얇아지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아쉽다. 앞으로 20년 뒤에 이 종목이 살아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 선발전에서 쓸 작전은 생각해뒀는지

일단 1차는 오픈 레이스에서 1-24등까지 들면 되는 건데 선수들이 8-90명이 되니까 쉽게 생각할 수 없다.

오픈레이스에 맞춰서 준비를 하고 타임 레이스는 그 엔트리에 들면 그 후에 생각을 해보려고 한다. 시간이 일주일씩 있으니까.

- 올해도 선발전에 안되면 어떻게 할 생각인가

군대 문제는 해결이 됐으니까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것은 내가 하기에 달렸다. 선발전에서 안된다고 선수를 그만둘 생각은 없고, 다시 준비는 할 것이다.

내가 외국 대회를 안 뛴지 꽤 됐기 때문에 실전 감각도 떨어진 편이고 국내 경기도 상당히 치열하기 때문에 쉽게 될 거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이번 선발전에서 안되면 내년 4월 선발전을 바라보고 운동을 해나갈 생각이다.

- 소치 올림픽 출전은 생각해봤는지

소치 올림픽이면 내가 한국 나이로 서른인데, 솔직히 나가고 싶다. 밴쿠버 올림픽을 보면서 못 나간 게 너무 아쉬웠던 마음이 너무 커서 도전을 해보고 싶다.

그때 내 실력이 예전 그만큼이 된다는 보장도 없긴 하지만, 꼭 개인전이 아니더라도 계주도 있으니까 올림픽이라는 무대에는 한번 더 서보고 싶다.

- 선수 생활 이후의 생활을 그려본 적은 있나

구체적으로는 생각해보진 않았는데 아무리 외국을 나가서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 그런데 해왔던 게 쇼트트랙이다 보니까 운동을 그만두고 나서도 아마 관련된 일을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한다.

외국에 나가서 공부를 하면서 관련된 쪽도 좋고 아니면 다른 쪽도 좋은데 공부를 하고싶다.

- 당장 목표가 있다면

올해 대표가 돼서 아시안 게임에 나가는 게 1번인데, 선발전에서 떨어져서 못 나가게 되면 나보다는 솔직히 주위 분들이 속상해 할까 봐 걱정이 된다.

그런 상황이 벌어졌을 때 본인인 나보다 힘든 사람이야 있겠느냐만 주변 시선 같은 걸 자꾸 신경 쓰다 보니까 힘들었다.
 
아직도 신경이 쓰인다. 기대를 많이 해주시고 그런 게 고마우면서도 부담스러운 건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그런걸 신경을 덜 쓰고 운동을 하는 게 나한테는 최선이다. 잘하는 수밖에 없겠지?

이번 선발전에서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리는 게 눈앞에 놓인 제1의 목표, 그 다음에는 아시안 게임이 또 제1목표다.

인터뷰 말미에 안현수에게 "안현수에게 쇼트트랙이란?"이라는 질문을 던졌다. 1시간 정도 이어진 인터뷰 내내 자신의 생각을 요목조목 짚어가며 피력하던 안현수는 순간 당황했다.

"텔레비전으로 볼 땐 몰랐는데 너무 어렵다"고 말하며 한참을 고민하던 안현수는 어렵게 '밥'이라는 대답을 내놓았다.

왜 '밥'이라고 생각하는 지를 묻자 안현수는 "운동 자체가 상당히 힘들지 않나. 개인과의 싸움도 끊임없이 이뤄져야 하고…. 솔직히 안 할 수도 있다. 밥도 마찬가지 같다. 안 먹고살 수도 있지만, 안 먹지는 않지 않나. 운동도 힘들 때는 쉬고 싶고 그만두고 싶지만, 또 쉬다 보면 하고싶어지니까. 그런 의미에서 '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김경주 기자 raphae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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