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13일 서울 잠실야구장.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 투수 김원중은 7-6으로 앞서는 9회 말 1사 1, 3루 위기에서 박용택, 김현수를 각 헛스윙 삼진, 1루수 앞 땅볼 처리했다.
당시 김원중, 김준태 배터리는 박용택을 철저히 변화구만 써 잡았다. 초구 커브가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했고 2구 포크볼이 파울이 돼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잡았다. 롯데 배터리는 3구 역시 포크볼을 택했다. 직구 궤적을 그리다 홈 플레이트 앞에서 수직으로 떨어졌고 박용택 방망이가 헛돌았다. 다음 타자 김현수는 초구 직구를 보여 주고 박용택 때와 같은 포크볼을 던져 방망이를 내게 했다.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은 14일 브리핑에서 "김원중이 빠른 공도 있지만 변화구도 좋다"며 "박용택 삼진 잡는 공도 그랬고 김현수 때도 좋은 공을 던졌다. 치지 않으면 모르겠지만 타자가 참 속기 쉬운 코스였다"고 봤다.
허문회 감독은 "김원중이 가장 자신 있는 공을 던졌지만 (박용택, 김현수 상대하기 전) 안타를 맞았다. 그리고 투구 패턴을 바꿔 던져 좋은 결과를 냈다"며 "패턴 변경은 배터리끼리 상의해서 만든 결과물"이라고 얘기했다.
1점 차이 승부였고 벤치에서 볼배합 관련 사인이 나올 수 있었는데도 허 감독은 배터리의 기지가 발휘돼야 한다고 봤다. 그는 "임기응변이 없으면 앞으로 (위기 상황을) 극복하지 못할 것이다. 한 경기씩 헤쳐 나가다 보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허 감독은 "(올 시즌 동안) 벤치에서 볼배합 사인은 많이 나오지 않았다. 배터리가 미리 준비를 하는데 상대 타자 분석 등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보고 직접 판단하는 것"이라며 "스스로 볼배합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얻는 것이 분명 있다. 배터리 코치가 지시하는 대로만 하면 발전이 더디다. 순간적 판단이 중요하다. 배터리를 믿고 맡기는 것 역시 미리 준비해 왔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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