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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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 안 간' 이대호, 성적과 자존심 모두 잡았다

기사입력 2010.09.12 08:05 / 기사수정 2010.09.12 08:18

이동현 기자



[엑스포츠뉴스=이동현 기자] "도망간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다."

최고 타자의 이름값에 걸맞은 한마디였다. '빅보이' 이대호(28, 롯데 자이언츠)가 11일 잠실 두산전이 끝난 후 남긴 소감이다.

이대호는 이날 경기 전까지 530타석에 들어서 이미 시즌 규정타석을 훌쩍 넘긴 상태였다. 남은 경기에서 모두 결장해도 이대호는 규정 타석을 채운 것으로 인정돼 타율, 출루율 등 비율로 성적을 매기는 개인 타이틀에 도전할 수 있다.

사실 이대호가 개인 타이틀 다관왕을 일차적인 목표로 생각한다면 경기에 나서지 않고 쉬는 편이 나을 수도 있었다. 그는 홈런, 타점, 득점, 최다안타 등 누적 통계 항목에서는 사실상 경쟁자 없는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대호는 허벅지 통증 때문에 9일 LG전에 결장하는 등 몸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경기에 뛰지 않아도 문제삼을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대호는 11일 경기에 출전을 자청했고 보란듯이 맹타를 휘두르며 개인 성적 1위 자리를 모두 지켜냈다.

5타수 3안타를 때린 그는 접전이 치열한 출루율 부문에서 경쟁자 박석민(삼성)을 2리차로 밀어내고 선두 수성에 성공했다. 43호 홈런을 터뜨려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 단독 8위에 올라섰고, 3타점을 추가하며 129타점으로 한 시즌 최다 타점 역대 3위가 됐다.

이대호도 현재 자신의 컨디션이 100%가 아니라는 점을 알고 있다. "무리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뛸 수 있는 컨디션이라 생각했다"는 그의 말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소속팀 롯데는 4위를 사실상 확정한 채 안정적인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여러 정황상 결장해도 상관 없는 경기였지만 이대호는 모습을 보였고, 평소 하던대로 잘쳤다. 화려한 개인 성적과 함께 최우수선수(MVP) 유력 후보의 자존심도 함께 빛나는 모습이었다.

honey@xportsnews.com

[사진 = 이대호 ⓒ 엑스포츠뉴스 DB 권혁재 기자]



이동현 기자 hone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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