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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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티 리포트] '경남고 에이스' 김우경 이야기

기사입력 2010.09.13 14:08 / 기사수정 2010.09.13 14:08

김현희 기자

[엑스포츠뉴스=목동,김현희 기자] 경남고등학교는 이번 2011 신인 드래프트에서 두 명의 '1라운더'를 배출했다. 청룡기 대회에서 MVP에 오른 심창민(삼성 라이온스)을 비롯하여 시속 147km의 빠른 볼을 던지는 서진용(SK 와이번스)이 그 주인공이다. 팀의 주축인 이들은 각종 전국대회에서 나란히 선발 혹은 불펜으로 등판하며 좋은 성과를 낸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경남고를 이끈 에이스는 이들이 아니었다. 당시 3학년이었던 이성진(현 LG 트윈스)과 함께 이종운 감독이 '최후의 보루'로 생각했던 선수는 다름 아닌 김우경(18)이다. 빼어난 경기 운영 능력을 앞세운 김우경은 지난 시즌 팀의 황금사자기 4강을 이끄는 등 2학년 답지 않은 패기를 선보였다. 그러한 김우경에게 2011시즌은 프로행을 결정지을 수 있는 '관문'과도 같았다.

아쉬운 프로 미지명 "그래도 내가 에이스"

출발은 좋았다. 청룡기 우승 당시 MVP는 주축 투수였던 심창민에게 주어졌지만 김우경 또한 고비마다 좋은 모습을 보이며 우수투수상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1km에 머물렀지만, 볼 끝이 좋아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지 못한다는 장점 또한 갖추고 있었다. 남은 것은 그가 2011 드래프트에서 프로에 지명을 받는 일뿐이었다.

그러나 그는 팀 동료인 심창민, 서진용, 이준명(LG 트윈스)이 프로에 지명되는 모습을 지켜만 보았을 뿐이었다. 10라운드가 진행될 때까지 그는 끝내 8개 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했다. 당시를 회상한 김우경은 "지명 당일까지 대학 진학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충격이 컸다. 그렇다고 해서 좌절한 것은 아니지만, 솔직히 많이 '다운'된 것은 사실이었다"며 솔직한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사실 김우경이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한 것은 상당부분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물론, 그의 작은 키(173cm)가 프로 스카우트들에게 큰 어필이 되지 못한 것일 수도 있지만 프로에 지명받지 못하기에는 그의 올 시즌 성적이 매우 빼어났기 때문이다. 그는 올 시즌 고교무대에서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13을 기록했다. 이는 심창민(4승 1패, 평균자책점 1.40), 서진용(1승 1패, 평균자책점 2.45)에 전혀 밀리지 않는 기록이다.

고교야구 최강전, 경남고 결승행의 비밀

이번 고교야구 최강전을 앞두고 경남고 이종운 감독은 심창민, 서진용을 제외하고, 김우경을 매 경기 선발로 내세웠다. 프로행을 결정지은 두 선수가 가벼운 부상으로 이번 최강전에서 많은 투구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스승의 믿음에 보답이라도 하듯 김우경은 준결승전에서 최강 타선을 자랑하는 북일고를 상대로 완투승(9이닝 3실점)을 거두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자신을 외면했던 프로 스카우트들 앞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 보인 셈이다. 그는 이번 결승전에서도 선발로 나와 광주일고 타선을 상대로 5와 2/3이닝 동안 3실점하며 제 몫을 다했다.

이러한 김우경을 두고 많은 대학 감독들이 영입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여전히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대학행 역시 고민하고 있다는 김우경이지만, 전국 체전 이후 프로 신고 선수 입단 또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프로건 대학이건 간에, 그가 지금의 모습에서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한 '동기부여'가 필요한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경남고 에이스 김우경. 프로 미지명에 따른 시련을 극복하고, 추후 '완성형'의 투수로 거듭날지 관심있게 지켜볼 일이다.

[사진=김우경 ⓒ 엑스포츠뉴스 강운, 김현희 기자]



김현희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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