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3.01 23:31 / 기사수정 2007.03.01 23:31
[엑스포츠뉴스=이우람 기자] 지난 28일 올림픽 축구대표팀과 예멘과의 경기에서 한국은 '어쨌든' 힘겨운 승리를 따냈지만, 내심 비기지나 않을까 걱정도 된 경기였다. 아무리 점유율이 높아도, 슈팅이 많아도 축구에서는 판정승이 없기 때문.
사실, 승리에 필요한 득점을 한 골이면 족했다. 그러나 어제의 경기를 통해 앞으로 올림픽 대표팀에게 필요한 과제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바로 상대의 '밀집수비'공략이다.
경기장의 반만 쓰는 상대의 수비벽은 언제부터인가 한국팀에게 두려움의 존재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설령 밀집 수비를 뚫어 힘겹게 한 골 차 승리를 거둬도 경기를 마치고는 늘 혹평이 따라왔기 때문.
충분히 그럴 수 있는 것이, 이는 개개인의 능력으로 어떻게 해 볼 만한 상대가 아니다. 약팀 입장에서 한국을 상대로 최선의 상책으로 내세운 것이 때문.
특히 우리나라처럼 브라질과 같은 타고난 유연성과 화려한 발놀림으로 상대를 제치는 능력이 부족한 팀에겐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만만치 않은 상대의 밀집 수비 대처에 한국은 설령 이겨도 개운치 못한 모습이었다.
이런 약체팀의 밀집수비에 고전하는 한국의 문제점은 아직 선수들의 기술적인 면면인 공 터치와 킥이 덜 다듬어졌기 때문에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개인의 능력 치가 향상된다고 해도 한들, 더욱 매끄러운 경기 운영을 위해서 필히 몸에 익혀둬야 할 공략법이 있다. 바로 'Off the ball', 볼이 없을 때의 움직임이다. 부족한 개인기를 가장 효과적으로 상쇄할 수 있는 것은 끊임없이 공간을 찾아들어 가는 창의적인 움직임이다.
선수들의 움직임에 이은 패스워크로 위협적인 연계플레이를 만들어내야지, 공 받아줄 선수가 움직임이 없다면 패스를 하는 사람도 둔탁한 패스를 할 수밖에 없다. 그런 상태에서 노리는 사이드 일변도적인 공격은 타이밍이 늦거나 부정확한 '나몰라 크로스'를 낳을 수밖에 없다. 많은 수비수를 배치한 상대가 충분히 대처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결승골을 침착하게 차 넣었지만, 전체적으로 예멘전 양동현의 움직임이 아쉬웠던 것도 바로 이 대목이다. 박주영과 호흡을 맞춘 양동현은 예멘의 네 명의 수비수들과 같은 선상에서 움직였다. 거기에 예멘이 자유 수비수인 스위퍼를 뒀으니 정적인 움직임으로는 번번이 차단당하기 일쑤였다.
그리고 중앙에서 상대 수비벽을 허물어야 했던 백지훈도 활동 범위가 매우 좁은 모습이었다. 수시로 일어나지 못한 양쪽 측면 풀백의 오버래핑도 마찬가지. 이렇다 보니 단순한 공격이 자주 일어나 상대의 밀집수비에 공격수들이 고립될 수밖에 없었다.
첫 데뷔전을 치른 2008 베이징 축구올림픽 대표팀. 첫 단추를 잘 뀄지만 내용 면에서 아쉬움이 많았다. 예리한 패스와 크로스로 상대 수비벽을 한번에 허물어트리는 것도 좋지만, 천천히 상대의 밀집 수비를 '벗겨내는' 센스가 필요하지 않을까.
[사진=엑스포츠뉴스 강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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