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테헤란로, 김현세 기자] "SK 팬 여러분 뵐 날이 머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SK 와이번스 응원단 신입 박현영 치어리더는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이 꽉 찰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했다. 맞이할 준비는 끝났다. 새로운 팀에서 새롭게 적응하고 있지만 "정이 많은 성격이라서 벌써 SK에 정이 많이 들었다"는 그다. "진심을 담아 응원하기 때문에 극적으로 이기는 날이면 울기도 한다"고 한다. 그는 SK가 드라마를 써 가기를 바라고 있다.
-SK가 새롭게 바꾼 유니폼이 새 팀에서 첫 유니폼이네요.
▲ 금방 적응이 되더라고요. 워낙 선명한 색깔을 좋아해서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등번호도 적혀 있나요.
▲ 네. 0번입니다. 제 이름이 박현'영'이라서 0번으로 했습니다. 하하. 등번호는 SK 와서 처음 정했는데요.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물론 김강민 선수를 응원하는 마음도 담고 있고요.
-치어리딩을 다시 시작했다고 들었어요.
▲ 맞아요. 제가 일을 하면서 다치는 일이 종종 생겼어요. 일을 계속 하고는 싶지만, 자꾸만 파울볼을 맞기도 하고 다치게 되다 보니까 잠시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주변에서 걱정도 많이 해줬고요.
-다친 부위는 지금 괜찮나요.
▲ 그럼요. 작년 5월에 발목을 다쳐서 수술하고 회복하는 데까지 오래 걸렸어요. 그래도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복귀하고 연습경기 때부터 SK 응원을 해왔는데 감흥이 있었을 것 같아요.
▲ 그렇죠. 감회가 남달랐어요. 그런데 무관중이다 보니까 팬과 직접 소통하지 못해서 아쉬운 부분은 있어요. 그래도 치어리딩하면서 서로 떨어져 있어도 함께 응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새로운 팀에서 응원은 어땠어요?
▲ 그동안 3루를 홈으로 쓰다 1루 응원 단상에서 하려니까 동작마다 방향이 반대라서 새롭게 적응해야 했어요. 그래도 오래 쉬다 다시 하니까 재미있더라고요. 응원가도 정말 좋아서 계속 흥얼거리게 되고요.
-꽂히는 응원가가 있었어요?
▲ '밀어 쳐도 안타, 당겨 쳐도 안타~' 고종욱 선수 응원가요. 흥이 절로 납니다. 착착 감기는 맛이 있어요. 저한테 일이기는 흥얼거리게 돼요. 고종욱 선수만 아니라 다른 응원가도 수시로 부르고 다니는 편이라고 해야 할까요. 하하.
-치어리딩이 적성에 맞는 게 아닐까요.
▲ 그럼요. 사실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춤을 추는 게 좋아서 시작했어요. 그래서 관련 학과도 갔고요. 춤과 관련된 직업을 갖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그런데 부모님 반대가 심했어요. 싫어하시니까 꿈을 접어야 하나 고민도 많았고요.
-그래도 지금은 원하는 바를 이뤘네요.
▲ 그렇죠. 고등학교 때 대회를 나갔는데, 결과가 좋았어요. 반대가 있었지만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지는 거예요. 그래서 다시 설득했어요. 치어리더가 되기까지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저를 응원해주시고 자랑스러워하세요. 더 열심히 하게 되는 원동력인 것 같아요.
-야구장도 찾아와주시곤 하나요.
▲ 네. 와서 저 보고 가시기도 하고요. 응원해주고 가세요. 인천에도 초대할 마음도 커요. 부모님께서 '이제 안 좋은 일 잊어버리고 하고 싶은 일 마음껏 하라'며 보내주셨거든요. 자랑스러워하실 수 있게 멋진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됐지만 고충도 있을 것 같아요.
▲ 그럼요. 자기 관리가 가장 힘듭니다. 예를 들면 체중 관리도 해야 하니까 운동도 꾸준히 해야 하고요. 그리고 경기장에서 벌레와 싸워야 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하하. 여름에는 더위와 맞서야 하기도 하고요. 제가 대구 출신이라서 조금 더 시원한 지역에서 뛸 수 있게 됐으니까 기대하는 부분도 커요.
-인천은 대구보다 시원했나요?
▲ 체감상 확실히 더위 자체는 낫더라고요. 한여름이 돼 봐야 알 것 같지만 그래도 바다가 있다 보니까 바람도 선선하고 시원한 날도 있는 것 같아요.
-인천 생활이 기대도 되겠어요.
▲ 새롭겠죠? 사실 올라올 때는 오히려 '기대하지 말자'고 생각도 했어요.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잖아요. 그런데 막상 올라와 보니까 정말 좋더라고요. 저희 팀 언니들도 정말 많이 챙겨주셔서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하하.
-동료 영향이 컸네요.
▲ 맞아요. 사실 언니들이라서 조심스럽기도 했어요. 그런데 걱정했던 것보다 오히려 정말 잘 챙겨주셔서 좋았어요. 생활 면이나 일할 때도 많이 도움받고 있어요. 그리고 SK 구단과 관계도 정말 가족적이더라고요. 구단 분들도 저희를 가족처럼 생각해주시고요. 잘 모르는 분들이 보면 구단와 치어리더 사이 관계에 벽이 있을 것 같이 느끼는 분도 많아요. 그런데 전혀 그런 것 없이 허물없는 관계더라고요.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은 팬이 많이 오는 구장 중 하나예요.
▲ 얼른 꽉 차는 날이 오면 좋겠어요. 그렇지 않아도 제가 이적하게 되면서 SNS 메시지로 저한테 저 따라 팀을 옮겼다 하는 분도 계셔서 오묘하더라고요. 감사한 일이죠.
-그럴 때면 보람차겠어요.
▲ 그럼요. 아무래도 팬에게 좋은 말을 들을 때 가장 좋죠. 그리고 경기 면에서는 연장전 가서 이기는 날이 가장 보람차기도 합니다. 하하. 지면 정말 분해요. 티는 못 내도 속으로 정말 아쉬워합니다. 응원할 때 진심으로 제 응원 팀이 이기면 좋겠거든요. 아깝게 지고 이러면 저도 팬 입장에서 힘이 빠질 때도 있습니다.
-'찐 응원'이네요.
▲ 하하. 그렇죠. 제가 운 적도 있어요. 연장 12회 말 끝내기 승리 이럴 때 눈물이 막 났어요. 저를 좋아해주시는 팬 분들이 '쟤 운다'며 놀리기도 했고요. 그만큼 진심으로 하는 것 같아요. 제가 정이 많은데요. SK에 벌써 정이 들어서 진심으로 응원하게 되더라고요.
-팬에게는 어떻게 다가가는 편이에요?
▲ 무조건 열정적으로 하자는 주의예요. 솔직히 제가 뭐라고 자기 시간이며 돈까지 들여 응원해주시겠어요. 무리한 부탁만 아니면 무조건 하자고 생각해요.
-기억나는 팬이 있나요.
▲ 닉네임 사자왕크앙이라는 분이 계시는데요. 그분이 제 치어리딩 영상을 찍어서 SNS에 올려주셨어요. 선수들도 찍으러 와주시는데 한번씩 저를 찍어주시기도 했거든요. 그래서 저를 더 알릴 수 있었어요. 꾸준히 올려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정말 잊을 수 없는 분이에요.
-SK 팬에게 어떻게 소개되고 싶나요.
▲ 먼저 애써 기싸움하며 나쁜 이미지를 심고 싶지 않아요. 평화로운 게 좋거든요. 저희 팬에게도 편안하게 다가가고 싶어요. 한 분 한 분 소통하면서 최대한 즐겁게 응원하고 싶어요. 사진도 같이 많이 찍어드리고 싶고요. 하하.
-올 시즌 목표는 뭐예요?
▲ SK가 가을에도 멋지게 싸울 수 있게 최선을 다해 응원하는 거예요.
-SK 팬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 SK 팬 여러분 신입 치어리더 박현영이에요. 무관중 동안에도 응원을 하고 있지만 직접 뵙고 첫만남이 성사되는 날이 기대돼요. 따뜻하게 맞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최선을 다해 응원할 테니까 코로나19 진정될 때까지 건강히 계시다 뵐 수 있으면 좋겠어요. 직접 뵐 날이 머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야구장에서 함께 티키타카하면서 재미있게 응원해요. SK 파이팅입니다!
kkachi@xportsnews.com ./ 사진, 영상=박지영, 김한준 기자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