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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신인 드래프트] '지역색'보다는 '기본기'로 선수를 선발한 롯데

기사입력 2010.08.20 11:17 / 기사수정 2010.08.20 11:19

김현희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지난해 롯데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부산·경남 연고 선수를 배려한 지명을 했다. 그만큼, ‘이것이 롯데다’라는 팀 컬러를 강조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한 셈이다. 경남고를 졸업한 홍재영이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롯데 1번 지명을 받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런데 올해에는 지난해와 달리 연고권에 개의치 않은 기본기가 잘 되어 있는 선수 위주로 신인 지명을 했다. 광주일고의 야수 3인방이 모두 롯데의 지명을 받은 것을 비롯하여 군산상고의 에이스 장국헌도 내년부터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는 전면 드래프트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잘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경희대 김명성, 즉시 전력감으로 1라운드 지명

롯데가 1라운드에서 호명한 이름은 중앙대 김명성이었다. 140km 중반대에서 형성되는 빠른 볼을 무기로 중앙대를 이끌었던 김명성은 동의대 윤지웅과 함께 대졸 선수 1라운더로 이름을 올렸다. 경기 운영 능력이 빼어나며, 두뇌 피칭에 능하여 언제든지 원 포인트 릴리프로 당장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소질이 있다. 롯데의 마운드 사정을 감안할 때 의외로 빨리 내년 시즌 1군 무대에서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대부분의 구단이 2라운드에서도 투수를 뽑았지만 롯데는 한화와 더불어 2라운드에서 고졸 내야수를 뽑았다. 광주일고 허일이 그 주인공이다. 청소년 국가 대표를 지냈던 허일은 정교한 타격 실력으로 팀의 중심타선을 책임지기도 했다. 일발 장타력 또한 갖추고 있어 지난 황금사자기 대회에서는 홈런상을 받기도 했다. 다만,황재균, 이대호 등이 버티고 있는 내야 라인에서 허일이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2~3년 정도 기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들 중 하나라도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될 경우 허일이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허일과 더불어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게 될 광주일고 동기 백세웅(4라운드 지명)과 백왕중(10라운드 지명)도 기본이 잘되어 있는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둘 모두 주전 유격수 박기혁의 군 입대로 인한 공백을 가정한 지명이라 할 수 있다. 일단, 백세웅은 발이 빨라 웬만한 번트 타구로도 1루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광주일고에서도 주로 1번 타자를 맡았다. 김주찬과 손아섭의 뒤를 이을 차세대 롯데 테이블 세터로 성장할 수 있다. 수비범위 또한 넓어 포스트 김민성으로 키워볼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다만, 천연 잔디 구장 경험이 적어 이에 따른 적응 훈련이 필요하다. 이에 반해 백왕중은 타력보다 수비로 더욱 인정받는 선수다. 나이가 많은 조성환의 백업 요원으로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 군산상고 장국헌은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포스트 손민한’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번 봉황대기에서 ‘눈물의 역투’를 선보인 군산상고 장국헌도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됐다. 지난해 박종훈(SK 와이번스)에 이어 군산상고 마운드를 이끈 장국헌은 스승인 이동석 감독이 믿고 쓰는 선수로 알려져 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0km 초반대에서 형성된다. 그러나 경기 운영 능력이 빼어나 웬만해서는 연타를 맞지 않는다. 다만, 프로에서는 체격을 키우면서 동시에 파워를 배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포스트 손민한으로 성장할 수 있다.

강릉고 에이스 양동운 역시 군산상고 장국헌과 비슷한 유형의 선수다. 팀의 에이스로서 두뇌 피칭에 능한 양동운은 박준태 감독이 ‘지기 싫어하는 노력파 선수’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은 바 있다. 야구는 중학교 입학 이후 시작했다. 그 전까지는 축구를 했다. 그러나 초등학교 시절부터 단련된 탄탄한 하체는 투수를 하기에 전혀 부담이 없는 체형으로 평가된다. 다만, 프로에서는 스피드를 늘려야 통한다. 또한, 뒤늦게 야구를 시작한 만큼 2군 무대에서 충분한 자신감을 쌓은 이후 1군 무대에 콜업되어야 한다.

이희성(넥센 히어로즈 지명)과 함께 성균관대 마운드를 이끌었던 이경우도 롯데의 지명을 받았다. 에이스 역할은 주로 이희성이 담당했지만, 이희성을 등판시킬 수 없는 날이면 이연수 감독이 늘 빼들었던 카드이기도 하다. 오히려 구위 면에서는 이희성보다 이경우가 더 낫다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다. 그만큼 지난해 신인 지명을 받았던 선수들보다 오히려 더 빨리 1군 무대에 진입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다만, 프로에서는 더욱 실전 감각을 익혀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이 외에 롯데의 지명을 받은 장충고 이지혁(포수), 경성대 문양식, 인창고 이정담(이상 투수) 등도 모두 ‘잠재력’ 측면에서는 앞의 일곱 선수에 비해 전혀 뒤질 것이 없는 유망주들이다. 이들 모두 3~4년 내에 사직구장에서 볼 수 있기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김현희 기자]



김현희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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