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05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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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농구의 향연, 여자농구 올스타전 열려

기사입력 2007.02.20 04:58 / 기사수정 2007.02.20 04:58

이성필 기자

 [용인체육관=엑스포츠뉴스 이성필 기자]

"좀 쉬어라"

"나도 쉬고 싶어."

김계령(춘천 우리은행)을 앞에 두고 정선민(안산 신한은행)이 장난스럽게 한 마디를 내뱉는다. 그러자 김계령은 보란 듯이 그녀를 앞에 두고 슛을 던져 성공시킨다. 정규리그 경기였다면 말도 못 붙이고 경기에만 집중했을 터, 이러한 상황은 올스타전이었기에 가능했다.  

설 연휴 마지막날인 19일 저녁 용인체육관에서 삼성생명배 2007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이 열렸다. 중부선발(부천 신세계, 구리 금호생명, 춘천 우리은행)과 남부선발(안산 신한은행, 용인 삼성생명, 천안 국민은행)으로 나뉘어 펼친 경기는 수많은 재미를 만들었다. 경기 결과는 106-94, 남부선발의 승리로 돌아갔다.

*승부는 승부, 로랜 잭슨 MVP

이벤트 성격을 가지는 올스타전이 그렇듯 양 팀 선수들은 설렁설렁 뛰며 재미를 만끽했다. 특히 2쿼터 남부 선발의 이영주 감독(신한은행 감독)은 모든 선수들을 센터로 구성, 경기의 재미를 더했다.

특히 하은주(안산 신한은행, 200cm)를 상대로 마리아(구리 금호생명, 175cm)가 골밑을 파고들어 슛을 성공시키는 장면은 관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반대로 핀스트라(부천 신세계, 203cm)가 3점 슛에 성공했을 때는 벤치의 동료 선수들이 놀라 일어나며 손뼉을 치기도, 거구의 선수가 3점 슛을 쏘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영주 감독은 "정말로 투입할 선수가 없어서 모두 센터로 구성한 것"이라며 넉살스럽게 당시 상황에 대해 털어놨다.

그러나 3쿼터 종료를 앞두고 점수는 73-72, 1점차 박빙이었다. 놀면서 하는 듯해도 선수들은 다 알고 있었다는 듯 점수를 조절한 것이다.

하지만, 로랜 잭슨(용인 삼성생명, 12점)-맥윌리암스(안산 신한은행, 11점) 두 콤비가 버티고 있는 남부선발이 4쿼터 기록한 33득점 중 22점을 쓸어담으며 중부선발의 추격을 뿌리쳤다. 중부선발은 양정옥(부천 신세계, 9점)이 분전했지만 넘어간 승부를 기울이기는 어려웠다.

이날 39득점을 기록한 잭슨은 기자단이 선정한 올스타전 MVP 44표 모두를 획득, 올스타전 MVP를 수상하는 영광을 얻었다.

잭슨은 "욕심은 없었지만 3쿼터에 따라오는 것 보고 지는 줄 알았다. 지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열심히 했다"며 "정말 재미있었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두 시간 전부터 기다린 관중, 이벤트에 취했다

이날 경기 시작 시각은 오후  다섯 시, 그러나 무료입장 때문인지 체육관 앞은 입장 두 시간 전부터 긴 줄이 형성됐다. 연휴 마지막날이라는 특성을 감안하면 올스타전을 보기 위한 열기가 뜨거웠음을 반증하는 것, 이들을 위해 여자농구연맹에서는 음료수를 무료로 증정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특히 용인은 여자프로농구 인기팀 중 하나인 삼성생명의 연고지, 때문에 상당수의 관중은 남부 선발의 플레이에 더 환호를 보내 중부 선발 선수들의 승리욕을 자극하기도 했다.  

3점 슛 대회에서는 예선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정미란(26개, 구리 금호생명)과 임혜진(24개, 춘천 우리은행)이 결승에서 겨뤘다. 2차 결승까지 가는 끝에 정미란이 23개를 성공시켜 3점 슛의 여왕으로 올라섰다.

한편, 연맹에서는 관중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하프라인 슛 대회, 피자 100판 선사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또한, 웃음을 주기 위해 선수 및 코칭 스태프들이 하프라인 슛 대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중부선발의 박명수 감독은 두 차례 시도 끝에 성공, 경기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밀어 넣었다. 

그러자 남부선발의 맥윌리엄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녀 역시 두 차례의 시도 끝에 하프라인 슛에 성공한 것, 두 사람이 성공해 얻은 상금 100만 원은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 건립기금에 전액 기부 됐다. 관중도 이에 동참, 기금 박스에 손수 성금을 넣는 등 다양한 의미가 있는 이벤트로 집중력을 높였다.



이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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