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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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진, '독'이 됐던 공격 본능이 그를 살렸다

기사입력 2010.08.12 08:01 / 기사수정 2010.08.12 08:01

김경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경주 기자] '공격 본능'을 숨기지 못해 헤맸던 최효진이 오히려 공격 본능 덕분에 생존 가능성을 얻었다.

최효진(27. FC서울)은 11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기념 나이지리아 친선경기'에서 자신의 A매치 데뷔골을 넣으며 팀의 2-1 승리의 주역이 됐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출전한 최효진은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보이며 '조광래식 토털사커'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최효진의 공격 본능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최효진은 아주대 시절 팀 공격의 선봉에서 모든 공격을 조율했다.

아주대 재학 시절 최효진은 2년 후배 박주영과 대회마다 득점왕을 노릴 정도로 뛰어난 공격력을 자랑했다. 그를 쉽게 이길 수비수가 없을 정도였지만, 172CM라는 작은 키는 프로 진출을 앞둔 그에게 약점으로 다가왔다.

작은 키를 가진 한국인 공격수는 프로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프로 입성과 동시에 오른쪽 풀백으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받았던 포지션 변경은 최효진에게 주전 자리라는 확답을 내려줬고, 그는 많은 활동량과 지치지 않는 체력, 상대 공격을 놓치지 않으려는 끈기와 공격력까지 더해 리그 최고의 측면 수비수로 성장했다.

그러나 태극 마크는 쉽게 얻을 수 없었다. 한두 번씩 선발되고도 좀 더 수비에 치중하는 선수들에게 밀려 번번이 낙마했다. 대표팀에 들락날락하는 동안 최효진이 꿈꿨던 것은 '마지막' 바로 '월드컵'이었다.

마지막에는 기필코 살아남겠다는 다짐과는 달리 그는 남아공 월드컵에 함께하지 못했다. 서러웠지만 쉽사리 남에게 그런 감정을 내비치지도 못했다. 혼자 속으로 삭이는 것으로 아쉬움과 서러움을 달래야만 했다. 그리고 다짐했다. 다음에는 꼭 저 무대에 서겠다고.

그렇게 국가대표에서 멀어져가던 최효진은 조광래 호에 부름 받으면서 또 한 번의 기회를 잡았고 그는 그 기회를 멋지게 자신의 것으로 소화했다.

최효진은 전반 17분에는 윤빛가람의 데뷔골의 시발점이 됐고, 전반 44분에는 자신이 직접 골을 넣었다. 골은 물론 수비에서도 최효진은 나이지리아 공격진에 악착같이 달라붙으며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한 달 사이에 9경기에 연속 출전하면서 체력적 부담을 호소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경기를 보여줬다. 경기를 지켜본 한 축구 관계자는 "연장전까지 뛰라고 해도 뛸 수 있겠다. 저게 어디 힘들다는 선수냐"면서 혀를 내둘렀다.

최효진은 1년 만에 복귀한 대표팀에서 공격과 수비 모두 합격점을 받으며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후 소집에서 다시 최효진이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보장도 쉽게 할 수는 없다.

이번 조광래 호의 소집에는 남아공 월드컵에서 그의 자리를 차지했던 차두리와 오범석이 전부 엔트리에서 빠졌다.

그러나 이전보다 그의 역할이 커졌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조광래 감독이 전임 허정무 감독보다 공격적인 축구와 토털 사커를 지향하고 있어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평균 이상을 하는 최효진이 자신을 어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최효진은 "나 자신을 다 보여주고 싶었는데 만족스럽다"면서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이어 "그동안 대표팀서 맘고생했던건 다 털어버리고 날아보고싶다"며 힘들었던 시절에 대해 에둘러 표현하기도 했다.

그의 이번 대표팀에서의 목표는 '살아남는 것'이다. 그가 원하는 것처럼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은 예전보다 조금 더 커졌다. 숨기지 못한 공격 본능 때문에 과소평가 받았던 순간도 분명 있었지만, 지금 그 공격 본능은 그 어느 때보다 빛을 발하고 있다.

[사진=최효진 (C) 권태완 기자]



김경주 기자 raphae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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