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3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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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이재곤의 완투승으로 본 사이드암 선발의 명암

기사입력 2010.08.04 08:14 / 기사수정 2010.08.04 08:14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진성 기자] 롯데 자이언츠 사이드암 이재곤(22)이 데뷔 첫 완투승을 따냈다. 이재곤은 3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등판해 9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막아냈다. 선발-구원할 것 없이 투수 난에 시달리고 있는 롯데에 가뭄의 단비와 같은 완투승이었다.

싱커에 춤추는 두산 방망이

이재곤은 이날 주 무기인 싱커를 패스트볼보다 더 많이 사용하며 5회 2사까지 퍼팩트 투구를 했다. 수비진의 실수가 섞여 퍼팩트가 깨진 이후 1실점 했으나 이후 평정심을 되찾아 기어코 완투승이라는 사고를 쳤다. 특히 오른손 타자 몸쪽으로 휘는 싱커의 각도가 예술이었다.

또한, 직구조차 일반적인 포심 패스트볼이라고 하기엔 떨어지는 각도가 작지 않았다. 직구와 싱커가 절묘하게 스트라이크 존 구석을 통과하자 두산 타자들도 경기 중반 이후부터는 알면서도 어정쩡한 스윙을 할 수밖에 없었다.

93개의 투구수 중 71개가 싱커였고 직구와 커브는 총 22개에 불과했다. 릴리스 포인트가 옆에서 나오는 투수가 싱커인지 직구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볼 끝을 선보이자 컨디션이 좋지 않은 두산 타자들의 방망이가 부정확한 타이밍에 나왔다. 그의 볼 끝에 스윙 궤도를 맞추기조차 어려웠다.
 
27개의 아웃카운트 중 16개를 땅볼 아웃으로 잡아냈다. 철저히 맞춰 잡으면서 삼진은 3개로 충분했다. 그 덕분에 투구수도 93개뿐이었다. 특히 이날 그의 투구는 스트라이크를 던져서 맞춰 잡는 투구를 원하는 로이스터 감독의 지론과 딱 맞아떨어졌다.

사이드암 선발이 왜 없는가

최근 한국야구에서 괜찮은 사이드암 투수를 찾기가 쉽지 않다. 특히 사이드암 투수가 선발로 자리 잡기란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국내 타자들의 타격 기술과 힘이 좋아지면서 강속구라도 타이밍을 맞추면 장타가 심심찮게 나온다. 게다가 변화구도 다양한 스윙궤적으로 타격 타이밍을 맞추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사이드암은 기본적으로 낮은 릴리스 포인트에서 나오는 볼 끝의 지저분함으로 승부를 한다. 대부분 정통파 투수보다 최고 구속이 떨어지는데, 이들이 컨디션이 좋을 때 3일 두산 타선처럼 타자들이 스윙 궤적과 투구 타이밍을 맞추지 못해 범타가 나온다. 게다가 사이드암 선발투수는 맞혀 잡는 투구로 투구수 절약이 가능해 팀의 불펜 운용에도 도움을 준다. 

그러나 사이드암은 상체를 비틀어서 던지기 때문에 투구 밸런스가 흔들리면 부상의 위험에 직면한다. 아무리 잘 던지는 투수라도 1년 중 한두 번은 투구 밸런스가 맞지 않는 법. 이때 나쁜 폼이 팔, 허리 등 특정 부위에 부하를 준다.

또한, 정통파보다 볼끝의 묵직함이 덜하므로 기본적으로 투구 밸런스가 나쁠 때 장타 허용의 빈도가 높다. 게다가 정통파보다 투구 폼이 커서 아무래도  주자 견제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한국야구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기동력 야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선발로 쓰기에는 어지간한 구위가 아니라면 부담스럽다.

이러한 이유 탓에 변칙 스리쿼터 형 투수는 심심찮게 볼 수 있어도 정통 사이드암 투수를 찾기가 쉽지 않다. 설령 사이드암 투수가 있어도 타격기술의 발전으로 장점보다 단점이 더 크게 드러나 긴 이닝을 맡기기 어렵다. 그래서 사이드암은 주로 불펜에서 상대 타자의 타격 밸런스를 현혹하는 스페셜리스트로 뛴다. 사이드암을 쉽게 선발로 내세우기 어려운 이유다. 

어쨌든 롯데에서 오랜만에 잠재력이 있는 사이드암 선발 투수가 나왔다. 이재곤이 사이드암 선발의 불리함을 딛고 풀타임 선발로 정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이재곤 ⓒ 롯데 자이언츠 제공]



김진성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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