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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벡호, 그리스전에서 발견한 희망

기사입력 2007.02.07 22:41 / 기사수정 2007.02.07 22:41

이준목 기자

[엑스포츠뉴스 = 이준목 기자] 

지난해 침체 딛고 새해 첫 A매치 승리, ‘이제 다시 시작이다.’

지난 7일(한국시간) 새벽 벌어진 그리스와의 평가전은 침체되어있던 베어벡호가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독일월드컵 16강진출 실패. 도하 AG 노메달 수모, 선수 차출을 둘러싼 K리그와의 불화 등, 안팎으로 여러 가지 악재에 시달렸던 대표팀이 모처럼 희망을 찾을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확률높은 세트플레이-압박 효과 살아나>

한국은 이날 2004 유로 대회 챔피언인 그리스를 상대로, 트레이드마크였던 중원에서의 유기적인 압박 플레이가 살아나고 좌우날개을 활용한 측면돌파와 빠른 패스 타이밍이 위력을 발휘하며 대등한 경기를 펼쳐낼수 있었다.

특히 결승골을 포함하여 이날 한국의 공격루트가 대부분 세트 피스 상황을 통해 ‘만들어진 찬스’가 많았다는 것은 가장 평가할만한 부분이다. 이천수는 후반 33분 결승골 이외에도 전반 35분 프리킥 상황에서 이미 한차례 위협적인 논스톱 슈팅으로 그리스의 간담을 서늘게했다. 이미 지난 2006년 월드컵 토고전에서도 그림같은 결승골을 연출해낸바 있던 이천수는 이날 결승골로 다시한번 한국 세트피스의 ‘보증수표’임을 입증했다.

박지성-이영표-설기현으로 이어지는 EPL 3인방은 홈이나 다름없는 잉글랜드 무대에서 내내 활발한 움직임과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한국 공수의 중심축을 이루었다.‘파울제조기’ 박지성은 끊임없는 움직임으로 문전에서 상대의 파울을 유도해내며 이천수의 프리킥 골을 사실상 만들어냈고, 설기현 역시 측면에서 중앙 공격수까지 소화하는 넓은 활동폭을 과시하며 베어벡호의 ‘멀티 패스’임을 과시했다.

그동안 교체 타이밍과 전술 운용에 문제를 드러냈던 베어벡도 이날은 기민한 움직임으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후반 경기가 열세에 몰리자 체력이 떨어진 조재진과 김남일을 교체하고, 김정우와 김두현 등 발재간이 좋은 미드필더들을 투입하며 경기의 활력을 되찾은 것이나 이천수-박지성의 좌우측면을 활용하고 설기현의 중앙공격수로 이동하는 다양한 전술적 실험도 그런대로 성공적이었다.

경기그간 해외원정과 유럽팀에 유독 약한 모습을 보여왔던 한국축구로서는, 이날 그리스전의 승리를 통해 그동안의 징크스를 훨훨 날려버리고 자신감을 가질수 있게 되었다. 특히 현재 유럽리그에 한창 진행중인 가운데 소집되어 선수단 전원이 경기감각이 최고조에 오른 그리스를 상대로, 프리미어리거 3인방을 제외하면 12월 이후로 체력훈련만 소화해왔던 한국이 대등한 승부를 펼치며 원정에도 위축되지않는 자신감을 보인 것은, 그만큼 한국축구의 경험이 성장했다는 의미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아쉬운 부분은 수비과 후반 집중력이였다. 한국은 이날 롱패스와 빠른 역습 위주의 공격패턴으로 나온 그리스에 여러차례 수비 조직력 불안을 드러내며 위험한 장면을 연출했다. 김동진, 송종국 등 대표팀의 핵심 수비자원들이 잇달아 부상으로 이번 경기에 합류하지못한 베어벡호는 가용자원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포백라인뿐만 아니라 김남일과 이호 등 미드필더진도 대체로 오버래핑을 자제하며 수비에 치중했음에도, 후반들어 뚜렷한 체력저하로 신장과 파워에 앞선 그리스의 장신군단을 상대로 제공권에 열세를 드러낸 장면은 아쉬웠다.

그나마 전후반에 걸쳐 수 차례 몸을 날린 선방으로 골을 막아낸 김용대의 활약이 없었더라면 사실상 1,2골을 실점했더라도 할말이 없었을 경기였다. 후반 결승골을 넣은 이후 막판 집중력 저하로 여러 차례 위험한 순간도 아쉬웠다. 인저리타임이 길어지며 경기종료를 눈앞에 두고 골을 허용한 장면은, 다행히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무효 처리를 받았지만 순간적인 방심이 불러온 위기였다.



이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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