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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의 새로운 퀸 이보미, "모든 골퍼가 롤 모델"

기사입력 2010.08.03 08:42 / 기사수정 2010.08.04 04:11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좋아하는 골퍼가 너무 많아서 누구를 좋아하냐고 물으면 대답하기 애매해져요. 모든 골퍼가 제 롤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원도 깊은 산골에서 자연을 벗 삼아 자란 소녀가 있었다. 아스팔트대신, 시원한 산바람과 계곡의 물소리을 벗 삼아 성장한 이보미(22, 하이마트)는 부모님의 권유로 골프채를 잡았고 어느새 국내 정상에 올라섰다.

강원도 인제 출신인 이보미는 열 살 때, 처음으로 골프채를 잡았다. 현재 함께 활동하는 유소연(20, 하이마트)과 최혜용(20, LIG)처럼 엘리트 코스를 걸어온 것은 아니었지만 늘 꾸준한 성적을 올리며 2008년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에 데뷔했다.

강원도 산골소녀, KLPGA 선두주자로 등극하다

이보미가 처음으로 KLPGA시즌을 모두 소화한 해는 작년이었다. 올해로 2년차에 들어선 이보미는 2010년 상반기동안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리며 현재 KLPGA 대상 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보미는 올 시즌 열린 8개 투어에서 모두 10위권 안에 진입했다. 이번 상반기에서 이런 성적을 올린 선수는 이보미 밖에 없었다. 또한, 2010년 공식 투어 2번째 대회이자 국내 개막전인 제5회 김영주골프 여자오픈에서는 정상에 등극했다. 지난해 8월에 열린 넵스 마스터피스 2009 대회에서 생애 처음으로 KLPGA 우승을 차지한 이후, 두 번째로 감격을 누렸다.

"그 대회에 임할 때는 샷 감각도 좋았고 전체적으로 모든 점이 안정됐습니다. 올 동계 훈련을 호주에서 했는데 그곳에서 얻은 자신감도 우승의 원동력이 됐어요. 첫 우승과는 느낌이 달랐는데 철저히 준비한 상태에서 우승을 차지하니 더욱 기뻤습니다"

이 대회 우승이후, 이보미는 지금까지 출전한 KLPGA대회에서 모두 10위권에 진입했다. 다른 골퍼와는 다르게 늘 꾸준한 플레이를 펼친 이보미는 현재 KLPGA 대상 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다.

프로데뷔 2년 만에 이보미는 쟁쟁한 정상급 골퍼를 제치고 필드의 새로운 퀸으로 급부상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달라진 관심도 좋지만 부담감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올해 개인적인 목표는 대상 포인트 1위를 끝까지 지키는 것입니다. 하지만, 너무 이 점을 생각하다보면 제 플레이가 나오지 않을 것 같아요. 여기에 너무 신경 쓰지 않고 한 게임 한 게임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이보미는 올 시즌 첫 대회인 오리엔트 차이나 오픈에서 5위를 차지했고 김영주 오픈에서는 정상에 등극했다. 또한, 메이저대회인 태영배 여자골프오픈에서는 4위에 오르는 선전을 펼쳤다.



지금까지 기복이 없는 경기력을 펼쳤지만 아직 메이저대회 우승이 없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흔들리지 않고 꾸준하게 성적을 올린 점이 만족할 부분이지만 메이저대회 우승이 없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아요. 후반기에 남아있는 메이저 대회가 총 3개 있습니다. 그 중에서 꼭 1개 대회는 우승을 하고 싶어요"

160cm의 단신인 이보미는 커다란 골프채로 필드를 정복하기 시작했다. 서희경(24, 하이트)과 유소연의 2파전으로 진행된 지난해에 비해 올 시즌은 각 대회마다 모두 우승자가 다르다.

'춘추전국시대'를 시대를 맞이한 KLPGA 무대에서 이보미는 포인트 1위를 달리며 선두 주자로 나섰다. 이제 남은 목표는 메이저대회 우승이다. 

처음으로 출전한 LPGA 메이저대회, 큰 경험을 얻고 돌아오다

이보미는 지난달 26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에비앙 마스터즈에 출전했다. 비록, 성적은 좋지 못했지만 나름 값진 경험을 하고 돌아왔다.

또한, 지난달 초에 열린 US여자오픈에도 출전했다. LPGA대회 중, 가장 권위있는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 출전한 이보미는 현지의 40도가 넘는 무더위와 난생 처음 경험해보는 코스에 고전했다. 그리고 국제대회 경험이 없었던 그는 세계정상급 골퍼들의 실력을 보고 감탄을 연발했다.

"LPGA의 정상급 골퍼들은 정말 정교하게 볼을 치고 있었어요. 경험이 없던 저는 오히려 배울 점이 많았다고 생각했습니다"

US여자오픈에서 흔들렸던 그는 에비앙 마스터스에서도 모든 것이 안 좋았다. 처음으로 경험해보는 국제대회에서 이보미는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그러나 이 대회에 출전한 점에 대해 그는 "좋은 경험이 필요했기에 반드시 출전이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이보미의 장점은 정교한 아이언 샷이다. 이에 반해 퍼팅이 약한 것이 문제점이었지만 지난 동계훈련 때, 이 부분을 충분히 보완했다. 또한, 드라이브 비거리도 10야드가 늘어났다. 현재 250야드에서 길게는 255야드까지 치는 이보미는 퍼팅과 장타력을 업그레이드해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이보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심리적인 부분이다. 집중력를 필요로 하는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는 점이다. 이 부분에 대한 중요성을 깨달은 그는 서른이 넘으면 골프 심리학을 공부할 생각이다.

예쁜 옷을 좋아하고 배우 소지섭을 만나고픈 평범한 20대

상반기 투어를 마친 이보미는 US오픈에 출전하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화보 촬영을 가졌다. 서희경과 유소연, 그리고 안신애(20, 비씨카드)등과 함께한 화보 촬영이 더없이 즐거웠다고 밝혔다.

"KLPGA 골퍼들이 인기를 끌면서 화보촬영을 할 때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고 있습니다. 항상 필드에서 골프복을 입고 경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드레스 같은 예쁜 옷을 입고 꾸며볼 시간이 없어요. 이번 촬영도 재미있게 임했는데 저는 너무 까맣게 나와서 흑인처럼 보였어요(웃음)"

지난해 12월에 열린 2009 KLPGA 대상 시상식에서는 동료 골퍼들과 함께 살사 춤도 선보였다. 9시간 동안 춤을 춰본 적은 처음이라고 밝은 그는 처음에는 안무를 외우기가 어려웠지만 9시간동안 춤을 추다보니 자연스럽게 몸에 배었다고 털어놓았다.

이보미는 팬들에게 '스마일 캔디'로 불리고 있다. 평소에 워낙 잘 웃어서 이런 별명을 붙었다고 말했다. 귀여운 이미지로 친숙한 그는 화보촬영을 할 때, 가끔은 성숙한 의상이 입고 싶을 때도 있지만 기존의 이미지 때문에 발랄한 의상을 입을 때가 많다고 밝혔다.

또한, 골프 이외에 가장 좋아하는 종목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은 이보미는 야구를 꼽았다.

“야구는 골프처럼 볼을 치는 종목이라는 점에서 친근하게 보였습니다. 작년부터 야구를 좋아하게 됐는데 시간이 날 때면 TV앞에 앉아 야구 보는 것을 매우 좋아해요”

하루 종일 골프채와 씨름을 하는 이보미의 이상형은 배우 소지섭이다. 꽃미남보다는 남자다운 매력을 지닌 이에게 끌린다고 밝힌 이보미는 "팬으로서 소지섭을 꼭 만나고 싶다"고 수줍게 얘기했다.

언젠가는 진출하고 싶은 LPGA무대, 그 전에 일본부터 공략하고 싶다

모든 골퍼들의 최종목표는 LPGA무대다. 현재 LPGA는 한국 골퍼들이 점령하고 있다. 또한, 서희경이 올해 LPGA 대회인 KIA 클래식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했다. 현재 KLPGA에서 뛰는 선수들도 가장 큰 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그러나 이보미는 "이제 프로 2년차이고 아직은 배울 점이 많다"고 답변했다. 해외 진출의 꿈에 대해 그는 서두르지 않고 신중하게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에 LPGA대회에 출전하면서 제가 배워야할 점이 얼마나 많은 지를 확인했어요. LPGA 진출은 저의 최종적인 목표지만 서두르지 않으려고 합니다. 우선은 국내 대회에 충실하고 싶어요. 그리고 일본무대에 진출하려는 생각도 있습니다"

이보미는 금주에 열리는 하반기 2번째 대회인 볼빅 라일앤스코트 여자오픈에 출전한다. 미국과 프랑스를 거쳐서 국내에 들어온 그는 현재 컨디션 끌어올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메이저대회 우승과 대상포인트 1위를 끝까지 지키는 게 목표입니다. 그리고 지난해 한일전에 출전한 기억도 매우 특별했어요. 우리가 일본을 꺾고 승리했을 때 느꼈던 감격은 남달랐죠. 올해도 한일전 무대에 꼭 서려고 합니다"



[사진 = 이보미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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