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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를 모르는 당찬 학생들, 성남 unbeaten

기사입력 2010.08.01 10:19

백종모 기자

학생들로만 이뤄진 팀이 클럽축구대제전에 도전장을 던졌다. 바로 경기도 성남 지역의 고등학생 팀인 unbeaten이다. 감독도 없고 도와주는 사람도 없지만 unbeaten은 자신들만의 힘으로 대회에 참가했고, 당당히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힘이 닿는 데까지 있는 힘껏 열심히 뛰어 볼 각오다.

unbeaten의 이승호 주장(사진 좌측), 주전 공격수 이성기 선수(사진 우측)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실 비공식 적으로는 매일 이기다 보니, 장난삼아 저희끼리 '성남 1위'라고 부르곤 했어요. 그래서 큰 무대에서 저희 기량을 한 번 시험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열심히 뛰었는데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올지는 몰랐죠."

고등학교 2학년들로 구성된 팀이라, 이번 클럽축구대제전이 처음이자 마지막 대회가 될 수도 있다. 모두들 순수 취미 생활로 축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 대회 우승팀인 K.FC와 8강 경기를 앞두고 있다.

"숙소에 가서 말하면 다들 깜짝 놀랄 것 같아요. 사실 오늘 경기를 지면, 16강에서도 FC DRMC 팀과 붙게 돼있었거든요. 작년에 입상한 팀을 피하려고 했는데, 작년 우승 팀을 만나게 된 거죠. 하지만 작년 기록이고, 길고 짧은 건 대봐야 되니까 열심히 뛰면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unbeaten은 성남시에서 축구를 잘한다는 친구들이 모인 팀으로, 2009년 5월 창단했다. 처음 학교 간의 시합이 계기가 되어, 서로 알음알음하면서 모이게 됐다. 나름 잘하는 친구들만 모이다 보니, 연습 경기를 하면 계속 이겼다. 그래서 '지지 않는'이란 뜻의 unbeaten이란 이름을 붙이게 됐다.

unbeaten은 처음부터 전국대회에 한 번 나가자는 목표를 항상 갖고 있었다. 그래서 창단 1년 만에 클럽대제전에 참가하게 됐다. 팀을 만들어 전국 대회까지 참가했다지만, 모두가 학생 신분이라 제대로 대회 준비를 하기는 어려웠다.

"다들 인문계 친구들이거든요. 그래서 공부가 우선이기 때문에 주말에 잠깐 만나는 게 다예요. 또, 운동장도 딱히 사용할 데가 없었고요. (이성기)"

축구에 대한 열정으로 전국 대회 참가 신청을 했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학생들로만 구성된 팀이다 보니 금전적인 문제나 운동장 대여 등의 문제에 부딪혔다.

"그래도 전국대회인데, 연습 경기도 좀 가져야 되는데 상대할 만한 팀이 없으니까 어려움이 있었어요."

16명 정도의 인원이지만, 그것도 매번 전부 모이는 게 아니었다. 팀을 나눠서 연습을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연습 상대를 구하기 어려워서, 그냥 그때그때 운동하러 오는 사람들이랑 같이 경기를 했어요. 학원 다니는 친구들도 많고, 다 같이 모일 때가 많이 없었어요. 대회 하루 이틀 전에도 다 같이 모인 적이 많이 없었어요. (이승호)"

다행히 클럽축구대제전에는 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참가할 수 있었다고 한다.

감독 없이 학생들로만 구성된 만큼, 이승호 주장이 느끼는 부담은 많다.

"강제력이 좀 부족한 부분이 있어요. 다 같은 나이다 보니까, 제가 크게 할 수 있는 게 없었는데, 막상 대회에 나오니까 친구들이 잘 따라 줬고 서로 단합심을 발휘해서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이승호)"

팀 내에서 축구 경험이 있는 것은 이승호 주장이 유일하다.

"저는 배우다가 부상이 너무 심해서 그만 둔지가 2년 가까이 됐어요. 저를 제외한 나머지 친구들은 그냥 공부만 하던 친구들이고요. (이승호)"

"말 그대로 취미 생활로 축구하는 팀이에요.(이성기)"

학생들만으로 구성된 unbeaten이지만, 축구에 대한 열정이 있었기에 멀리 강진에 열리는 대회에 무사히 참가할 수 있었다.

"금전적인 문제가 좀 컸어요. 가고 싶은 열망이 있어서 다들 힘을 모았지만, 집안 사정이 어려운 친구도 있고 해서 돈을 여유 있게 가져오진 못했어요. 그래서 숙식을 타이트하게 해야 하는데, 다행히 강진 분들이 인심이 좋으셔서 싸게 잘 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근근이 버티고 있어요."

이성기 선수는 팀원이 부족한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더운데 많이 힘들죠. 저희 팀 같은 경우는 공격수가 별로 없어요. 제가 조별리그 3경기를 거의 풀로 뛰었는데, 오늘 같은 경우 너무 힘들었어요. 주장 선수가 교체 관리를 하는데. 저도 충분히 주장이 '바꿔주고 싶어 한다'는 걸 알아요. 아무래도 선수가 적다 보니, 좀 열악한 것 같아요."

하지만 다들 팀을 위해 많은 걸 희생하는 주장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주장 친구가 어려운 것들을 항상 다 해주니까 고맙게 생각해요. 그런데, 그걸 친구에게 표현할 방법이 없더라고요.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강진까지의 먼 여정,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고교 시절의 전국 대회, 어렵게 나온 대회인 만큼 unbeaten의 선수들은 K.FC와의 8강 경기에서 후회 없는 일전을 치를 예정이다.


 



백종모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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