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7.31 08:54 / 기사수정 2010.07.31 14:05
허약한 타선과 불안한 선발진
올 시즌 넥센은 팀 타율 2할6푼2리로 6위, 팀 득점권 타율 2할6푼9리로 5위다. 팀 타점 406개, 팀 득점 429개로 모두 6위다. 송지만, 이숭용이 노련한 타격을 하지만 위압감이 아주 뛰어난 편은 아니며, 강정호, 유한준 등도 다른 팀 중심타자보다 무게감이 떨어진다.
클락 없이 출발한 후반기 첫 4경기에서도 넥센 타선이 얻은 점수는 고작 7점이었다. 올 시즌을 출발하기 전에 이택근과 브룸바가 빠졌고, 최근에는 황재균과 클락도 팀을 떠났다. 득점 가뭄은 당연한 절차였다.
선발진은 주요 왼손 투수 3인방이 떠난 이후 가능성이 풍부한 영건들로 채웠지만, 아무래도 경험이 적은 탓에 기복이 있다. 번사이드는 에이스 노릇을 하지 못하고 있다. 금민철도 2군으로 내려갔다. 최근 영입한 니코스키도 타자를 압도할만한 구위를 보여줄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늦깎이 선발 김성태만이 최근 쏠쏠한 활약을 하고 있다.
믿을 건 불펜
이러한 상황에서 믿을 건 불펜뿐이다. 올 시즌 넥센은 영건 선발진의 탄생으로 관심을 끌고 있지만, 정작 내실은 선발이 아닌 불펜에 있다. 넥센 불펜은 올 시즌 약한 팀 전력 탓에 팀 세이브는 16개에 그쳤지만, 구원 평균 자책점은 4.13으로 삼성에 이어 리그 2위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마무리 손승락의 활약은 눈이 부시다. 현재 마무리 투수 중 가장 낮은 평균자책인 1.61을 기록하고 있다. 그가 걸어 잠그는 뒷문은 더는 경기 막판 대역전패를 밥 먹듯이 했던 지난 시즌 넥센 불펜과 차원이 다르다.
이뿐 아니다. 이적생 마정길은 비록 지난 30일 대구 삼성전에서 블론세이브를 기록했으나 상황을 가리지 않고 등판해 3승 2홀드 평균자책 2.70을 기록 중이다. 셋업맨 송신영도 지난 29일 목동 두산전에서 블론세이브를 기록했으나 3승 5패 11홀드 평균자책 4.36으로 나쁘지 않다.
이보근도 지난 시즌에 비해 다소 공의 위력이 떨어졌으나 1승 2패 4홀드 평균자책 4.27로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29일 2군으로 내려간 오재영도 왼손 원 포인트 릴리프로 등장해 1패 5홀드 평균자책 3.18을 기록 중이다.
이들은 최근 몇차례 블론세이브를 했으나 전반적으로 내실 있는 활약을 하고 있다. 심지어 이들은 뒤진 경기에서도 대부분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투구를 한다.
넥센 김시진 감독은 최근 클락을 보내고 니코스키를 영입하면서 후반기와 내년 시즌에도 팀의 중심을 마운드에 두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 이면에는 안정된 불펜진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젊은 선수들 위주로 타선을 재편해나가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불펜진이 지치지 않는다면 4위 다툼도 전혀 불가능 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더군다나 현재 4위 다툼을 하는 ‘엘롯기’ 보다 불펜진의 질은 근소하게 앞선다. 영건 선발진이 게임을 만들어주면 충분히 불펜진의 풀가동으로 한 번쯤 순위 상승의 기회를 엿볼 것으로 보인다. 총력전의 기본 원칙은 결국 구원싸움이다. 득점력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안정된 구원진을 결국 순위 다툼의 최후의 보루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사진= 손승락 ⓒ 넥센 히어로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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