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7.29 13:41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최인철 감독이 이끄는 U-20 여자축구대표팀이 29일 오후 10시30분(한국시간) 독일 보훔의 레이버파워 스타디움에서 개최국 독일과 2010년 FIFA U-20 여자월드컵 4강전을 치른다.
한국은 독일을 상대로 승리할 경우 결승에서 콜롬비아-나이지리아전 승자와 맞붙는다. 콜롬비아와 나이지리아는 객관적인 전력 면에서 독일과 한국에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이날 한국과 독일의 준결승전은 사실상의 결승전이나 마찬가지다.
이날 경기는 '창과 창'의 대결이 될 전망이다. 이번 대회 유일한 전 경기 승리팀인 독일은 개인 득점 1위 알렉산드라 포프(7골)를 앞세워 4경기에서 13골을 넣으며 팀 최다 득점 1위에도 올라 있다. 더군다나 홈 그라운드의 이점까지 등에 업고 있어 더욱 부담스러운 상대다.
그러나 한국도 득점 2위 지소연(6골)의 활약으로 4경기 11득점을 올려 독일에 이어 팀 최다 득점 2위에 오르는 등 만만치 않은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어 양 팀간에 화끈한 대결이 예상된다.
한국의 가장 강력한 공격 무기는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정확한 킥과 상대보다 빠르고 조직적인 플레이다.
한국은 지소연과 김나래라는 걸출한 두 프리키커를 보유하고 있다. 김나래가 파워 넘치면서도 날카로운 킥을 자랑한다면 지소연은 정교하고 예리한 프리킥을 구사한다.
지소연은 이번 대회 6골 중 2골을 프리킥으로 기록했다. 특히 멕시코와의 8강전에서는 수비벽을 넘기며 골문의 오른쪽을 정확히 가르는 프리킥으로 결승골을 뽑아냈다. '지메시'라는 별명답게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처럼 힘들이지 않으면서도 부드러운 발목의 힘으로 만들어낸 환상적인 골이었다.
반면에 김나래는 8강 진출을 확정 지었던 조별리그 가나전에서 30미터 장거리 프리킥골로 축구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빨랫줄같이 날아가 그대로 골문에 꽂혔던 김나래의 골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저절로 탄성이 나오게 하는 장면이었다.
김나래의 탁월한 킥력은 세트피스에서도 더욱 빛을 발한다. 김나래는 프리킥과 코너킥 상황에서 양질의 크로스를 공급하며 1골 3도움을 기록중이다.
이영기 대표팀 기술위원 역시 "세트피스 상황에서 우리의 득점률이 50% 정도 되기 때문에 파울을 유도해 유리한 위치에서 세트피스의 기회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독일은 장신을 활용한 공중볼 처리 능력에서 우위를 점한다. 한국이 김나래(172cm)를 제외한 모든 필드 플레이어가 170cm 이하의 신장인 반면에 독일은 174cm의 포프를 비롯해 장신 선수가 많아 측면 크로스나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제공권이 한국보다 앞서 있다.
지소연과 득점왕 경쟁을 벌이고 있는 포프의 뛰어난 위치 선정과 왼발 킥도 요주의 대상이다. 특히 포프는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나 3선에서 바로 길게 올려주는 롱패스를 받아서 처리하는 능력이 일품이다.
독일은 조직적이고 미드필드 압박이 강하기 때문에 만약 중원을 장악당할 경우 전방 공격수들에게 공이 쉽게 연결되며 속절없이 무너질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은 이를 막기 위해 빠르고 정확한 패스 플레이를 통해 중원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면서도 상대에게 기회를 내주지 않아야 한다.
한편, 독일은 막강한 공격력에 비해 수비가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비진이 위험 지역에서 잘못된 위치 선정이나 실책이 잦고, 배후를 노리는 정교한 패스 플레이에 맥없이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
이에 대해 이영기 대표팀 기술위원은 "피지컬적으로 한국보다 뛰어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체격이 좋다고 체력까지 더 좋다는 보장은 없다."라며 한국이 빠르고 조직적인 패스 플레이로 상대를 공략하고 영리한 위치 선정을 통해 세컨드 볼을 따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대표팀은 중원에서 상대에 주도권을 내주지 않으면서 세트피스 상황에서는 정확한 프리킥으로, 공격 상황에서는 상대 수비진을 허무는 빠르고 조직적인 패스플레이로 골을 노려야 할 것이다.
한국 사상 최초 FIFA 주관대회 우승을 노리는 U-20 여자대표팀의 4강전은 29일 10시 30분부터 SBS가 생중계한다. 이날 경기 해설에는 남아공월드컵에서 메인 해설을 맡았던 차범근 SBS 해설위원과 배성재 아나운서가 나서기로해 관심을 모은다.
[사진=U-20 여자축구대표팀(위), 지소연(중간), 김나래(아래) (C)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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