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잠실,이동현 기자] SK 에이스 김광현을 겨냥한 LG 박종훈 감독의 승부수가 멋지게 통했다. 해답은 오른손 타자의 집중 배치였다.
27일 잠실 구장에서 벌어진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의 시즌 11차전에서 박종훈 감독은 5번부터 9번까지 다섯 명의 타자를 우타자로 채웠다. 좌완 김광현에 맞서는 전략이었다.
조인성이 5번 타순에 기용됐고, 정성훈이 6번에 들어섰다. 1루수로는 한방을 갖춘 오른손 타자 박병호가 선발 출장해 7번 자리를 꿰찼다. 8번 박경수와 9번 권용관까지도 모두 우타석에 들어섰다.
이택근이 1루 자리를 박병호에게 내주고 좌익수로 옮기자 원래 좌익수였던 '작은' 이병규가 자리를 잃은 모양새였다. 박경수와 권용관이 키스톤 콤비를 이루면서 우투좌타인 오지환도 라인업에서 빠졌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6회말 1사 후 바로 그 타순에서 점수가 쏟아졌다. 정성훈이 볼넷 출루한 후 박병호가 우전 안타를 이어 붙였고, 박경수가 좌익선상 1타점 2루타를 뽑아내 철벽 같던 김광현을 마침내 무너뜨렸다.
권용관은 삼진 아웃됐지만, 박용택이 센터 앞 적시타를 때려 주자 두 명을 또 불러들였다. 박용택은 왼손 타자이면서도 좌투수를 상대로 3할대 타율을 기록하며 강한 면모를 보여 왔다.
8회말에도 오른손 타자들이 점수를 합작했다. 박병호가 볼넷을 골라 나간 다음 상대 폭투로 2루를 밟자 박경수가 가득염을 상대로 우중간으로 빠지는 1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4-0을 만드는 쐐기타였다.
우타자들의 활약으로 상승 흐름을 탄 LG는 영봉승을 거두며 김광현에게 뼈아픈 패전을 안겼다. 상대의 좌완 에이스에 맞서는 해법을 어느정도 찾았다는 것이 주목할 부분이었다. 김광현이 LG전에서 패배를 기록한 것은 2008년 3월 30일 문학 경기 이후 2년 4개월만이다.
[사진 = 박경수 ⓒ LG 트윈스 제공]
이동현 기자 hone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