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7.27 16:14 / 기사수정 2010.07.27 16:14
[엑스포츠뉴스=윤인섭 기자] 지구촌 축구 축제 월드컵이 막을 내리고 유럽의 각 리그들이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고 있지만, 남미 대륙은 여전히 축구 축제의 한복판에 서 있다.
남미 클럽 축구 최고의 제전,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2010 대회가 오는 28일(이하 한국시각), 기나긴 월드컵 휴식기를 끝내고 4강전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올 시즌 역시, 남미 클럽 축구의 최강전은 브라질 대 非브라질의 대결로 압축되었다.
멕시코 클럽 축구의 상징 치바스 과달라하라와 칠레의 2인자 Univ. 데 칠레전(7월 28일, 8월 4일)의 승자가 인쩨르나씨오날과 상파울루의 '클라시쿠 브라지우레이루(7월 29일, 8월 6일)' 승자와 결승에서 격돌한다. 브라질대 非 브라질의 결승 격돌이 4년 연속으로 이뤄진 셈이다.
지난 3년간은 결승에 오른 브라질 대표 클럽이 모두 패한 바 있다. 51회째를 맞는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2010 대회에서 브라질 클럽은 4년 만에 대회 우승컵을 탈환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크지만, 우선은 어느 팀이 '타도! 브라질'의 대표가 되어 브라질의 대표 클럽을 상대할지에 주목해보자.
치바스 과달라하라 VS Univ. 데 칠레. 7월 28일 오전 8시 15분, 에스타디오 아스테카, 멕시코 시티
16강에서 대회 우승 후보 벨레스 사르스피엘드(아르헨티나)를, 8강에서 파라과이 최강 리베르탓을 연파하고 4강에 진출한 치바스는 멕시코 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겠다는 각오이다.
지난 1998년 대회에 처음으로 코파 리베르타도레스에 참가한 멕시코 클럽은 지난 2001년 대회에 크루스 아술이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 대회 최고 성적이다. 이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이어 남미 제3의 강자로 확실한 입지를 다졌지만,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고비를 넘지 못했다.
치바스 역시, 지난 2005년과 2006년 대회에서 연달아 준결승에 진출한 것에 만족해야만 했다. 그러나 지난 두 번의 토너먼트 경기에서 치바스는 확실히 토너먼트에서 살아남는 비법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홈에서 잔인하리만큼 정확한 결정력으로 상대팀에 반격의 여지를 주지 않았고 홈에서의 확실한 승리는 원정 경기를 보다 편안하게 가지게끔 하였다.
이에 맞서는 데 칠레의 4강 여정은 치바스보다 더욱 인상적이었다. 지난 대회 우승팀 에스투디안테스를 4-1로 격파하며 대회 최고의 이변을 연출했던 알리안사 리마, 아드리아누-바그네르 로베의 남미 최고 공격진을 보유한 플라멩구를 연파하고 마르셀로 살라스가 활약하던 1996년 대회 이후, 14년 만에 4강에 진출했다.
특히 조별리그에서도 맞붙었던 플라멩구와의 전적이 3승1무인 점을 고려하면 데 칠레 역시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아도 모자람이 없다.
사실, 명장 헤라르도 펠루소의 지휘 아래 미겔 핀토, 펠리페 세이무르(이상 칠레), 마누엘 올리베라(예전 수원 삼성의 올리베라), 마우리씨오 빅토리노(이상 우루과이), 왈테르 몬티쇼(아르헨티나) 등 남미 각국의 전·현직 대표 선수들로 구성된 데 칠레의 전력은 콜로콜로에 이어 두 번째로 코파 리베르타도레스를 제패할 칠레 클럽이 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월드컵 이후 재개된 자국 리그에서 수비 라인이 극도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 점이 데 칠레의 불안요소이다.
빅토리노가 월드컵 휴식을 끝내고 팀에 합류한 점이 데 칠레의 수비 라인에 천군만마로 작용하겠지만, 프랑스로 이적(몽펠리에)한 마르코 에스트라다의 공백을 중원에서 메우지 못한다면 다른 남미 클럽처럼 데 칠레의 멕시코 원정은 지옥의 원정으로 기억될 것이다.
관전 포인트
1. 에스타디오 아스테카
치바스의 홈경기로 열린 준결승 1차전은 과달라하라가 아닌 멕시코 시티에서 열린다. 그것도 멕시코 축구의 성지, 에스타디오 아스테카에서 말이다.
치바스의 입장에서는 데 칠레에 11만 명의 홈팬들 앞에서 경기하는 엄청난 압박을 줄 수 있지만 엄청난 성공을 거둔 자신들의 홈구장, 에스타디오 할리스코를 떠난다는 점은 일말의 불안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래도 상황은 여전히 멕시코팀에 유리하다. 아스테카 경기장은 할리스코 경기장보다 700m나 높은 해발 2200m에 자리하고 있다. 고지대도 문제지만 5000km에 육박하는 장거리 이동도 데 칠레에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악조건 때문에 벨레스와 리베르탓은 멕시코 원정에서 치바스에 모두 0-3 완패를 당했다. 그러나 반대로 두 팀 모두, 홈에서 치바스를 상대로 2-0 승리를 거뒀다. 즉, 데 칠레가 멕시코 원정의 이중고만 잘 견딘다면 승부의 추는 데 칠레 쪽으로 기울어진다는 것이다.
2. 이적으로 생긴 공백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양 팀 모두 전력 손실이 컸다. 월드컵 이전에 팀의 주포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시킨 치바스는 이후, 공격진에서 고군분투하던 오마르 브라보마저 미국 프로축구 캔자스시티 위자드에 빼앗기고 말았다.
데 칠레는 칠레 대표와 우루과이 대표로 남아공 월드컵에 참가한 마르코 에스트라다, 알바로 페르난데스(시애틀 사운더스, 미국)가 팀을 이탈하며 중원에 커다란 구멍이 발생했다.
그래도 치바스보단 데 칠레의 타격이 덜하다. 치바스의 경우, 이렇다 할 전력보강이 전무하지만 데 칠레는 멕시코 클럽 아틀라스에서 아르헨티나 출신의 왼쪽 미드필더 에마누엘 센투리온을 임대하며 허리 라인의 공백을 최소화했고 브라질에 진출했던 앙헬 로하스가 팀에 복귀하며 수비 라인이 숨통을 트이게 됐다.
3. 외국인 배타주의 대 다국적 연합
라틴 아메리카의 북단과 남단으로 떨어진 지리적 거리만큼, 치바스와 데 칠레는 선수 구성에서 상이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치바스는 전원 멕시코 국적의 선수들로 이뤄진 반면, 데 칠레는 이번 대회에 출전한 클럽 중 외국인 선수의 비중이 가장 높은 클럽이라는 점이다.
사실, 멕시코 리그는 유럽 빅리그에 견줄만한 자금력으로 남미의 우수한 선수들을 대거 흡수하는 리그이다. 그러나 단 한 팀의 예외가 바로 치바스 과달라하라이다. 치바스는 전통적으로 자국 선수들로만 팀을 구성하며 멕시코 국가대표의 산실 역할을 톡톡히 해낸 멕시코 클럽 축구의 상징과도 같은 클럽이다.
반면, 데 칠레는 과거의 파우스토 아스프리야(콜롬비아), 넬손 쿠에바스(파라과이) 등에 이어 현재는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팀의 주축을 이루며 칠레 축구에서 가장 국제적인 클럽으로 통한다.
[사진: (좌-우) 하파에우 소비스(인쩨르나씨오날), 히카르두 올리베이라(상파울루), 오마르 브라보(전 치바스), 왈테르 몬티쇼(데 칠레) (C) 남미축구협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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