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진성 객원기자] 이대호는 롯데의 간판타자다. 그러나 그의 수비 위치를 놓고 최근 몇 년간 끝없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로이스터 감독 부임 이후에는 팀 공격력 강화를 위해 주로 3루수로 중용됐으나 롯데는 최근 트레이드로 걸출한 내야수 황재균을 영입했다. 이제 그가 1루수로 복귀할지 주목된다.
당분간은 3루수
이대호는 올 시즌 12개의 실책을 범했다. 리그 주전 3루수 중 가장 많다. 그러나 그의 3루 수비는 실책과는 별개로 항상 논란의 대상이다. 큰 덩치임에도 순발력이 괜찮고, 기본기가 탄탄하지만, 다이빙 캐치 타이밍을 놓쳐 안타를 내주는 경우가 잦았다. 3루수에게 정말 중요한 전진 대시 능력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롯데 로이스터 감독은 팀 공격력 극대화를 위해 그를 거의 주전 3루수로 기용했다. 실제로 그 전략은 틀리지 않았다. 1루수 출전 시 통산 타격 기록은 3할3리 OPS 9할4푼2리였지만, 3루수 출전 시 통산 타격 기록도 타율 3할2푼8리 OPS 9할9푼1리였다. 06-07시즌 주전 1루수로 3할대 중반의 타율을 기록했으나 1루수든 3루수든 이대호는 변함없는 강타자다.
이러한 까닭에 로이스터 감독은 일단 후반기에도 이대호를 주로 3루수로 기용할 예정이다. 더욱이 롯데는 최근 유격수 박기혁의 장기 결장 속에 넥센에서 공격형 내야수 황재균을 영입했다. 황재균은 3루수와 유격수를 동시에 볼 수 있다.
공격력을 중시하는 로이스터 감독의 성향상 박기혁이 복귀하기 전까지 황재균을 주전 유격수로 기용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박기혁이 정규시즌 막판에 복귀하면 황재균이 3루로 가면서 이대호가 1루수를 맡을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올 시즌을 끝으로 박기혁이 입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는 내년에도 1루보다 3루를 볼 가능성이 크다.
본인이 1루를 편하게 생각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사실 1루 수비도 3루 수비만큼 어렵다. 빠른 타구의 처리는 물론, 투수, 2루수와의 호흡도 중요하다. 현대야구에서 점점 1루 수비는 3루 수비만큼 중요해지는 추세다. 더군다나 그의 1루 수비가 3루 수비보다 월등하게 뛰어난 편도 아니다. 당장 무리하게 붙박이 1루 전향을 추진할 이유가 없다.
변수는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의 1루 전향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올 시즌 주전 1루수로 중용됐던 박종윤의 부진이 심상찮다. 4월 타율 3할9리를 기록했지만 이후 꾸준하게 내림세를 탄 결과 전반기를 2할4푼7리 6홈런 38타점으로 마쳤다. 로이스터 감독은 그를 1루 수비가 좋다는 이유로 주전으로 중용했으나 타격 부진이 이어지자 전반기 막판에는 주전에서 제외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 김주찬이 박종윤의 빈자리를 자주 메웠다. 그리고 김주찬 대신 전준우가 중견수로 출장했다. 그러나 전준우는 김주찬보다 공수주에서 약간 떨어진다. 김주찬이 1루수로 나서는 것 보다 중견수로 출장하는 것이 팀 밸런스 측면에서는 훨씬 낫다.
결국, 이러한 상황에서 박종윤의 부진이 계속된다면 언제든 이대호의 1루 전향이 현실화될 수 있다. 사실 황재균도 지난 시즌부터 넥센에서 꾸준하게 3루수로 출장했기 때문에 유격수보다 3루수가 편하다. 게다가 롯데는 문규현이라는 괜찮은 유격수 감도 발굴한 상태다. 박기혁이 내년에 입대한다고 해도 이대호가 꼭 1루로 돌아간다는 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과연 이대호는 3루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1루로 돌아갈 것인가. 해묵은 그의 수비 포지션 논란이 어떻게 정리될지 관심사다.
[사진= 이대호 (자료 사진) ⓒ 엑스포츠뉴스 DB 권혁재 기자]
김진성 기자 pres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