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1.08 04:39 / 기사수정 2007.01.08 04:39
[엑스포츠뉴스 = 원주 치악, 이성필 기자]
동부의 치어리더들이 관중을 향해 일어나서 응원 구호를 외쳐보자 해도 꿈쩍하지 않았더라면?
최근 가라앉은 동부의 팀 분위기가 어느 정도였는지 알 수 있던 경기였다.
울산 모비스가 7일 저녁 원주 치악 체육관에서 열린 2006~2007 현대 모비스 프로농구 원주 동부와의 경기에서 양동근의 29득점 활약과 크리스 버지스의 확실한 리바운드를 앞세워 85-66의 승리를 거두고 집으로 기분 좋게 돌아갔다.
양동근, 1쿼터에 다 뒤집었다
이날 경기에서 모비스의 양동근은 29득점을 넣으며 사령관으로의 면모를 다시 한 번 과시했다. 두 외국인 선수 크리스 윌리엄스와 크리스 버지스도 각각 22, 18득점을 하며 모비스의 고른 득점 경로를 보여주었다. 반면 동부는 김주성이 27득점 11리바운드로 분전했고 엘버트 화이트가 뒤늦게 득점포가 터지면서 19득점의 활약을 했지만 이미 두자리수로 뒤지고 있는 상태에서 큰 효과는 없었다.
이날 경기는 모비스의 완승이었다. 특히 가드 양동근이 1쿼터부터 빠른 공격 전개로 동부의 혼을 빼놨다. 볼에 대한 집중력을 발휘하며 가로채기로 팀 공격을 주도했고 그의 경기력에 다른 선수들이 팀플레이를 펼치면서 모비스는 1쿼터를 14점 차이로 마칠 수 있었다. 이런 양동근의 활약에 동부의 전창진 감독은 배길태-이세범을 돌아가며 붙였지만 불붙은 그의 시야와 슛 감각을 막을 수 없었다.
양동근의 경기 조절과 함께 모비스 선수들은 동부의 자밀 왓킨스를 집중적으로 견제했다. 왓킨스가 막히자 다른 동부의 다른 선수들은 김주성과 엘버트 화이트에게 집중적으로 볼을 투입했다. 김주성은 버지스와 리바운드 경합에서 대등하게 맞서며 기회를 살리고자 했다. 그러나 문제는 화이트였다. 화이트는 여러 차례 슛을 던졌지만 감각이 좋지 않았는지 득점하지 못했다.
이러한 그의 부진한 슛 감각은 모비스가 리바운드로 수확하며 점수차이는 더욱 벌어졌다. 3쿼터 종료 때는 63-41 무려 22점차로 벌어져 동부가 올 시즌 기록했던 최소득점(54득점)을 다시 한 번 깨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길한 징조를 들게 했다. 이날 3쿼터까지 보여 준 동부의 감각이라면 충분한 상황이었다.
동부, 슈터가 없는 가운데 김주성의 부상 악재까지….
그나마 김주성이 동부에서는 가장 빛났다. 특히 이날 팀 득점의 절반 가까이를 해내면서 그나마 경기장에 온 관중들을 기쁘게 만들었다. 하지만 김주성은 4쿼터 중반 모비스의 버지스가 골밑으로 드리블해 들어오던 상황에서 충돌, 무릎을 감싸 쥐며 넘어졌다. 결국 그는 벤치로 실려 나갔다.
정확안 상태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슈터 손규완이 발목 부상으로 빠진 상태에서 동부의 득점력은 더욱 어렵게 되었다. 때문에 동부의 전창진 감독은 경기 종료 후 김주성의 상태를 묻는 질문에 “정확한 상태는 병원에 가봐야 알 수 있다”면서 그의 부상에 대한 안타까운 감정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19점 차의 대패에 충격을 받았는지 “오늘 같은 경기는 기억하기 싫다”면서 “아무것도 된 것이 없다”는 말로 경기를 압축해 표현했다. 전 감독은 이날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기 때문인지 말을 아끼며 답답한 표정을 짓고 말았다.
그러나 4쿼터 갑자기 화이트의 3점 슛이 연달아 터지면서 나쁜 기록은 나오지 않았다. 화이트가 늦게 불붙으면서 동부의 선수들이 힘을 냈지만 양동근을 처음부터 막지 못했고 결국 이날 경기는 85-66 모비스의 승리로 돌아갔다.
유재학 감독, "연패만 하지 않으면.."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은 “동부의 슈터들이 빠지면서 조금 쉬운 경기가 된 것 같다”는 말로 대승의 원인을 겸손하게 표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어질 라운드 전망에 대해서는 “매 라운드에서 5~6승 정도만 챙겨도 좋을 것 같다”고 한 뒤 “연패만 하지 않으면 시즌 우승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이날 승리하면서 모비스는 2위 부산 KTF와의 승차를 1.5경기 차로 유지하며 모든 구단에서 유일하게 한 자리수 패(9패)를 기록해 1위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반면 동부는 이날 패한 인천 전자랜드와 공동 6위와 되면서 8위 안양에 반 경기차로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주요 활약 선수
원주 동부
김주성- 27득점 11리바운드
울산 모비스
양동근- 29득점 7도움
크리스 버지스- 22득점 8리바운드
크리스 윌리엄스- 18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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