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7.12 18:12 / 기사수정 2010.07.27 10:10
클럽축구 발언대 [19편] - 이우성 축구교실
[엑스포츠뉴스=백종모 기자] 축구를 너무나 좋아하는 아이들과, 열정적인 어머니들이 뭉쳤다.
어느 흐린 날 오후에, 아이들이 연습에 한창인 용인 죽전지역에 위치한 이우성 축구교실을 찾았다.
이우성 축구교실의 특징은, 아이들이나 부모님이 하나같이 축구를 너무나도 좋아하는 마니아라는 것이다. 이우성 감독은 선수와 부모님을 이렇게 소개했다.
"우리 아이들이나 부모님들은 열정만큼은 정말 어디에 비교를 해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훈련 시간 전부터 와서 운동을 하는 한편, 어머님도 축구에 대한 열의가 큽니다. 열정에 있어서는 정말 다른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우성 축구클럽에서는 대회 참여를 희망하는 아이들이 한 학년별로 12~13명 정도가 모여 팀을 만들고 있다. 이번 클럽축구대제전에는 2학년 팀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우성 감독은 대회에 참여하는 것도 훈련의 연장이라고 보고 있다. 자체 주최 대회나 초청받는 대회에 참가하고 있지만, 대표 반만 출전하는 게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골고루 대회에 나가고 있다.
"지도자 입장에서는 '이기고 싶어서 나간다' 그런 면도 없진 않죠. 하지만 훈련은 열심히, 열정적으로 하되 경기 경과는 깨끗하게 받아들이도록, 그렇게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이우성 축구클럽은 지난 '2009 대한민국클럽축구대제전(이하 클럽축구대제전)'에 참가하면서 얻은 것이 많았다.
"사실 걱정도 했었죠. 클럽축구대제전이 생각보다도 규모가 큰 대회더라고요. 그런 대회에 나가서 경기를 했다는 것에서 자부심을 얻었습니다. 또 큰 무대에 서보면서 긴장감도 경험해 보고요. 또 부모님들도 가까운 곳에서의 대회와는 또 다른 기분을 많이 느끼셨다고 합니다. 그런 것들이 아이들에게 축구뿐 아니라 다른 부분에서도 큰 경험이 된 것 같습니다."
유소년 클럽의 가능성을 택한 이우성 감독
이우성 감독은 울산 현대에서 뛰었던 프로 선수 출신이다. 은퇴 뒤 고교 팀, 대학 팀을 놓고 진로를 고민하던 이 감독은 '유소년 클럽'이라는 또 하나의 길을 발견하게 된다. 이 감독이 유소년 축구 클럽에서 가능성을 찾게 된 데는, 당시 국내에선 거의 처음으로 본격적인 유소년 축구 교실을 운영했던 차범근 감독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내가 생각하는 지도자의 방향이 어떻게 가야하는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그 걸 접하게 된 거죠. 차범근 선생님의 그 유소년 시스템에 대한 어떤 깨어있는 마인드에 많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 분을 닮아가려고 노력을 한 부분이 많았어요. 시스템 적인 부분은 물론이거니와, 훈련 때 아이들을 대하는 부분 등 하나하나 배울 점이 많았죠. 차범근 선생님이 엘리트 축구만이 아닌, 클럽에서도 정말 좋은 선수를 키워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셨기 때문에, '내가 이 일을 하면서도 내 꿈을 펼칠 수 있겠다, 지도자 생활을 충분히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우성 축구교실은 2002년 서울에서 창단 된 뒤, 현재 서울과 분당, 용인지역에서 각각 운영되고 있다. 취재를 나간 죽전 지역의 200명의 회원을 비롯해, 총 450명가량의 회원이 있다.
유소년 클럽의 가능성을 보고 정한 길인만큼, 이우성 감독은 축구 전문 클럽으로서 체계적인 교육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소년 축구는 즐기는 문화라는 부분이 있어요.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훈련자체는 체계적이어야 하고, 세심한 지도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가운데, 지도자들이 모여서 훈련했던 부분을 논하는 한편 선수 개개인의 장단점을 파악하기 위해서도 노력을 기울인다고 한다.
아이들만큼이나 축구를 사랑하는 멋진 어머니들
이번 취재에서는 아이들을 뒤에서 열심히 응원하는 어머니들을 직접 만나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어머니들을 통해 전해지는 대화인 만큼 사실감이 더해졌다.
아이들이 대회에 나가 시합하는 기분을 물어보자 어머니들은 "흥분되고 정말 재밌죠."라고 이구동성으로 답했다. 어머니들은 언제나 아이들의 팬이자 든든한 후원자이다. 클럽축구대제전에 대해서도 "멀리서 하는 대회라는 걱정보다는, 지고 올까봐 하는 걱정이 더 크다"고 한다.
작년 클럽축구대제전 대회에 대해서는 너무 재미있었다며, 올해에는 더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큰 대회라고 해서 '한 번 가보자'는 생각이었죠. 근데 막상 가보니 제주에서도 오고, 화순에서도 오고 다들 너무 잘해서 깜짝 놀랐어요. 아직 어린 아이들이 뛰는 모습을 보고, 엄마들도 더불어서 '우승까지 가보자' 하는 심정으로 너무 재미있게 봤어요."
이우성 축구교실은 2009년 클럽축구대제전에서는 1학년으로만 출전했고, 또 8명만 참가하는 등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도 조별 예선을 뚫고 16강까지 진출하기도 했다.
"마음을 비우고 편안하게 경기를 즐기는 기분으로 하다 보니 애들이 너무 재밌게 잘하는 거예요. 좋지 않은 여건에서 16강까지 간 것은 정말 잘 한 것 같아요."
아이들의 대회에 대한 반응을 묻자 어머니들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고, 경기를 뛰고 싶어 해요. 일단 가면 2박 3일 숙박을 하니까, 서로 더 친해지는 것 같아요. 우리 엄마들도 작년에 대회를 다녀오면서 더 친해졌어요. 사실 이렇게 여러 명이 시간을 내서 다녀온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그런 것이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어머니들은 대회를 치르고 온 뒤 달라진 아이들의 모습이 흐뭇하기만 하다.
"아직 어리다고 생각하는데, 대회를 한 번 다녀오고 나니 아이들이 부쩍 큰 것 같아요. '경기도'라는 테두리에만 있었는데,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는 거니까요. 일단 대한민국클럽축구대제전이잖아요. 그 타이틀에 애들이 자부심이 큰 것 같아요."
아이들이 축구를 함으로써 어떤 변화가 있는지, 감독님을 통해서만 들었던 말을 어머니들에게 다시 한 번 물어보았다.
"축구 잘하는 애들이 친구들한테 인기도 많아요. 승부욕도 있고 남자답죠. 자신감도 있고. 한창 놀아야 될 애들이 땀 흘리면서 운동을 한다는 게 너무 좋다고 생각해요."
곧 대회에 나갈 아이들에게 조민형 선수 어머니가 대표로 격려의 말을 남겼다.
"열심히 연습했던 것처럼, 대회 나가서도 기죽지 않고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우승하고 왔으면 좋겠어요."
엄마들도 아이와 함께 대회에 참가합니다
"이벤트 대회?"
인터뷰를 마친 뒤 쉬는 시간에 부모님이 뛸 수 있는 클럽축구대제전 이벤트 대회 얘기가 나왔다. "글쎄요, 엄마들이 허리 아프고 무릎 아픈데…" 그러나, 잠시 의논을 거친 뒤 즉석에서 어머니 팀이 참가를 결정했다.
시합이 어렵지 않겠냐는 말에 어머니들은 "아니에요. 재밌겠는데요?", "애들 심정을 좀 알게 될 것 같아요." 라며 웃었다.
"엄마가 뛰면 애들이 자랑스러워하겠죠. 대회 때까지 운동 열심히 해야겠네요. 감독님이 나오라는 날에 연습도 할 거예요."
너무나 멋진 어머니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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