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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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 월드컵 최초 무득점 골든볼 수상할까

기사입력 2010.07.11 15:36 / 기사수정 2010.07.11 15:37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은 1982년 스페인월드컵부터 대회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골든볼을 수여하고 있다.

골든볼은 통상적으로 결승에 오른 팀의 선수나 득점왕이 받을 확률이 높다. 그러나 종종 예외가 발생하기도 한다. 1990년에는 3위 팀 이탈리아의 살바토레 스킬라치는 득점왕을 거머쥔 덕분에 골든볼을 받았고, 2002년에는 준우승팀 독일 수문장 올리버 칸, 2006년에는 준우승팀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이 빼어난 활약으로 골든볼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대회 골든볼 후보에는 스페인의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다비드 비야, 사비 에르난데스, 네덜란드의 베슬리 스네이더, 아르옌 로벤, 독일의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와 메수트 외질, 우루과이의 디에고 포를란,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 가나의 아사모아 기안이 이름을 올렸다.

많은 팬들은 5골로 득점 공동 선두에 올라 있는 비야, 스네이더, 포를란을 가장 강력한 골든볼 수상자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본선 기간 무득점, 도움 1개, 유효슈팅 '0'의 '초라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선수도 이들 못지않은 강력한 골든볼 후보다. 바로 스페인의 사비 에르난데스(FC바르셀로나).

사비만큼 '중원'사령관이란 말이 잘 어울리는 선수는 없다. 사비는 6경기에서 뛰는 동안 총 570번의 패스를 시도해 전체 선수 중 1위에 올랐다. 성공률도 81%로 그 어떤 팀의 공격형 미드필더보다 높은 성공률을 자랑하고 있다. 스페인이 볼 점유율을 높이고 놀라운 패싱 게임을 하는 데 있어 차비의 역할이 그만큼 절대적이었다는 걸 보여주는 수치다.

사비는 공격수들에게 찔러주는 길고 짧은 패스가 위협적인 선수이다. 좌우를 넓게 보는 시야에 노련미까지 겸비했다. 볼키핑력도 좋아 좀처럼 공을 뺏기지 않는다. 그러나 사비의 능력이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동료에게 양질의 패스를 공급할 뿐 아니라, 패스를 내준 뒤 곧바로 다른 공간으로 침투해 재차 패스 활로를 창출해내는 점이다.

덕분에 스페인은 끊임없이 중원에서 공을 소유하고, 상대를 끌어내 빈틈을 만들어 내 결정적인 기회까지 얻어낸다. 중원 사령관으로서 절정에 다다른 기량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처럼 사비는 스페인의 전술 축이다. 스페인의 모든 공격은 차비의 발을 거쳐 간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차비는 우승을 향한 가장 중요한 길목이었던 16강 포르투갈전과 4강 독일전에서 '맨 오브 더 매치'(경기 MVP)를 차지했다.

사비는 지난 유로2008에서도 득점왕을 차지한 비야와 결승전 결승골의 페르난도 토레스를 제치고 골든볼을 수상했었다. 당시 사비는 스페인이 볼 점유율을 높이고 놀라운 패싱 게임을 구사하며 우승을 차지하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대회에서도 사비의 존재가 없었다면 스페인이 공을 최대한 많이 소유하면서 상대에 기회 조차를 주지 않는 '점유율 축구'를 구사하며 경기당 1~2골만으로 승리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바로 이런 이유가 무득점에 불과한 차비를 강력한 골든볼 후보로 주장할 수 있는 이유다. 사비가 결승전에서 득점을 올리지 않고도 골든볼을 차지한다면 골키퍼를 제외한 필드플레이로서는 82년 골든볼 제정 이후 최초의 무득점 골든볼러에 이름을 올린다.

[사진=사비 에르난데스(C) Gettyimages/멀티비츠]



전성호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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