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부산 KTF, 리바운드 우세로 안양KT&G에 66-83 승리 지난 23일 서울SK 나이츠와의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던 KT&G의 가드 주희정은 24일 있을 부산 KTF와의 홈경기에서 만날 가드 신기성과의 겨루기에 대해 상당한 기대감을 보였었다. 그는 "불꽃 튀는 경기가 될 것 같고 터프하게 그를 상대하겠다"며 이날 경기 최고 가드끼리의 경기에 대한 각오를 담담하게 밝혔다.
두 가드는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지만…24일 오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6~2007 현대 모비스 프로농구 KTF의 홈경기에서 KT&G 주희정의 바람은 초반 이루어지는 듯했다. 2쿼터 초반까지 3점 슛을 연달아 성공 시키며 시소게임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기성은 수비에 집중하며 천천히 시동을 걸었고 2쿼터 후반부터 그의 활약은 시작되었다.
두 가드의 승부는 우열을 가릴 수 없었다. 주희정은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 전체를 리드했다. 평균 어시스트 7.81개가 말하듯 이날도 8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팀 동료들의 야투율이 좋지 않아 그의 활약은 빛이 바랐다. 속공이나 점수차를 좁히며 따라 오려하는 순간 적절한 파울 작전과 수비로 KT&G를 상대한 KTF 추일승 감독의 전략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신기성은 탄탄한 수비를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한 추 감독의 전략에 부응했고, 특히 수비 상황에서 중요한 리바운드를 5개나 잡아내면서 속공으로 이어지는 출발점 역할을 하며 이날 승리의 숨은 공신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11득점 5리바운드 8도움을 기록한 주희정이나 13득점 5리바운드 8도움을 기록한 신기성의 겨루기의 결과는 다음 경기에서 가려지게 되었다.
리바운드 점유가 가른 승부이날 경기는 양희승을 효과적으로 수비하며 외국인 선수들의 정확한 야투가 터진 KTF의 승리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전날 SK와의 경기에서 30득점을 기록하며 팀을 중위권 싸움으로 올려놓은 양희승을 KTF의 추일승 감독은 김희선-조성민 등이 번갈아 가며 수비하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동료 선수들은 양희승에게 쉽사리 볼을 투입하지 못했다. 전체적으로는 외곽에서 빙빙 돌 수밖에 없었다. 수비 중 골밑은 수비력이 좋은 상대 팀 외국인 선수 애런 맥기와 필립 리치가 대기하고 있었다. 외곽으로 밀린 KT&G 선수들은 3점 슛을 난사했고 부정확한 외곽은 맥기의 리바운드로 수확으로 이어졌다.
21개를 던져 8개만을 성공한 KT&G의 외곽 공격은 공격 상황에서의 리바운드를 KTF의 선수들에게 점유 당하며 속공을 허용 이날 경기의 패인이 됐다. 때문에 반칙으로 경기를 끊으면서 자유투를 허용했고 KFT 선수들은 어김없이 성공하며 점수 차이를 더욱 벌려 3쿼터 종료 때는 64-52, 12점 차까지 커지며 이날 경기의 승부를 KTF 쪽으로 기울게 만들었다.
KT&G는 단테 존스가 4개의 3점 슛을 성공 시켰지만 11개나 던진 야투 중 3개만 성공하는 극심한 부진으로 승부를 뒤집을 수 없었다. 특히 동료 외국인 선수 주니어 버로가 16득점하며 분전하다 4쿼터 종료 1분 52초를 남기고 5반칙으로 퇴장 당해 추격의 불씨는 꺼지고 말았다. 결국 이날 경기는 83-66으로 KTF가 승리했다.
김 대행 "선수들이 너무 열심히 해줘 고마울 뿐"경기 종료 후 KT&G의 김상식 감독 대행은 리바운드 싸움에서 승부가 갈렸음을 인정했다. 그는 "리바운드를 많이 허용한 것이 이날 경기의 패인"이라고 밝히면서 "KTF가 주득점원 중 하나인 양희승을 잘 연구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대행은 "선수들이 잔부상이 많은데도 너무나 열심히 해줘서 고마울 따름"이라는 말로 이날 패배의 원인을 자신에게 돌렸다.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고 싶은데 2~3일 간격의 경기가 계속 되고 팀 성적이 하위권이라 그럴 수 없었다는 것이다.
한편 김 대행의 패인 분석에 대해 KTF의 추일승 감독은 잘 알고 있었다는 듯 말을 꺼냈다. 그는 "양희승을 봉쇄한 것이 성공했다"면서 "특히 두 외국인 선수가 수비 때 확실히 리바운드하고 동료 선수들에게 도움을 준 것"이 이날 승리의 원동력이라고 분석했다. 또 김도수-조성민-임영훈 등 비주전급들의 알짜 활약이 "선발 선수들보다 값어치 있었다"며 이들의 활약을 높이 평가했다.
이날 경기를 승리한 KTF는 1위 울산 모비스와의 승차를 1.5경기 차로 줄였다. 반면 KT&G는 이날 전자랜드 블랙 슬래머와 연장 접전까지 간 끝에 패한 서울 SK와 공동 8위가 되며 하위권으로 다시 밀려 내려갔다.
이성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