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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사상 최초 '타대륙 대회 우승'에 성큼

기사입력 2010.07.05 09:06 / 기사수정 2010.07.05 09:06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3일과 4일(한국시간) 이틀에 걸쳐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8강전에서 네덜란드, 우루과이, 독일, 스페인이 4강에 이름을 올렸다.

당초 8강에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 남미가 네 팀이나 오른 반면에, 유럽은 세 팀밖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 남미의 초강세가 예상됐지만, 8강의 유럽 세 팀 모두가 남미의 우승후보들을 줄줄이 탈락시키며 4강에 오르는 '대반전'을 일으켰다.

사상 최초의 '남미 4강'도 꿈꿨던 남미 국가들은 지난 대회에 이어 다시 한번 유럽세에 막힌 셈.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도 남미는 브라질, 아르헨티나가 8강에 진출했지만 각각 프랑스와 독일에 밀려 4강 티켓을 모두 '라이벌' 유럽에 내주는 굴욕을 맛봤다. 

특히 아르헨티나에게 유럽의 벽은 높았다. 아르헨티나는 1986 멕시코월드컵 우승 이후 6회 연속 유럽팀에 발목이 잡히며 단 한 번도 4강에 오르지 못하는 '부진 아닌 부진'을 이번에도 이어나가게 됐다.

우루과이는 4강에 오른 유일한 남미팀이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유럽 세 팀보다 열세에 있는 게 사실이다. 더군다나 본선에서 3골을 기록 중인 주전 스트라이커 루이스 수아레즈(아약스)가 가나전에서 '신의 손' 사건으로 퇴장을 당해 네덜란드와의 4강전에 나서지 못하는 것도 치명적이다. 따라서 12일 열리는 월드컵 결승에서는 유럽 국가 간의 맞대결이 펼쳐질 확률이 높다.
 
유럽은 이번 대회를 제외하고 18회에 걸친 월드컵 역사상 단 한 차례도 비(非)유럽대륙 개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이러한 징크스를 깰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동시에 1962년 칠레월드컵 이후 남미와 유럽국가가 번갈아가며 우승했던 '전통'도 깨질 것으로 보인다. 2002년에는 브라질이, 2006년엔 이탈리아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사실 이번 대회 내내 유럽 국가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유럽은 13장으로 가장 많은 월드컵 본선 진출권 쿼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번 대회에선 남미와 아시아팀들의 강세 속에 겨우 6개 팀만이 16강에 진출했다. 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지금의 16강 토너먼트제도가 도입된 이후 최악의 성적. 이탈리아, 프랑스 등 전통의 강호들도 줄줄이 조별예선에서 떨어졌고, 잉글랜드도 연이은 졸전으로 이름값을 하지 못한 채 16강에서 탈락했다. 이 때문에 유럽의 '타대륙 징크스'가 이번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유럽은 독일-스페인-네덜란드 3국이 멋진 반전을 일으키며 축구 강대륙으로서 면모를 다시 한번 과시했을 뿐 아니라 사상 첫 원정대륙대회 우승을 통해 월드컵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쓸 수 있는 기회도 잡았다.

[사진=네덜란드의 아르연 로벤(좌), 독일의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C) Gettyimages/멀티비츠]

 



전성호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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