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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내셔널리그'에서 같은 상 받겠다"

기사입력 2006.12.09 10:57 / 기사수정 2006.12.09 10:57

이성필 기자

[2006 내셔널리그 시상식] 

[엑스포츠뉴스 = 이성필 기자] '생명과학기업 STC컵 2006 내셔널리그'를 결산하는 시상식이 8일 오후 서울 타워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는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을 비롯 많은 축구 관계자들이 자리해 다른 어느 해보다 내셔널리그에 쏠린 관심을 보여주었다.

고양의 승격 무산으로 분위기는 어수선


 
▲ 타워호텔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시상식, 베스트11을 수상한 선수들이 상을 받고 있다.  
 ⓒ 강나리 

이날 시상식에서는 고양 국민은행의 중앙 수비수로 올 시즌 전기리그 우승과 챔피언결정전에서 김포 할렐루야를 물리치는데 큰 공헌을 한 최정민이 MVP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또한 이우형 감독과 진석훈 수석코치는 지도자 상을 수상하고 베스트11에 김태영 골키퍼가 선정되는 등 시상식의 중심에 고양이 자리하고 있었다.

축사에 나선 정몽준 회장은 "전국의 자치단체장들이 스포츠에 눈을 뜨기 시작해 내셔널리그에 팀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있고 현재 4개 팀 정도가 창단을 추진하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멀지 않은 시기에 FA컵에서 내셔널리그 팀들이 K리그 팀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는 소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정 회장의 바람과는 달리 내셔널리그의 상황은 어렵게 돌아가고 있다. 가장 먼저 고양의 K리그 승급 문제가 시상식을 크게 덮고 있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시상식 직전 여러 자리에서 이 문제들을 가지고 논의하는 장면들이 보였다.

고양의 승급 포기가 흘러나온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은행법의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 프로화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승급제가 시행되는 첫해 이러한 문제가 터져나온 것은 팬들이나 연맹 관계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실업 연맹은 이번 고양의 결정에 더욱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김기복 실업축구연맹 부회장과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전무가 8일 국민은행 찾아 관계자들과 협의, 끝까지 설득했다고 하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때문에 김호곤 전무는 이날 여러 관계자들에게 이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구하기도 했다.

MVP로 선정된 고양 최정민의 소감은  체념한 듯한 수상소감?

이 문제에 대해서 수상하러 온 고양 선수들은 체념한 듯 보였다. MVP를 수상한 최정민은 수상 소감에서 "감사하고 상 받을 줄 생각 못했다"고 한 뒤 "내년에도 열심히 해 같은 상 받도록 하겠다"는 말로 마무리 했다. 승격 불가를 받아들이겠다는 뜻이다.


 
▲ 베스트11 골키퍼 부분 상을 수상하고 있는 고양 국민은행의 김태영 골키퍼. 수원의 이운재 골키퍼와 프로에서 당당히 겨루어 보겠다는 그의 소원은 '일단 정지' 되었다  
 ⓒ 강나리
 
승격을 위해 고양 선수들은 정말 올 시즌 동안 최선을 다해 뛰었다. 전기리그 8승2무라는 성적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때문에 ‘내셔널리그 베스트 11’에 선정된 고양의 김태영 골키퍼는 전형적인 소감이었지만 “올 한해 많은 땀을 흘리며 노력했고 때로는 승리의 기쁨도 만끽하고 패배의 눈물도 흘려봤다”며 만감이 교차하는 감정으로 말했다.

국민은행은 2003년 고양시와 연고지 협약을 맺었다. 당시 고양시에서는 프로축구 창단 방침을 세우고 ◆프로축구단 창단 ◆신생 실업축구단 창단-프로축구단 전환 ◆기존 실업축구단 연고-프로축구단 전환 등 3가지 방안을 놓고 연구를 거듭했고 재정 부담을 줄이고 선수 수급에서 유리한 3번째 방안을 선택해 축구단을 운영하던 고양과 협약을 맺게 된 것이다.

당시 국민은행과 고양시 간에는 당시 K-1, K-2(현 내셔널리그)간의 승강제 추진에 맞춰 수년 내 프로축구단으로 전환한다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했었다. 그러나 이번 국민은행의 결정은 선수들 뿐 아니라 고양시의 계획마저 무산 시키는 결과를 불러오게 된 것이다.

정확히 말해 국민은행은 현재 사회공헌적인 목적으로 ‘축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결정은 국민은행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프로’에 갈 이유가 없는 것이다. 사회공헌은 ‘수익’이 필요 없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축구판을 우롱하는 것으로 비춰지게 되었다. 동시에 승급제의 묘미를 즐기며 축구판이 커지기를 기대하는 팬들의 비난마저 불러오게 되었다. 당장 대한민국의 축구판은 올 시즌 초 부천의 연고 이전 사태 이후 다시 한 번 소용돌이치게 되었다.

"프로에 올라가면 당당하게 겨루어 보겠습니다" 시상식에 P급 지도자 자격증 교육 때문에 참석하지 못한 이우형 고양 감독이 지난달 25일 챔피언결정 2차전 우승직후 털어놓은 소감이 귓가에 맴돈다..




이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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