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9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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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리아처럼 뜨거웠던 '클라시코 이베리코'

기사입력 2010.06.30 09:35 / 기사수정 2010.06.30 09:38

윤인섭 기자

[엑스포츠뉴스=윤인섭 기자] 한국과 일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독일과 네덜란드는 역사의 상처를 더 이상 전쟁으로 해결하지 않지만 갈등과 질시, 반목의 감정은 축구를 통해 언제든 분출할 준비가 되어 있다.

지난 밤은 그러한 반목이 가장 최근에 일어난 순간일 것이다. 바로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이베리아 축구 전쟁'이다.
 
30일 새벽, 케이프타운의 그린 포인트 경기장에서 열린 '남아공 월드컵' 16강 스페인과 포르투갈전은 스페인이 후반 17분에 터진 다비드 비야의 결승골로 '반도 라이벌' 포르투갈에 1-0으로 승리했다.

포르투갈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지만 이케르 카시야스의 노련한 선방 앞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단 한 골로 이번 대회를 마감하게 되었다.
 
마치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격전을 보는 듯한 양상이었다. 1980년 월드컵 역사상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마주친 이베리아 반도의 양국은 초반부터 거칠게 서로 치고받았다. 상대적으로 체격적 우위를 지닌 포르투갈이 힘과 스피드로 스페인을 몰아쳤다면 스페인은 한 박자 빠른 패스플레이로 포르투갈의 빈틈을 노렸다.
 
그러나 서로 너무나 잘 아는 상대들이라 아무리 공격적으로 나와도 쉽사리 골은 터지지 않았다. 특히, 세르히오 라모스와 이케르 카시야스는 팀 동료인 호날두의 움직임을 정확히 알고 있었고 '자블라니'의 제작에 모티브를 주었던 호날두의 무회전 프리킥은 카시야스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포르투갈 역시 수비수 페페를 중원에 배치, 역시 레알 마드리드의 팀 동료 사비 알론소의 패스 줄기를 막아내려고 했다.

결국, 클럽팀 동료를 통해 상대팀 선수를 묶으려던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비책은 스페인의 승리로 귀결됐다. 호날두의 레알 마드리드 동료들이 호날두 봉쇄에 성공했고 사비 알론소는 이니에스타에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 비야의 득점에 출발점이 되는 활약을 펼쳤다.
 
경기 내내 과열되었던 분위기는 아르헨티나 주심이 관대한 성향을 띠었음에도 양팀 합계 30개가 넘는 파울이 양산했다. 양팀 모두 경기당 10개 내외의 파울을 범하는 깔끔한 플레이의 팀임을 고려할 때 상당히 투쟁적인 분위기로 경기가 흘렀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스페인은 사비 알론소가 이번 대회 팀의 첫 경고를 기록했고 포르투갈의 히카르두 코스타는 상대 수비수 호안 카프데빌라를 가격하고 퇴장당해 이번 격전의 클라이막스를 장식했다.
 
이날 승리로 스페인은 유로2004 조별리그에서 포르투갈에 패하며 조별리그 탈락한 아픔을 깨끗이 앙갚음했고 명실상부한 이베리아 축구의 맹주임을 확실하게 증명했다. 그리고 오는 7월 4일 새벽, 요하네스버그의 엘리스 파크에서 스페인은 파라과이를 상대로 남아공 월드컵 8강전을 치른다.



윤인섭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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