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6.30 21:11 / 기사수정 2010.06.30 21:11
[엑스포츠뉴스= 김진성 기자] 기분 좋은 반전이 일어나고 있는 롯데 마운드다.
5선발 찾기 1,2탄
그래서 5월 중순 이후 롯데는 이재곤을 기용했다. 구원으로 3경기에 등판해 6.2이닝 2실점을 한 그는 5월 29일 문학 SK 전부터 지난 27일 사직 SK 전까지 6경기 연속 선발 등판했다. 퀄러티 스타트를 3차례나 해냈으며, 8이닝 소화도 두 차례나 해냈다. 평균자책점은 4.17. 경험이 일천한 투수가 결코 해내기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게 그는 롯데의 5선발로 자리 매김 하는 듯했다.
그런데 그 사이 에이스 조정훈이 탈이 났다. 원조 에이스 손민한은 복귀하는 데 아직 시간이 좀 더 걸릴 예정이다. 결국, 선발 투수 1명이 더 필요해졌고 자연스럽게 이재곤은 4선발로 승격될 가능성이 커졌다. 선발 순서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그 뒤를 이을 선발 후보군이 이재곤이 그랬던 것처럼 또 다른 가능성을 보였다는 것이다.
당초 롯데는 전력에서 이탈한 조정훈 대신 이용훈을 5선발로 활용할 예정이었다. 이용훈은 6월 들어 단 한 경기에도 등판하지 않았지만 내달 3일 잠실 LG 전 선발로 나설 예정이다.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이용훈이 건강하고 구위가 좋다. 예전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지만 그의 선발 기용은 일종의 '실험용'이다. 올 시즌 선발 등판도 단 1차례뿐이고 평균자책점도 10.45로 좋은 편이 아니다.
김수완의 깜짝 호투
그런데 로이스터 감독의 5선발 찾기는 그게 끝이 아니었다. 08시즌 신고 선수로 입단했던 김수완이라는 '히든카드'를 허비하고 싶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는 지난 19일 잠실 LG 전에서 2.1이닝 3실점으로 물러난 것이 1군 등판의 전부다. 그러나 피하지 않고 씩씩하게 스트라이크를 잡아나가는 모습이 로이스터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우천으로 연기됐지만 당초 지난 25일 사직 SK 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다.
물론 그때 그는 이용훈과 마찬가지로 '실험용'선발 기용의 일환으로 등판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29일 대구 삼성전에서 장원준이 예상치 않게 2이닝 만에 조기 강판 되면서 롱 릴리프로 던질 기회를 맞이했다. 비록 패전처리 등판이었지만 그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4이닝 동안 8탈삼진을 솎아내며 퍼팩트 피칭을 했다. 5타자 연속 삼진을 솎아냈으며, 나머지 아웃카운트는 모두 땅볼로 잡았다. 직구는 140km 대 중반이었으나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 포크볼의 위력은 마치 조정훈의 1군 데뷔 초창기 모습을 보는 듯했다. 이미 07년 제주 관광 산업고 시절 대통령배 1회전에서 순천 효천고를 상대로 노히트 노런이라는 '대형 사고'를 친 전적이 있는 투수다.
로이스터 감독은 29일 경기 후 그에 대해 "스트라이크 제구력이 좋다. 직구도 좋고 3가지 구종을 스트라이크로 잡을 수 있다"며 칭찬했다. 실제로 그는 이날 44개의 투구 중 36개를 스트라이크로 잡았고, 11타자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꽂아 넣었다. 도망가지 않고 자신의 공을 믿고 던지는 싹수를 보였다. 얼떨결에 한 롯데의 '실험'이 성공으로 귀결됐다.
이변이 없는 한 그는 다음주 중으로 선발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커졌다. 롯데는 현재 장원준-사도스키-송승준-이재곤의 선발 로테이션이 확고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달 3일 잠실 LG 전에 이용훈이 출격한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서 김수완이 언제든 선발로 출격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29일 4이닝 퍼팩트 피칭으로 확인했다.
이렇게 되면서 롯데는 당분간 조정훈과 손민한이 없이도 선발 경쟁을 할 자원의 여유분을 확보했다.사실 조정훈과 손민한이 올 시즌 중으로 돌아온다고 해도 정상컨디션을 언제 회복할 것인지에 대한 보장은 전혀 없다. 더군다나 롯데는 막강타선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순위다툼에서 자유롭지 않지만 5선발 경쟁을 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고, 최적의 분위기가 조성돼 있는 상태다. 롯데의 5선발 경쟁이 김수완의 '깜짝 호투'로 본격적으로 불이 붙는 모양새다.
[사진= 김수완 (C) 롯데 자이언츠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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