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행복한 시즌이었죠".
NC 다이노스 박진우는 지난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제9회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 홈런레이스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에서 한선태(LG), 원태인(삼성)과 맞붙은 박진우는 한선태와의 서든데스 끝에 홈런레이스 우승을 차지했다. 알루미늄배트를 사용하기는 했지만 박진우는 고척돔 담장 상단을 넘기는 위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홈런레이스가 끝난 뒤 박진우는 "10년만에 배트를 잡아봤는데 오랜만에 방망이를 치니까 재미있더라. 아무래도 알루미늄배트다보니 타구가 멀리 잘 나갔다. 결승전까지 가니 욕심났는데, 우승까지 하게 되어 기분 좋다"고 얘기했다. 학창시절 타자로서는 어땠냐는 질문에는 "수비형이었다. 빠르게 포기하고 투수를 선택했다"고 웃었다.
이날 홈런레이스 우승에는 팀 동료 박민우의 조언 아닌 조언이 통했다는 후문. 박진우는 "민우가 갑자기 오더니 '형 그렇게 치면 안돼요'라면서 골반을 앞으로 더 밀어야 한다고 하더라. 내가 알기론 민우가 올 시즌 홈런 한 개 친 걸로 알고 있는데"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그래도 타자니까 '한 번 해보자' 하고 미니까 그래도 타구가 앞으로 가는 것 같긴 하더라.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프로 7년차인 박진우가 시즌 후 자선야구대회 같은 행사에 초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진우는 부경고와 건국대를 졸업하고 2013년 드래프트가 아닌 육성선수로 NC에 입단했다. 두 번의 2차드래프트로 두산을 거쳐 다시 NC로 돌아온 박진우는 올 시즌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41경기 140⅔이닝을 소화, 9승7패 5홀드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하며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각인시켰다. 박진우는 "그 전까지는 2군에만 있다보니까 항상 보는 입장이었는데, 참가하니까 행복하다"며 웃는다.
박진우는 "행복한 시즌을 보냈다. 7년차지만 1군에서 풀타임을 뛴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며 "나도 잘 모르겠지만 경찰야구단에서 유승안 감독님 밑에서 많은 걸 배웠다. 그동안 경쟁만 하다가 경찰청에서는 조금 내려놓고 2년 동안 잘 다듬었던 것 같다. 변화구 구종도 연습을 많이 했고, 자신감도 생겼다"고 돌아봤다.
이어 한 명의 이름을 더 언급했다. 그는 "양의지라는 대형포수가 왔기 때문에 야구가 잘 풀렸다. 다른 포수들도 잘하지만 의지 형은 타자를 읽는 것이 정말 다르다. '이 상황에 저렇게?' 생각해도 믿으면 적중한다. 그렇게 더 신뢰가 쌓이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이제서야 제대로 프로 무대를 경험했다고 할 수 있는 박진우에게 올 시즌 아쉬움은 없다. 하지만 매 해 보다 나아져야 한다는 것이 박진우의 마음가짐이다. 박진우는 "아쉬운 건 없지만 여기서 안주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변화구도 더 개발하고 싶고, 매년 더 발전하고 싶다"고 앞으로의 시즌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