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조은혜 기자] '한 겨울의 야구 축제' 답게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에는 올해도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양준혁야구재단이 주최 및 주관하는 '제8회 2019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가 열렸다. KBO리그의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참가한 이날 대회는 준비된 약 5,000석의 좌석이 모두 매진되며 여전히 뜨거운 야구열기를 내뿜었다.
◆시구자가 복선, 포지션 파괴 자체가 볼거리
JTBC 예능 프로그램 '뭉쳐야 찬다'의 '어쩌다 FC' 감독을 맡고 있는 안정환 축구 해설위원의 시구를 시작으로 종범신, 양신팀으로 나뉜 두 팀은 선발 라인업부터 엄청난 포지션 파괴를 만들었다.
종범신팀은 투수 고우석(유격수), 유희관(우익수), 안우진(1루수), 정우영(좌익수), 김민(2루수)이 타자로 나섰고, 강백호와 이창진이 각각 3루수, 포수를 맡았고, 이봉주가 중견수, 영남중의 김효원이 선발투수를 맡았다.
양신팀 역시 차우찬(2루수), 박세웅(우익수), 심수창(3루수), 조상우(1루수), 원태인(유격수), 이재학(중견수), 한선태(좌익수)가 타석에 들어섰다. 이정후는 포수마스크를 썼고, 정수빈이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좌타자 정은원은 지명타자로 우타자로 변신했다.
◆<겨울왕국> '아렌델'이 된 고척돔
가장 먼저 유격수를 맡은 삼성 원태인은 길리슈트를 입고 등장해 그라운드와 한 몸이 됐다. 자꾸 공이 빠지는 것은 포지션이 어색한 탓인지 얼굴을 가리는 길리슈트 탓인지 알 길이 없없다.
뒤이어 두산 유희관이 <겨울왕국>의 눈사람 캐릭터 '올라프' 의상을 입고 등장했다. 평소 올라프를 닮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유희관이었기에 위화감은 전혀 없었다. 이 올라프는 전력투구한 김하성을 향해 다짜고짜 배트를 던지기도 했고, 비디오 판독을 요구하며 사나운 모습을 보였다.
그랬던 올라프도 여왕 '엘사'의 등장에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 할리퀸 분장으로 고척돔을 뒤집어놓았던 LG 김용의는 올해는 '엘사'로 나타나 관중의 모든 시선과 마음, 어린이들의 동심을 순식간에 얼리고 말았다.
그리고 또다른 올라프가 등장했다. 작년 가오나시 코스프레로 대회의 분위기를 '하드캐리' 했던 삼성 김민수는 아예 올라프 탈을 쓰고 등장했다. 김민수는 연신 올라프의 해맑음을 연기했다. 이학주의 응원가에 맞춰 안무를 선보이는 '인싸력'을, '스리피트 라인을 지켜주세요'는 깃발을 들고 1루를 지키며 '야잘알'의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강백호를 연기하는 이창진, 박찬호를 연기하는 박찬호
선수들이 선수들을 따라하는 모습 역시 좌중에게 웃음을 안겼다. 키움 이정후가 동료 김하성을 따라한 뒤 KIA 이창진은 강백호의 유니폼을 입고 등장해 KT 강백호의 타격폼을 똑같이 따라했고, 여기서 그치지 않고 삼진을 당한 뒤 고함을 치는 장면까지 재연했다. 논란이라면 논란이었던 장면이지만, 강백호도 함박웃음을 터뜨리며 더그아웃에서 보이는 자신의 모습을 즐겼다.
KIA 박찬호는 '레전드 투수' 박찬호의 61번을 달고 마운드에 올라 박찬호의 투구폼을 따라했다. 하지만 그럴듯한 모습과 달리 박찬호는 전 마라토너 이봉주에게도 안타를 허용하는 등 '투 머치 안타'를 허용하며 종범신팀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정면승부라도, 정면승부 아니라도 '큰웃음'
알루미늄 배트를 사용했고, 스코어가 큰 의미는 없었지만 이날 양 팀은 도합 34점을 내는 엄청난 난타전을 벌였다. 마운드에 오른 타자들 역시 온 힘을 다해 공을 뿌렸지만 투수들의 기세가 거침이 없었다. 두산 이영하는 여러 타자들을 제치고 이날 유일하게 홈런을 기록했고, 유일한 삼자범퇴는 LG 타자 채은성이었다.
선공인 종범신팀이 5점을 먼저 뽑아내자 1회말 양신팀이 곧바로 쫓아갔고, 양 팀의 시소게임이 계속 됐다. 그 와중에 여러가지 재미있는 상황들이 있었다. 강백호가 타석에 들어서자 양신팀은 3루를 비우고 완전히 우측으로 이동하는 극단적인 시프트를 가동했다. 하지만 영리한 강백호는 3루 측로 번트를 대 2루타를 만들어내는 기염을 토했다.
강백호가 마운드로 자리를 옮긴 후에는 이정후와의 대결이 눈길을 모았다. 3볼에 몰리자 이정후가 타석에 앉아 강백호를 도발했으나 구심이 내리 스트라이크 판정을 하면서 풀카운트. 강백호의 체인지업에 이정후의 배트가 헛돌며 이정후가 삼진을 당했다. 이후 집단 항의(?)까지 서슴지 않는 치열한 대결 끝에 레전드 이종범과 이상훈의 맞대결을 마지막으로 양신팀이 종범신팀을 18-16으로 눌렀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고척, 윤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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