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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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결단 한국, 여유만만 사우디

기사입력 2005.08.17 01:18 / 기사수정 2005.08.17 01:18

김성진 기자

같은 처지에 있던 양팀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양팀은 일찌감치 월드컵 본선을 확정지었고 최종예선의 마지막 경기는 본선 준비를 위한 테스트성의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은 동아시아컵에서의 졸전으로 인해 감독 경질론까지 나오며 베스트 멤버로 구성한 반면 사우디는 예상했던대로 본선 준비 차원에서 새 얼굴들을 포함시키며 부담없는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은 남북통일축구에서의 3-0 완승으로 일단 분위기 전환에는 성공했다. 또한 정상의 컨디션을 자랑하는 해외파 선수들의 차출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통일축구 경기를 치른지 3일만에 다시 경기에 나선다는 점에서 체력적 부담이 보이지만 대표팀 선수들은 사우디에게 두번 질수 없다며 필승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또한 홈에서 만큼은 중동팀들에게 지금까지 패배를 허용하지 않았다는 점도 더욱 힘을 얻게해준다.

한국은 3-4-3의 공격적인 전술로 경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최전방 스리톱의 중앙은 슬럼프 기미가 보이는 이동국 대신 안정환이 원톱으로 출전할 것으로 보이며 부상에서 횝고한 박주영과 차두리가 좌우 날개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프랑스, 독일에서 오는 안정환, 차두리의 시차 문제등으로 인해 이들은 후반 교체 투입도 예상할 수 있다. 이 경우 통일축구에서 박주영과 함께 스리톱으로 나온 정경호, 김진용의 선발 출장도 예상된다.

공격진에선 특히 박주영의 움직임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왼쪽 윙포워드로 출전하지만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오른쪽, 중앙등 경기장을 폭넓게 사용하며 사우디의 수비를 헤집을 것으로 보인다. 발빠른 차두리나 정경호가 이에 맞춰 박주영과 함께 상대 수비를 헤집는다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며 중앙의 공격수에게도 많은 득점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4명의 미드필더는 김동진-김두현-백지훈-이영표로 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어보이는 미드필드 라인이지만 계속되는 부진을 보이는 김동진을 이번에도 기용할 것인지가 궁금하다. 본프레레 감독 부임이후 많은 신뢰를 받고 있는 김동진이지만 그동안 기대 이하 모습만을 보여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오히려 통일축구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조원희를 다시한번 테스트하는 차원에서 선발로 기용하고 이영표를 본 포지션인 왼쪽으로 돌려 새로운 미드필드라인을 가동해보는 것이 더 좋기 때문이다.

스리백에는 김영철-유경렬-김진규가 튼튼한 수비를 보여줄 것이다. 김한윤의 부상 회복에 따라 김영철 대신 김한윤의 출장도 가능하지만 테스트 차원에서 조용형의 기용도 조심스레 점쳐본다. 대표팀의 수비진은 간혹 수비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수비 조직력은 조금씩 완성 단계에 들어간 모습이다. 앞으로도 지금과 같이 좋은 모습이 유지되어 수비 전술이 완성된다면 2002 월드컵때의 모습 못지 않은 스리백이 나올 것으로 분석된다.

월드컵 최종예선의 마지막 경기이지만 본선을 준비하는 평가전정도로 경기에 임할 것으로 보이는 사우디는 스트라이커 알 자베르를 비롯 알 사우디 카리리, 모하메드 알 샬후브등 6명의 주전급 선수들을 이번 원정 멤버에서 제외시켰다. 대신 한국전에서 새 얼굴들의 기용을 통해 향후 선수 운용에 대한 구상을 할 예정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전급 6명이 빠졌다고 사우디의 전력이 약화된 것으로 보는 것은 금물이다.

특히 2000년 AFC 올해의 선수인 나와프 알 템야트의 합류가 눈에 띈다. 부상으로 인해 그동안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뛰지 못한 알 템야트는 알 자베르가 없는 사우디 대표팀의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해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원에서 게임 리딩을 하며 새 얼굴들의 합류로 다소 약화된 사우디의 공격을 이끌 예정이다.

게다가 AFC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동아시아 축구에 강한 모습을 보여준 알 이티하드 의 마브룩 자히드, 모하메드 아민 등의 대표팀 합류도 한국전을 준비하는 사우디에겐 큰 힘이 된다. 이들의 경험은 동아시아 축구에 경험이 적고 맞상대하기엔 다소 불안한 전력으로 원정온 사우디 선수들에게 그 어떠한 것보다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이런 경험 많은 선수들을 주축으로 무리하지 않고 90분간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다양한 전술과 선수 운용 등을 시험할 예정이다.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만큼 좋은 스파링 상대도 없으며 내부적으로 절박한 상황에 놓여버린 한국이기에 사우디로서는 좋은 평가전 상대라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본선을 대비한 다양한 실험을 할 사우디와 비난 여론을 의식해 승리를 거두지 않으면 안되는 한국. 상반된 입장을 가진 양 팀중 경기 종료후 승리의 미소를 지을 팀은 과연 어느 팀이 될지 축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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