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6.27 09:49 / 기사수정 2010.06.27 10:08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아쉬움이 남지만 큰 의미가 있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이었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26일(한국 시간) 오후 11시 넬슨 만델라베이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16강전에서 우루과이를 상대로 1-2로 아쉽게 패배하며 2010 남아공월드컵의 모든 일정을 마쳤다.
비록 허정무호는 8년 만의 8강 진출과 남미 상대 월드컵 첫 승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이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게 되었단 점에서 의의가 크다.
대한민국은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아시아 국가 최초로 4강 진출이란 위업을 달성했지만 '개최국 홈 이점'이나 '심판 판정의 도움'을 등에 업고 얻은 것으로 폄하를 받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하며 대한민국이 더 이상 세계 축구의 변방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 냈다.
대한민국은 이번 대회를 포함 7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을 뿐 아니라 최근 3번의 월드컵에서도 각각 4강, 1승 1무 1패로 아쉽게 조별예선 탈락, 16강의 성적을 거뒀다. 본선 출전조차 쉽지 않은 월드컵에서 이 정도의 성과를 거둔 나라는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다.
특히, 대한민국이 일본과 함께 동반 16강에 진출함에 따라 아시아 출전 4개국 중 절반이 16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룩했다. 지난 2006 독일월드컵 당시 우리를 포함한 아시아 4개 팀은 모두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에 아프리카축구연맹은 아프리카의 실력과 가입국 숫자에 비해 쿼터(5장)가 적다며 아시아 쿼터 한 장을 아프리카로 달라는 '아시아 쿼터 축소' 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프리카는 개최국 남아공을 포함 6개국 중 가나를 제외한 모든 팀이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심지어 나이지리아, 카메룬, 알제리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아시아의 성과에 비해 아프리카가 자대륙에서 열린 대회에서 초라한 성적을 거둠에 따라 '아시아 쿼터 축소 논란'은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축구가 아시아 축구의 리더이자 대변인임을 실력으로 입증한 셈이다.
한국 축구 내적으로도 이번 남아공월드컵 16강 진출은 큰 의미가 있다. 2002년 거스 히딩크 감독의 성공 이후 국내 축구계와 팬들은 '세계 축구의 흐름'을 쫓아간다는 명분과 '국내 지도자 능력 부족'을 근거로 외국인 감독만을 선호했다. 핌 베어벡 감독이 2007 아시안컵을 끝으로 사임한 이후에도 능력있는 외국인 감독이 계속 대표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여론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허정무 감독은 월드컵 본선 7회 연속 진출은 물론 외국인감독들도 해내지 못한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하면서 '국가대표팀 감독에 토종 지도자는 안 된다.'는 편견을 말끔하게 씻어냈다.
동시에 원정 16강 진출은 2002년 4강 신화 이후 지지부진하던 대표팀의 세대교체가 성공적으로 완료됐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박지성, 이영표, 김남일, 이운재 등의 베테랑과 박주영, 이청용, 기성용, 정성룡으로 대표되는 신예들이 조화를 이뤄 역대 최강의 대표팀 전력을 구성했다는 평가다. 특히 젊고 재능있는 선수들의 주전 등극은 향후 10년간 한국 축구의 밝은 미래를 얘기해 주고 있다.
[사진=대한민국 대표팀, 허정무 감독 ⓒ 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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