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6.27 10:59 / 기사수정 2010.06.27 11:00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꿈을 이뤘다. 비록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한 '유쾌한 도전'이 이어졌지만 빗 속에서 꿈은 아쉽게 사라지고 말았다. 그래도 태극전사들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고, 후회 없는 한 판 승부를 벌이며 2010년 6월,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다.
조별 경기에서 2골을 넣으며, '골넣는 수비수'로서의 명성을 날린 이정수(가시마)는 이번 본선에서 낳은 최고 스타였다. 안정적인 수비 능력과 공격 본능을 동시에 갖춰 '팔방미인'다운 면모를 보여줬던 이정수는 첫 본선 경험에서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로 두각을 나타내며, 스타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세트 피스에서 강한 면모를 과시하며, 예상치 못하게 2골을 터트린 이정수는 다음 월드컵에서도 활약을 기대해 볼 만 한 수비진의 기둥으로 성장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일병 군인' 김정우(광주)의 활약도 돋보였다. 마른 체형으로 체력이 떨어지고, 거친 태클로 인한 파울로 맥을 끊는다는 비판을 받았던 그는 군인다운 패기와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로 보이지 않는 위치에서 상대의 공격 흐름을 완벽하게 끊는 역할을 수행하며, 16강 진출의 '숨은 주역'으로 떠올랐다. 크게 주목받지 못해도 악착같이 뛰고 또 뛰며 미드필더와 수비 간의 유기적인 플레이를 하는 중요한 역할을 거의 완벽하게 소화한 김정우의 재발견은 이번 월드컵에서 눈에 띈 성과 가운데 하나이기도 했다.
신드롬급 태풍을 몰고 온 '차미네이터' 차두리(프라이부르크)도 눈부신 활약을 펼친 태극전사였다. 강력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한 위력적인 몸싸움 능력으로 측면 수비에서 제 몫을 다 해주었고, 본래 포지션인 공격 본능도 유감없이 보여주며 팬들에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로봇설', '차바타' 등 온갖 별칭을 쏟아내며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모으기도 했던 차두리는 지난 월드컵에서 나서지 못한 한을 풀어내며 2002년보다 더 많은 인기를 얻는 스타로 떠올랐다.
넘을 수 없을 것 만 같았던 주전 벽을 넘어 남아공에서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발휘한 골키퍼 정성룡(성남)도 돋보였다. 경험 부족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안정적인 공중볼 처리와 키핑력을 선보인 정성룡은 이운재 은퇴 후 한국 축구를 이끌 차세대 수문장으로서 입지를 다지며,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마지막 우루과이전에서의 실수가 아쉬웠지만 아직 선수로서 월드컵 출전 기회는 많이 남아있는 만큼 향후 활약이 기대된다.
'자동문'이라는 오명을 벗어던지고 '제2의 홍명보' 타이틀을 다시 얻은 조용형(제주)도 인상적이었다. 감각적이면서 안정된 수비와 공격으로 찔러주는 롱패스가 좋았던 그는 자신의 기량을 100% 보여주면서 안정된 모습을 보여줬다. 허정무 감독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으며 꾸준하게 기량을 끌어올린 조용형은 성숙해진 능력을 바탕으로 더 큰 선수로 발돋움할 가능성을 이번 월드컵을 통해 확인했다.
꾸준한 자기 관리가 뒷받침되면 적어도 다음 월드컵에서의 활약도 기대되는 태극전사 5인방. 원정 첫 16강의 주역으로 떠오른 이들이 또다른 신화를 이룰 수 있는 밑거름이 될 만 한 모습들을 소속팀이나 대표팀에서 앞으로도 꾸준히 보여줄 지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사진=이정수, 차두리(C) 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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