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꼬마 김성훈이 첫 번째로 꿨던 꿈은 그냥 형이 되는 것이었다고 했다. 그 다음은 요리사였고, 아버지를 보면서 야구선수를 꿈꿨다고 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받던 투수 김성훈은 야구선수로서의 꽃을 다 피우지 못하고 우리 곁을 떠났다.
한화 이글스 투수 김성훈은 지난 23일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구단은 "경찰에서 사인과 사건 경위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실족에 따른 사고사로 밝혀졌다"며 "안타까운 사건인 만큼 유족과 고인을 위해 사실과 다른 보도를 자제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수줍은 얼굴을 했지만 누구보다 씩씩하게 공을 던졌다. 경기고를 졸업하고 2017년 2차 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김성훈은 드래프트 직전 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선수였다. 입단 첫 해 찾아온 입스(YIPS)를 이겨내고 치열하게 마운드에 섰다.
지난해 7월 22일 데뷔전에서는 5⅓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기대를 높였다. 한용덕 감독은 김성훈의 투구를 보고 "한마디로 '대박'이었다"며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당시 "점수를 줘도 감독님한테 가서 '걱정하지 마십쇼' 하고 주먹 하이파이브를 하라고 했다"는 아버지 KIA 김민호 코치의 말에 한 감독을 향해 달려가던 모습이 생생하다.
승리투수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몇 차례 있었지만 결국 이뤄지지 못했다. 지난해 9월 21일 6이닝 3실점으로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를 하고 승리투수를 놓쳤을 때도, 그는 "내가 조금 더 잘 던졌으면 할 수 있었던 거라 서운한 것은 없다"고 자신을 자책했다.
'볼빨간 성훈이'라는 자신의 별명을 설명하면서도 정말 발그레한 볼을 하고 웃던 얼굴이 선명하다. 그 얼굴을, 그 미소를 아는, 그러면서도 마운드에서는 힘차게 공을 뿌렸던 그의 모습을 아는 모든 이들이 슬픔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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