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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현, 넥센 선발진이 건진 또 다른 영건

기사입력 2010.06.21 08:29 / 기사수정 2010.06.21 08:29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진성 기자] 넥센 선발진에 또 한 번 영건이 보강됐다.

넥센은 지난 시즌 주축 선발투수인 이현승과 장원삼을 두산과 삼성에 보내면서 올 시즌 선발진을 완전히 새롭게 짰다. 그러나 용병 번사이드와 작년 포스트 시즌에서 맹활약했던 금민철 외에는 딱히 적임자가 보이지 않았고, 김수경, 김상수, 김성현이 선발진의 후미를 맡으며 불안한 모양새로 올 시즌을 출발했다.

불펜에서 찾은 돌파구

그러나 김수경, 김상수, 김성현은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5월부터 서서히 이탈하기 시작한 이들은 최근 1군에서조차 얼굴을 보기 힘든 실정이다. 이때 넥센 김시진 감독은 불펜으로 시선을 돌렸다. 선수층이 엷은 넥센은 궁여지책으로 불펜에서 괜찮은 구위를 보이는 선수 중 선발로 적합해 보이는 투수를 선발로 실험했다. 첫 작품이었던 배힘찬은 최근 구위가 떨어지며 좋지 않은 모습이지만, 두 번째 작품이었던 고원준은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이제 김 감독의 세 번째 작품인 문성현 '카드'가 서서히 적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문성현은 충암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전체 31번으로 넥센에 입단한 투수다. 그는 작년 아시아 청소년 야구 선수권에서 고비 때마다 불펜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면서 MVP를 따냈다. 

도전, 선발투수

그래서 올 시즌 초반에도 불펜에서 기량을 점검받았다. 5월 8일 목동 한화 전에서 1군 데뷔를 한 그는 이후 10경기에서 1패 5.0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그런데 도망가지 않고 정면승부를 할 줄 아는 기질을 높게 산 김 감독의 눈에 들어 지난 10일 목동 롯데전에 첫 선발등판을 했다. 결과는 1.1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지만 김 감독은 팀 사정상 그에게 계속 기회를 줬다.

결국, 그는 김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15일 목동 SK 전에서 패전투수가 됐지만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데 이어, 20일 목동 두산 전에서도 역시 승리투수와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6이닝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팀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지난주에만 두 번 등판하면서 2연속 퀄러티  스타트를 달성했다.

두려워하지 않는 정면승부는 선발 등판에서도 여전했다. 자신의 주무기인 볼 끝이 좋은 직구를 위기 때마다 뿌렸다. 낙차 큰 슬라이더도 양념으로 써먹었다. 그러자 구원등판 했을 때 1~2이닝을 던지면서도 게임당 2~3개의 볼넷을 허용했던 그가 최근 두 경기 연속 6이닝을 소화하면서도 총 5개의 볼넷을 허용하는 데 그쳤다.

특히 지난 20일 목동 두산 전에서는 4회에 안타와 볼넷, 폭투가 이어지며 1실점 했으나 그 외에는 이렇다 할 위기조차 없이 산발 안타로 두산 강타선을 막아냈다. 경기 중반으로 갈수록 자신감이 더해지는 모습이었다. 선발 맞상대였던 두산 김선우의 호투에 전혀 밀리지 않았다.

문성현의 선발 호투에 김 감독도 한 시름을 놓았다. 최근 5선발 요원인 배힘찬이 부진한데다 금민철도 페이스가 좋지 않다. 현재 넥센 선발진은 번사이드와 고원준이 앞에서 이끌고 있는 모양새인데, 20일 그의 호투는 선발진의 짜임새를 더해줬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20일 경기 후 김 감독은 "문성현이 정말 잘 던져줬다. 금민철-고원준과 함께 넥센 마운드의 미래다"라며 흐뭇해 하는 모습이었다. 이제 다음 선발 등판은 26일 목동 삼성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는 아직 선발로 두 번의 호투에 그쳤을 뿐이다. 확실한 선발진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좀 더 검증이 필요하다. 상대 분석에 대응하는 능력도 키워야 한다. 그러나 타자들의 위력이 대단한 국내 리그에서 구력이 짧은 젊은 투수가 선발로 두각을 드러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넥센은 미래의 전력 원을 꾸준히 찾는 것이 가장 시급한 팀이다. 그러한 점에서 문성현은 넥센 선발진이 건진 또 다른 영건이다.

[사진= 청소년 대표 시절의 문성현(맨 왼쪽) (C) 엑스포츠뉴스 김현희 기자]



김진성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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