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6.19 11:33 / 기사수정 2010.06.19 11:33
[엑스포츠뉴스=강승룡 기자]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강팀들이 생각외로 제 전력을 다하지 못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프랑스가 멕시코에 완패하며 탈락 위기에 몰렸고, 스페인 또한 스위스에 덜미를 잡혔다.
브라질은 북한을 상대로 고전 끝에 신승했고, 첫 경기에서 대승을 거둔 독일마저 세르비아에 0-1로 패하며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게 되었다. 그나마 아르헨티나가 2연승을 거두며 체면을 세우고 있는 중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잉글랜드는 미국과의 1차전에서 그린 골키퍼의 어처구니없는 자책골로 1-1로 비기더니, 알제리와의 2차전에서는 한 골도 넣지 못하며 0-0 무승부에 그쳤다.
그리하여 잉글랜드는 슬로베니아와의 최종전에서 반드시 승리하여야 자력으로 16강 진출이 가능하게 되었다.
잉글랜드가 속한 C조에서는 슬로베니아가 알제리에 거둔 승리로 인하여 1위를 기록하고 있고, 미국과 잉글랜드는 2무승부를 거두며 다득점 원칙에 의해 나란히 2,3위를 달리고 있다.
C조의 조별리그 네 경기 중 세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면서, 모든 팀이 마지막 경기까지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을 정도로 팽팽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
그렇기에, C조에서는 최종전 경기 결과에 따라 골득실, 다득점, 승자승으로도 16강 진출을 가릴 수 없는 시나리오가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
C조의 최종전 두 경기가 모두 무승부로 끝날 경우, 잉글랜드와 미국이 3무를 기록하고 다득점까지 같아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물론 다득점에서 2점이나 앞서는 미국이 잉글랜드보다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만약 잉글랜드가 슬로베니아를 상대로 2-2 무승부를 거두고, 미국과 알제리가 0-0 무승부를 기록할 경우, 잉글랜드와 미국은 3무로 승점 3점을 기록하는 것은 물론, 득실에서도 3득점 3실점으로 완전한 동률을 이루게 되는데, FIFA의 월드컵 조별리그 규정에서 골득실, 다득점, 승자승으로도 순위를 가릴 수 없는 경우에는 추첨으로 순위를 정하게 된다.
역대 월드컵에서 골득실, 다득점, 승자승으로도 완전한 동률을 기록한 적이 한 번 있었다.
90년 이탈리아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이러한 상황이 발생했는데, 공교롭게도 잉글랜드가 아일랜드, 네덜란드, 이집트와 함께 F조에 속했다.
잉글랜드가 1승 2무로 조1위를 차지한 가운데, 아일랜드와 네덜란드가 나란히 3무승부를 기록하였는데, 골득실에서 2득점 2실점으로 동률을 이루며 2위와 3위를 가릴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FIFA는 추첨을 통해 F조의 순위를 결정하였고, 아일랜드가 2위, 네덜란드가 3위를 기록했다.
당시에는 24개팀이 본선에 참여하여 조3위 팀에게도 와일드카드를 통해 네 팀이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는지라, 아일랜드와 네덜란드가 모두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32개팀이 본선에 참여한 이번 월드컵에서는 각 조의 1,2위팀만이 16강 진출이 가능한 상황이다. 잉글랜드는 당시 조별리그에서 이집트에 거둔 단 한 번의 승리로 추첨까지 가는 불상사 없이 조1위로 무난하게 조별리그를 통과했지만,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추첨으로 16강 진출팀을 가리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잉글랜드가 그 당사자가 될 위기에 놓였다.
과연 잉글랜드가 슬로베니아와의 최종전에서 승리하며 경우의 수와 관계없이 자력으로 16강 진출이 가능해 질 것인지, 아니면 팽팽한 접전 끝에 20년만에 추첨으로 16강 진출팀을 가리는 상황이 발생할 것인지, C조의 최종전 두 경기가 상당히 흥미진진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경기가 안풀리자 답답해 하는 잉글랜드 대표팀의 웨인루니 ⓒ 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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