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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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월드컵은 '남미의 잔치'

기사입력 2010.06.17 13:31 / 기사수정 2010.06.17 18:32

윤인섭 기자

 [엑스포츠뉴스= 윤인섭 기자] 16일 밤(한국 시각)에 열린 스페인과 스위스와의 경기를 끝으로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1라운드가 마무리됐다. 17일 새벽에 열린 남아공과 우루과이의 경기를 시작으로 월드컵 32강은 조별리그 2차전을 맞이하게 됐다.
 
현재까지17경기가 펼쳐진 남아공 월드컵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경기당 2골에 한참 못 미치는 저조한 득점력이다. 한국과 일본으로 대표되는 아시아 축구의 약진, 개최국 남아공의16강 탈락 위기로 대변되는 아프리카 축구의 부진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진, 이번 월드컵에 나타난 의미 있는 움직임 중 한 가지 부분에 대해 별 반응이 없는 듯하다. 바로, 남미를 대표해 월드컵에 나선 다섯 나라의 무패행진이다.
 
브라질, 칠레,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등 본선 티켓4.5장이 걸린 남아공 월드컵 남미지역예선을 통과한 이들 다섯 나라는 월드컵 조별리그 1라운드에서3승2무의 훌륭한 성적표를 거둬들였다. 17일 새벽, 우루과이가 개최국 남아공을3-0으로 완파한 것까지 포함하면 이들의 성적은 4승 2무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남미는 뉴질랜드 한 팀이 나선 오세아니아를 제외하자면, 유일하게 무패가도를 달리는 대륙인 셈이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북한과 나이지리아에 예상된 승리를 거뒀고, 칠레 역시 한 수 위의 전력을 과시하며 온두라스에 1-0으로 승리했다. 우루과이와 파라과이는 지난 대회 결승진출팀 이탈리아와 프랑스에 무승부를 거두는 저력을 발휘했다. '남미 축구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빼면 별 볼일 없다'라는 선입견을 무너뜨리는 결과이다.
 
이러한 남미 축구의 선전을 가능케 한 요인으로는 수비진의 안정화를 첫손에 꼽을 수 있다. 6경기를 치르는 동안 남미 국가의 골문을 연 선수는 이탈리아의 다니엘레 데 로시(파라과이 전)와 북한의 지윤남(브라질 전)뿐이다.
 
사실, 무실점을 기록한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칠레는 남미 지역예선 내내 불안한 수비로 골치를 썩여왔던 팀들이다. 그러나, 본선이 시작되자 플랫3와 플랫4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전술적 유연성을 보여줬고 이를 통해 공수의 균형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비록, 실점을 허용했지만 파라과이 역시 4백 수비수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이탈리아에 승리를 거둘 뻔했고 브라질은 현재 세계 최고의 수비 조직력을 갖췄다는 평가이다.
 
6경기에서 8득점이란 수치는 만족할 만한 성과는 아니지만 내실을 들여다보면 남미 팀들은 빠른 속공과 간결한 볼 터치에 의한 유연한 공격 전개로 위력적인 공격력을 보여줬다.
 
우루과이는 2차전 남아공전에서 디에고 포를란과 루이스 수아레스의 콤비 플레이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줬고,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는 득점만 없었을 뿐, 바르셀로나에서의 활약을 대표팀에서 재현해내었다. 칠레는 알렉시스 산체스, 마티아스 페르난데스 등 미드필드 진의 원활한 패스 플레이와 출중한 개인기로 자신들의 경쟁력을 입증했고 브라질은 다른 팀이 흉내 낼 수 없는 창조적인 플레이로 북한의 밀집수비를 무너뜨렸다.
 
파라과이는 이탈리아전에서 수비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날카로운 역습과 '남미의 유럽'다운 선이 굵은 축구로 슬로바키아와 뉴질랜드보다 한 수 위의 전력을 과시했다.       
 
1970년대에 접어들어 우루과이 축구의 몰락으로 브라질-아르헨티나의 양강 구도로 좁혀졌던 남미 축구.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에서 8위를 차지한 페루 이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제외한 남미의 그 어느 팀도 월드컵 8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21세기에 열린 두 차례의 월드컵에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이외의 팀은 단 한 팀만이 16강에 진출했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에서 유례없는 강세를 보이는 남미 축구는20년 만의 전 팀16강 진출에 한 발 다가섰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남미 축구의 강세가 계속 이어질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윤인섭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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