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6.17 11:00 / 기사수정 2010.06.17 11:00
[엑스포츠뉴스=조성룡 기자] 남아공 월드컵도 이제 모든 팀이 첫 번째 경기를 마쳤다.
축구팬들은 이제 월드컵 시차에 적응할 때가 됐고 각 팀들은 남은 경기를 통해서 16강에 어떻게 올라가야 할지 전략을 한창 짜고 있을 때다.
이번 월드컵의 특징은 '골이 없다는 것'이다. 아직도 두 골을 넣은 대한민국이 전체 경기에서 많은 골을 넣은 편에 속한다는 것은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한다. 비록 모두 한 경기만을 치렀지만 2002년에 독일이 사우디를 8대 0으로 이긴 것과 같은 그런 모습은 전혀 보이지도 않고, 볼 것 같지도 않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자블라니다. 역대 월드컵 공인구 중에서 가장 원형에 가깝게 만들어졌다는 자블라니는 선수들에게 득점력과 경기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했지만 현실은 오히려 선수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높은 탄성과 반발력으로 인해 자블라니는 '탱탱볼'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튄 볼을 헤딩하려는 선수는 항상 머리 뒤로 넘어가는 공을 어이없게 바라봐야 했고, 크로스는 더욱더 빨라져 공격수들이 쉽게 헤딩슛을 날리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물론, 경기가 열리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일부 경기장이 해발 1500m 이상에 자리 잡고 있어 공기의 저항이 적어지기 때문에 공의 회전이 적어지고 궤적이 일정치 않은 현상이 일어나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벌어진 경기들을 봤을 때 이것은 단순히 변명 같다는 느낌이 들 뿐이다.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멋진 프리킥 골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염기훈이 "자블라니는 살살 차면 넘어가고, 넘어갈 것 같은 공은 멀리 안 간다"라고 말한 것처럼 차는 선수마저도 자블라니를 예측할 수 없다. 게다가 인사이드 킥이 제대로 감기지 않는 이 공은 지금까지 프리킥 골이 단 한 골도 없었다는 사실을 대변하고 있다.
오히려 골키퍼 실책에 의한 골은 더욱더 자주 볼 수 있을 예정이다. 반발력이 2006년 독일 월드컵의 '팀 가이스트'보다 5%가량 높다 보니 골키퍼들은 슈팅을 잡는 대신 주로 펀칭으로 쳐 내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또한, 안전하게 공을 잡으려다가 놓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골키퍼는 골을 막는 마지막 선수라는 것을 생각할 때 매우 위험한 일이다. 뉴질랜드의 골키퍼가 공을 차려다가 헛발질한 것부터 시작해서 잉글랜드 그린 골키퍼가 공을 놓쳐 실점한 것까지. 정말로 자블라니는 골키퍼에게 두려움의 대상으로 다가온다.
남은 조별예선, 그리고 16강부터 벌어지는 토너먼트까지 모든 팀의 과제는 아마 자블라니에 대한 적응일 것이다. 자블라니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 자는 월드컵 트로피를 입에 맞출 것이다.
나도 선수들을 위해 노래 하나 불러주고 싶다. '자블라니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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