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유형섭 기자] 몇 년간 브라질의 축구라 한다면 상대의 쉴 틈을 주지 않는 화려한 공격축구였다면, 앞으로의 브라질 축구는 상대에 공간조차 허용하지 않는 치밀의 조직력축구가 될 것이다.
둥가의 반항
남아공 월드컵에 임하는 둥가 브라질 감독의 컨셉은 확실하다. 세계 최고의 라이트백 마이콘의 돌파, 멜루와 지우베르투 시우바의 치밀한 압박, 엘라누의 공배급, 호비뉴의 헛다리, 파비아누의 마무리. 그리고 공격에 관련한 모든 것이 가능한 에이스, 카카. 수많은 축구팬들은 중원 점유율에 중점을 둔 축구를 하는 브라질을 보며 약간은 생소한 스타일의 축구를 느끼게 될 것이다.
2002년의 브라질은 월드컵 우승을 달성했으나 자국 축구팬들에게 조차 비난을 받았었다. 이는 3R에게 모든 공격을 맡긴 수비지향 축구였기 때문이다. 주심의 휘슬 소리가 불릴 때까지 공격, 또 공격만이 필요하다는 축구팬들에게2006년 독일 월드컵의 브라질은 마케렐레와 비에이라 앞에서 그 한계를 완벽히 드러냈었다. 둥가 감독은 브라질의 삼바 리듬에 현대 축구의 요소를 받아들였다. 다이나믹함은 떨어지더라도 지지 않는, 우승을 목표로 하는 축구. 둥가 감독은 브라질 축구팬들을 상대로 반항을 준비하고 있다.
브라질의 공격은 사라지지 않는다
브라질이 중원에 힘을 쏟는다고 특유의 공격성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선 헛다리 짚기라 불리우는 비씨클레타 테크닉을 자주 보이는 브라질의 악동 호비뉴와 더 이상 수식어가 필요 없는 카카의 콤비는 브라질 특유의 삼바 리듬을 보여줄 것이다. 전방에는 현재 브라질 스트라이커 중 최고의 골감각을 지닌 파비아누가 그들의 멋진 패스를 득점으로 연결할 것이다. 물론, 주장인 센터백 루시우의 공격성을 떼어놓는다면 섭섭하다. 또한, 둥가는 중앙으로 집중될 수 있는 공격 빈도의 분산을 위해 직선적인 측면 수비수들을 중용하고 있다. 라이트백 포지션에는 현재 세계 최고의 라이트백인 마이콘이 바르셀로나의 다니 아우베스를2인자로 밀어내며 주전으로 활약한다. 레프트 백 포지션에는 오히려 레프트 윙으로 뛰는 리옹 소속의 바스토스가 주전으로 낙점됐다. 이는 측면 수비수들이 돌파 후 크로스를 맡아야 하는 둥가 감독의 고집이다. 일부 축구팬들은 카를로스의 후계자로 지목된 레알 마드리드의 마르셀루를 탈락시키고 미드필더 출신에 수비력까지 불안한 바스토스를 기용한다는 것에 아쉬움의 소리를 내고 있다.
브라질의 에이스 – 카카
호나우두가 늙고, 아드리아누가 스스로 몸을 망치고, 호나우지뉴가 둥가에게 버림받으면서, 과거 ‘환상의4중주’에서 유일하게 남은 선수는 카카가 되었다. 둥가 감독이 부활의 기미를 보였던 호나우지뉴를 최종 명단에서 탈락시킨 것은 브라질의 공격을 카카를 중심으로 꾸릴 것이라는 둥가 감독의 노림 수라 할 수 있다. 경기장 위 브라질10명의 선수는 카카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카카는AC 밀란 시절 역동적인 돌파보다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부상 복귀 후 보여주었던 페널티 에어리어 외곽에서 빈틈을 찾으며 팀의 공격을 정돈하는 모습을 브라질 국가대표팀에서 보이고 있다.
많은 축구팬들은 브라질이 월드컵 본선 첫 경기 북한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보다 얼마나 많은 골을 넣어줄 것이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G조의 포르투갈과 코트디부아르로 인해 죽음의 조라 불리고, 여차할 경우 득실 차에 따라16강 진출팀이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강’이라는 칭호를 붙일 수 있는 축구의 나라, 브라질. 우승과 재미. 둥가 감독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낼 수 있을지 기대해보자.
유형섭 기자 pres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