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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불허전' 브라질, 북한전 통해 저력 입증?

기사입력 2010.06.15 10:31 / 기사수정 2010.06.16 09:29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삼바 군단' 브라질 대표팀은 북한과의 첫 경기에서 무난하게 승리할 수 있을까?

▶ 브라질 대 북한 (6월 16일 새벽 3시 30분, 요하네스버그 엘리스 파크)

2010 FIFA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월드컵에서 통산 6번째 우승을 노리는 브라질이 오는 16일 새벽 3시 30분(한국시각) 북한과 격돌한다. 북한, 코트디부아르, 포르투갈과 '이번 대회 최고의 죽음의 조' G조에 속한 브라질은 개인기보다는 안정성을 바탕으로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 안정성을 택하며 하나의 팀으로 변한 둥가의 브라질

지난 2006 독일 월드컵 8강전에서 프랑스에 0-1로 패하며 사임한 카를루스 파헤이라의 후임으로 브라질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카를루스 둥가는 개혁의 목적으로 새로운 브라질을 완성했다.

둥가는 파헤이라의 브라질이 4-2-2-2전술을 바탕으로 두 명의 공격형 미드필더를 두는 것과 달리, 한 명의 공격형 미드필더를 중앙으로 내리며 3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기용했다. 기본적으로 4-3-1-2전술을 사용하는 둥가의 브라질은 상대에 따라서 4-2-3-1 혹은 4-3-2-1전술을 내세우는데 본선 첫 상대 북한이 끈질긴 수비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이번 경기는 더욱 공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 멜루의 부진, 복잡한 둥가의 머릿속

한편, 브라질은 최근 짐바브웨, 탄자니아와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대승을 거두며 컨디션 회복과 호흡 증진에 성공했다. 또한, 엘라누의 갱생이라는 긍정적인 소득을 얻었다. 그러나 중원의 핵심인 펠리페 멜루의 연이은 부진으로 전력 구상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멜루가 지속적으로 부진하자 둥가는 지난 8일(한국시각) 탄자니아와의 평가전에서 경기 내내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던 그를 대신해 하미레스를 투입했다. 하미레스는 빼어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미드필더 전 지역을 누비며 역동적인 브라질을 만드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또한, 이날 경기에서 2골을 기록하며 5-1 대승의 주역이 됐다.

이번 브라질 대표팀의 미드필더들은 지우베르투 시우바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지난여름 둥지를 옮겼다. 멜루는 피오렌티나를 떠나 유벤투스로 갔으며 엘라누는 맨체스터 시티에서 갈라타사라이로, 하미레스는 크루제이루를 떠나 SL 벤피카에 입단했다. 그럼에도, 그들의 선택은 모두 실패였다. 멜루는 치로 페라라 체제의 유벤투스에서 심각한 부진으로 폼을 잃었으며 엘라누도 시즌 후반까지 대표팀 발탁 여부가 미지수일 만큼 부진했다. 하미레스는 비교적 무난했지만, 주전 선수들의 부진은 월드컵 우승을 노리는 브라질에 거대한 악재였다.

한편, 멜루와 함께 수비적인 역할을 부여받은 미드필더 지우베르투 시우바를 대신해 투입된 조수에도 무난한 모습을 보여줬다.

브라질의 중앙 미드필더는 포백 바로 위에서 수비적인 구실을 하는 지우베르투를 중심으로 왼쪽에는 멜루를, 오른쪽에는 엘라누를 배치했다. 오른쪽의 엘라누가 공수양면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며 공격의 빌드업을 담당한다면 멜루는 지우베르투를 도우며 적극적으로 수비에 임한다.

- 팀워크에 의존하는 브라질, 북한에 막힐 가능성도 있다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에 진출한 북한은 끈질긴 조직력을 바탕으로 짠물 수비를 구사한다. 반면 브라질은 기존의 팀이 선수 개인의 능력을 바탕으로 시종일관 공격을 주도했다면 이번 대회의 브라질은 뒷선에서 패스워크를 통해 전진한다. 즉, 북한 수비진에 막힐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조직력과 수비력을 중심으로 경기에 나서는 팀의 성향이 역습을 통해 한 방을 노린다는 것을 고려할 때 둥가는 기존과는 다른 전술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브라질로서는 멜루가 제 컨디션만 찾으면 지우베르투와 수비형 미드필더로 배치하면서 호비뉴와 엘라누를 좌, 우측면 미드필더로 내세우면서 카카를 루이스 파비아누 밑에 두면 된다. 즉, 4-2-3-1 혹은 4-2-2-1-1을 혼용하면서 북한을 흔들면 된다. 그러나 멜루의 부진으로 전략 구성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하미레스는 활동량이 뛰어나지만, 수비력에는 의문이며 조수에는 주전보다는 백업이 어울린다. 브라질에서 멜루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는 왼쪽 풀백 미셸 바스토스의 오버래핑 때문에 생기는 공간을 메울 선수라는 점이다. 오른쪽의 마이콘이 공수양면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달리 왼쪽의 바스토스는 수비 가담에 소극적이다.

또한, 이번 브라질 대표팀이 창의성이 부족해 선수들의 호흡을 중시하는 만큼 북한이 미드필더 지역에서부터 쉴 새 없이 압박을 가한다면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의 압박이 지속하면 브라질은 후방에서 전방으로 공을 바로 연결하고자 할 것이며 이는 차례대로 전진한 기존의 팀과 다른 성향을 띠게 된다. 잃을 것이 없는 북한으로서 브라질이란 대어를 상대로 선전한다면 팀 분위기는 물론이고 G조 다른 국가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 전력이 약화해도 브라질은 브라질이다

지난 2009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에서 브라질은 미국에 전반에만 2골을 내주며 수비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당시 미국은 전원 수비로 브라질 선수들을 전진하게 했으며 긴 패스를 통한 역습으로 브라질 수비진을 뚫었다. 게다가 실점 이후 조급해진 브라질 대표팀의 불안감을 효율적으로 사용했다.

정대세와 홍영조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북한의 공격력이 매서운 점은 사실이지만, 그들이 브라질을 상대로 맹공을 퍼부을 가능성은 없다. 전 세계 어느 국가도 브라질을 상대로 맞불작전을 펼칠 팀은 극히 드물다. 북한으로서는 미국이 컨페드컵에서 보여준 전술을 최대한 이용하며 수비를 중시하겠지만, 그 경기 결과는 브라질의 역전승이었다.

우선, 둥가의 브라질은 세트피스에 강하다. 간접 프리킥을 담당하는 엘라누의 날카로운 킥력으로 난적 원정에서 아르헨티나를 제압했으며 컨페드컵 결승 득점도 루시우의 머리에서 나왔다. 북한 선수들이 브라질 대표팀보다 신체적 조건이 밀리는 것을 고려할 때 몇 번의 세트피스로 대량 실점하며 자멸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팀으로서의 브라질도 강하지만, 10명의 필드 플레이어 모두 개인 기량이 북한에 비해 뛰어나다. 다만, 수비적인 임무를 수행하기에 자취를 감추고 있을 뿐이다. 좌, 우측면 수비수인 바스토스와 마이콩은 물론이고 중앙 수비수은 루시우와 주앙의 공격력도 빼어나다. 즉, 10명의 선수 모두 공격적인 재능이 있으며 언제든지 득점을 만들 수 있다.

바스토스는 올림피크 리옹에서 공격적인 역할을 맡으며 팀의 중심으로 경기에 나섰으며 마이콩은 자타공인 최고의 풀백이다. 특히 마이콘은 측면 수비수라는 포지션의 한계에도 오른쪽을 지배하는 괴물 같은 선수이다. 지구력이 뛰어난 루시우는 중앙 수비수임에도 공격 가담에 탁월하며 결정력이 우수하며 주앙 역시 주력을 바탕으로 팀 득점에 간접적으로 이바지한다.

이는 북한이 브라질의 페이스에 말려들면 걷잡을 수 없이 대량실점할 수 있음을 뜻한다.

앞서 말했듯이 브라질은 최대한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승리를 기록했지만, 상대 수비진을 한 번 무너뜨리면 여과 없이 처참하게 박살낸다. 이번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도 후방에서 천천히 전진하고 있음에도, 공격의 물꼬를 튼다면 쉴 새 없이 몰아붙였다. 단적인 예로 수비적으로 경기에 임했던 (이번 월드컵에 출전한) 칠레와 우루과이도 홈에서 브라질에 처참하게 패배했다.

※ 참고 자료

북한과 브라질은 단 한 번도 경기를 가진 적이 없다.

북한이 8강 진출에 성공한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브라질은 포르투갈에 덜미를 잡히며 탈락했다. 북한 역시 이탈리아를 잡으며 승승장구했지만, 포르투갈에 3-5로 역전패했다.

2010년 열린 경기에서 브라질은 3전 전승을 기록했다. 그들은 아일랜드에 2-0, 짐바브웨와 탄자니아에 각각 3-0, 5-1로 승리했다. 반면 북한은 1무 2패를 기록했다. 그리스와 2-2로 비겼지만, 파라과이와 나이지리아에 패했다.

브라질 언론은 '인민 루니' 정대세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브라질 방송사 글로부 에스포리치는 그리스와의 경기에서 2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무승부를 이끈 북한의 정대세에 대해 "아시아의 루니로 불리는 그의 플레이가 돋보였다"며 극찬했다.

[사진= 호비뉴와 카카 (c) FIFA 공식 홈페이지]



박문수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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