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진돗개' 허정무 감독이 대한민국 축구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이후 줄곧 이어오던 외국인 사령탑 시대를 7년 만에 끝냈던 허정무 감독이 국내파 감독 처음으로 월드컵에서 승리를 맛본 첫 번째 지도자가 됐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12일(이하 한국시각) 남아프리카공화국 포트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B조 첫 경기 그리스와의 경기에서 이정수와 박지성의 연속골에 힘입어 2-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16강 진출의 첫 분수령이던 그리스를 침몰시킨 허정무호는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 목표에 한 발 다가서게 됐다.
대한민국 역사상 첫 승과 16강 진출을 거스 히딩크 감독과 함께 했고 원정 첫 승의 기쁨은 딕 아드보카트 감독과 나눴던 우리나라는 비로소 월드컵 출전 8번째 대회만에 국내파 감독 지휘 하에 승리를 거둬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됐다.
월드컵 처녀출전이었던 1954 스위스 월드컵에서 우리나라는 전쟁의 폐허 속에 미군 수송기를 타고 스위스로 날아가 쉬지도 못한 채 경기를 치러야만 했다. 당시 세계 최강 헝가리에 0-9, 터키에 0-7로 패하며 쓸쓸하게 첫 월드컵을 마무리한 우리나라는 1986 멕시코 월드컵에 32년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김정남 감독의 지휘 하에 차범근과 허정무, 최순호 등 당대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됐지만 1무 2패로 탈락했고 이후 1990 이탈리아 월드컵부터 1998 프랑스 월드컵까지 이회택, 김호, 차범근 국내파 감독들은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한 채 귀국하고 말았다.
이후 네덜란드 출신의 히딩크와 아드보카트 감독을 통해 세계와 맞붙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우리나라는 비로소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허정무 감독을 통해 국내파 사령탑의 월드컵 첫 승을 이끌어냈다.
지난 2007년 12월, 7년 만에 대한민국 대표팀 사령탑으로 돌아오며 국내파 감독의 자존심을 세우겠다던 허정무 감독. 자신이 말한 그대로를 실천으로 옮긴 '진돗개' 허정무 감독은 월드컵 승리를 향한 56년의 국내파 감독의 한을 푼 첫 국내파 사령탑으로 남게됐다.
[사진 = 허정무 감독 (C) 엑스포츠뉴스 DB]
조용운 기자 pres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