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동현 기자] 4연승을 마감하는 9점차 완패. 그러나 롱 릴리프로 나선 2년차 투수의 호투에서 한줄기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
LG 불펜에 젊은 피가 수혈됐다. 주인공은 우완 한희다. 한희는 3일 사직 구장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9차전에서 팀이 0-5로 뒤진 2회 원 아웃에 선발 심수창을 구원해 마운드에 올랐다. 3이닝 동안 3피안타로 3실점했지만 투구 내용이 수준급이어서 기대감을 가지게 했다.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0km대 초반에 그쳤지만 낙차 큰 커브, 스플리터가 타자들을 헷갈리게 하면서 빠른공의 위력도 함께 살아났다. 등판하자마자 공 4개로 이대호를 삼진 아웃시키더니 이어진 2사 1,2루에서는 강민호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워 실점하지 않았다. 변화구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고 직구 승부를 거는 투구패턴이 적중했다.
3회에는 카림 가르시아에게 큼지막한 파울 홈런을 맞아 '뜨끔'했지만 상대 약점인 바깥쪽 낮은 코스를 포크볼로 연달아 공략해 탈삼진을 추가했다. 4회말 2사 1,2루에서 조성환을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넘긴 한희는 5회말 안타 3개를 빼앗긴 뒤 세 번째 투수 정재복과 교대됐다.
지난 시즌 9번의 선발 등판을 포함해 26경기에 나와 1승4패 평균자책 6.35를 기록했던 한희는 이번 시즌 활약이 기대됐으나 2군에서 개막을 맞았다. 이형종, 서승화, 이범준 등과 함께 '5선발조'에 포함되었으면서도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던 그는 지난달 29일에 가서야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당초 한희를 선발 요원으로 분류했던 박종훈 감독은 "중간 계투진이 약해 어쩔 수 없이 한희를 롱 릴리프로 돌렸다"고 밝힌 바 있다. 보직은 바뀌었지만, 어쨌든 한희에게는 1군 무대에 설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제공된 셈이다. 그리고 시즌 첫 등판에서 그는 3이닝을 책임지며 롱 릴리프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사진 = 한희 ⓒ LG 트윈스 제공]
이동현 기자 hone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