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성룡 기자]26일 인천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10 포스코 컵' C조 인천 유나이티드와 대구FC의 경기에서 인천이 대구를 상대로 3대 1로 시원한 승리를 거두며 6경기 연속 무패 행진(5승 1무)을 기록, 바람이 부는 인천의 저녁날 바람 못지 않게 시원한 리그컵 첫 승을 거뒀다.
프로스포츠 역사상 처음으로 코스닥 상장을 신청한 인천은 경기 전부터 각종 이벤트와 하프타임 티아라 공연 등 야심찬 준비를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축제의 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인천의 승리였다. 대구 역시 지난 포항과의 컵대회 첫 경기에서 아쉽게 1대 2로 패배한 터라 좋은 성적을 위해서는 인천을 꺾을 필요가 있었다.
전반전부터 인천은 대구를 거세게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선발 출장한 유병수, 강수일, 브루노가 잇따라 대구의 골문을 두드렸지만, 백민철의 선방에 막히거나 대구의 수비진의 육탄 방어에 막히고 말았다. 대구는 지난 포항전에서 오랜만에 득점을 기록한 장남석을 다시 선발로 내보냈고, 안델손-레오 용병 듀오와 빠른 발을 자랑하는 황일수를 기용해 인천의 수비진을 공략했다.
전반 28분, 예상보다 빨리 인천의 첫 골이 터졌다. 왼쪽을 돌파한 브루노의 크로스가 백민철을 지나가 강수일의 발에 닿았고, 강수일은 텅 빈 골문에 침착하게 공을 차 넣었다. 인천의 21000여명 관중들은 '흑진주'의 득점을 환호성으로 답했고 저 멀리 대구에서 올라온 3명의 여성 서포터는 허탈한 모습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전반 36분, 대구에게도 결정적인 득점 찬스가 다가왔다.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에서 올린 센터링을 송유걸이 경합 중 놓친 것, 그 공은 안델손에게 갔지만 안델손은 좋은 득점 기회를 허공에 날리며 아쉽게 땅을 칠 수밖에 없었다. 넣을 골을 못넣으면 먹게되는 법이다. 곧바로 인천은 대구의 수비 실수를 틈타 이준영이 골을 기록하며 순식간에 점수 차를 2대 0으로 벌렸다.
후반에도 인천의 공격은 멈출 줄 몰랐다. 후반 8분, 코너킥에 이은 강수일의 환상적인 슈팅이 또다시 대구의 골문을 갈랐다. 강수일은 멋지게 덤블링을 하며 자신의 경기 2번째 골을 자축했다. 하지만, 대구의 매서운 반격이 이 때부터 시작되었다. 킥오프 시작하자마자 장남석의 슈팅이 인천의 골망을 출렁이며 만회골을 터트렸다.
대구는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았다. 황일수의 투혼은 지고 있는 가운데서 특히 빛났다. 빠른 돌파와 투지는 90분 내내 인천의 수비수들을 바짝 긴장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결국 황일수는 후반 29분 득점에 성공하며 3대 2까지 따라붙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추가 득점에 실패하며 결국 아쉬운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인천은 이 날 컵대회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승점 3점을 획득했고, 대구는 지난 포항전에 이어 2연패를 당했다. 한편, 이 날 경기에는 총 21011명의 관중이 입장, 인천의 코스닥 상장 도전과 티아라의 공연을 즐기며 잊을 수 없는 평일 저녁을 보냈다.
조성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