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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S존 논란, 신뢰와 존중이 우선

기사입력 2010.05.24 11:34 / 기사수정 2010.05.24 11:34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진성 기자] 한동안 잠잠했던 스트라이크 존에 대해 다시 말이 많다.

지난 3월 31일 광주 KIA-삼성전에서 삼성 강봉규가 올 시즌 첫 퇴장을 당한 이후 한동안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논란은 적어도 수면상으로는 드러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지난 20일 군산 롯데-KIA전에서 롯데 가르시아, 22일 잠실 두산-LG전에서 LG 박종훈 감독과 김영직 수석코치가 연이어 스트라이크 존에 항의를 하다가 퇴장을 당했다.

한동안 잠잠했던 S존 갑자기 왜?

이미 올 시즌 시범경기에서 좌우로 공 반개 가량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 자체에 대해 엄청난 논란이 있었다. 말이 공 반개 가량 넓어진 것일 뿐, 사실상 스트라이크 존이 태평양 바다와 같아 도저히 타자가 칠 수 없는 범위까지 스트라이크로 선언된다며 현장의 성토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는 시즌 초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삼성 강봉규의 올 시즌 첫 퇴장은 바로 이러한 '근원적인 항의'에서 비롯됐다. 정규시즌 초반 한 달여 간은 이러한 넓은 존이 이어지며 새롭게 적응해야 하는 심판들, 타자들 모두 힘겨워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러나 최근 롯데 가르시아와 LG 박종훈 감독, 김영직 수석코치의 퇴장은 강봉규의 퇴장과는 같으면서 달랐다. 감독, 선수들 입장에서는 심판들의 스트라이크 존 체계 자체가 완전히 무너졌다고 봤기 때문이다. 정규시즌 개막이 두 달 가까이 지나면서 심판들은 나름대로 스트라이크 존을 새롭게 정립했으나 그 과정에서 시즌 초반에 넓게 적용했던 스트라이크 존이 다시 좁아지면서 일관성에 대한 논란이 붉어진 것이다.

실제로 최근 심판들의 스트라이크 존 판정은 심지어 지난 시즌으로 돌아갔다는 말도 들린다. 게다가 심판 개개인의 성향 차까지 감안하면 타자들 입장에서는 더욱 혼란스럽다.

현장에서는 "심판들이 아직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하는 과정이라고 해도 같은 심판이 어제 다르고 오늘 갑자기 다른 스트라이크 존을 적용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고 했다. 이것이 최근 감독들의 잦은 항의와 퇴장에 대한 원인이다. 심판마다 판정의 성향이 다른 것은 이해하지만, 특정 심판이 일관성 없는 판정을 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신뢰와 존중이 중요

결국, 심판과 현장 모두 서로 믿고 존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실 하루아침에 공 반개 가량 스트라이크 존을 넓혀서 일관성 있게 판정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심판입장에서는 논란을 우려해 은연중에 스트라이크 존을 지난해 수준으로 좁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심판들은 "절대로 특정 팀에 유리하게 하지 않고 정확한 판정을 위해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KBO 조종규 심판위원장도 "스트라이크 존이 시즌 초반보다 좁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의 존을 그대로 밀고 나갈 계획"이라며 여전히 심판들이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해 나가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심판도 바뀐 스트라이크 존을 적응하기 위해서는 1~2시즌이 걸린다. 현장에서는 심판의 판정을 끝까지 존중해야 하고 설령 의심이 가도 고의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선수들과 감독이 심판의 판정을 인정하지 않으면 야구라는 스포츠는 무너지게 돼 있다. 또한, 벤치에서는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항의를 활용해 승부의 흐름이나 선수단의 분위기를 바꾸려고 하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심판들 또한 선수나 감독의 항의를 심판의 권위에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언짢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스트라이크에 대한 항의가 있을 때는 규칙대로 집행을 하면 된다. 그러나 경기 후 실제로 판정의 오심이 있었는지 현장의 항의를 진지하게 곱씹어볼 필요도 있다.

만약 심판 스스로 오심이 있었다고 인정했다면 다음 경기에서는 그것을 줄이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 그것이 심판의 권위를 인정받는 유일한 길이다. 심판의 권위는 누군가가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우러러 나오는 것에서 출발한다.

스트라이크 존 판정 논란, 모두 서로 입장을 고려해 신뢰와 존중이 더해지길 기대한다.

[사진= LG 박종훈 감독(왼쪽)-김영직 수석코치(오른쪽) (C)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김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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