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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벡호, ’90분의 집중력’ 키워야

기사입력 2006.09.04 12:49 / 기사수정 2006.09.04 12:49

문인성 기자



[엑스포츠뉴스=문인성 기자] 지난 2일 벌어졌던 이란과의 2007 아시안컵 예선전에서는 결국 1분을 버티지 못하고 통한의 동점골을 내줘 무승부를 기록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날 수비에서 실책을 벌였던 김상식은 온라인에서 인기 검색어 1위로 떠오르면서 때아닌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러나 그날 우리 대표팀이 무승부를 기록한 것은 비단 김상식 한 명의 잘못이 아니었다. 후반 85분이 넘어가서는 급격히 수비수들의 움직임이 둔해졌으며 대부분의 선수의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였다. 체력적으로 힘들어지자 선수들도 한계가 왔는지 집중력이 약해진 것이다.

결국 체력이 열쇠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우리 대표팀이 4강을 이룩하고 세계로부터 찬사를 받았던 이유는 바로 '체력' 적으로 무척 강했던 팀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히딩크 감독은 파워 트레이닝을 통해서 선수들이 90분 내내 같은 집중력과 체력상태로 뛸 수 있게끔 만들었다. 그리고 이탈리아, 스페인 같은 강호들을 상대로 후반에 승부를 거는 강한 체력전을 펼치면서 16강, 8강을 넘어서 4강까지 진출했던 것이다. 사실 4강에서도 독일을 만나 절대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우리의 무기가 '체력과 압박수비'임을 보여주지 않았는가. 지난 2006 독일 월드컵에서는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 대표팀 선수들의 체력적인 요소를 강조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이번 이란전에도 드러났던 문제는 바로 체력이었다. 체력이 따라주지 못하다 보니 집중력이 흐트러졌고, 막판에 실점을 당하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압박이 약해진 대표팀(?)

분명 상대의 중원과 공격진에 대해서 압박을 펼치긴 하지만, 4-3-3 포메이션에서 3명의 미드필더와 2명의 풀백 수비수를 이용하여 강한 압박을 펼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지난 이란전에서는 계속해서 카리미와 하세미안이 자유롭게 중원에서 문전까지 드리블을 시도하는 등 강력한 압박수비가 아쉬웠다. 특히, 후반 80분이 넘어가서는 여러 차례 미드필더에서 최종 수비까지 불안한 모습들을 보이면서 압박은커녕 제대로 된 수비 조직력까지 갖추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압박은 통하는데 강하지 못한 것이 문제다. 이것 또한 체력적인 요소와도 직결되는 것이다.

체력은 우수한데 왜?

박지성, 이영표, 설기현, 이호, 김동진 같은 선수들은 체력이 좋기로 소문난 선수들. 특히, 세계 수준급의 체력들을 보이고 있어 잉글랜드는 물론 러시아 무대에서도 맹활약하고 있다. 이렇게 수준급의 체력을 지니고 있는 선수들이 왜 90분 가까이 되면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집중력이 흐트러질까? 이유는 바로 4-3-3 포메이션에서 찾고 싶다. 스리톱은 우리가 2002년 당시 사용했던 3-4-3 포메이션에서 미리 익숙했던 공격형태라 어느 정도 익숙하다. 그러나 3명의 미드필더는 체력적으로 무척 힘들다. 3명의 선수가 중원을 장악하자고 하니 체력적인 부담이 있다. 게다가 포백수비도 양 풀백이 활발하게 오버래핑하여 공격에 나서면 너무나도 쉽게 들어오는 역습에 많은 활동량을 선보일 수밖에 없다. 특히 아직까지 4-3-3 포메이션이 자리를 잡지 못한 우리 선수들 같은 경우에는 아직도 몸에 제대로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전술이 잘못된 것은 아니나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대만, 쉬운 상대지만 다득점 나야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을 대만은 지난번에 원정에서 3골을 집어넣어 3-0으로 완파했던 상대지만 실력 차이를 생각해본다면 이번에 안방에서 다득점을 노려야 할 상대다. 특히 상대가 밀집 수비 카드를 들고 나올 것이 뻔하기에 이참에 약팀의 밀집수비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해보고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그리고 이번 기회를 통해서 선수들의 어떠한 체력적인 부분들을 채워주고 단련시켜야 할지를 베어벡 감독은 고민해야 할 것이다. 결국, 우리 대표팀이 다시 2010년 월드컵은 물론 당장 2007 아시안컵에서 '4강의 신화'를 재현하려면 강하고 지치지 않는 체력을 바탕으로 한 '90분의 집중력'이 있어야 가능할 것이다.




 



문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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