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6.09.03 07:27 / 기사수정 2006.09.03 07:27
[엑스포츠뉴스=상암 이우람 기자] 경기 종료 휘슬이 부는 순간까지 한국은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그러나 한순간의 방심이 '탈'을 일으켜 그만 다잡은 경기를 망치고 말았다.
진정한 첫 시험무대에 오른 베어벡호가 막판 뒷심을 이겨내지 못해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은 2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7 아시안컵 지역예선 3차전 이란과의 경기에서 전반 45분 설기현의 선취골을 터트렸지만, 후반 종료지 이란 하세미안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하며 1-1로 비겼다.
이 날 경기는 아시안컵 본선행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경기인만큼 한국은 해외파들이 대거 합류, 시종 경기 주도권을 잡아내 좋은 경기를 펼쳤으나, 마지막 한번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해 무승부를 기록해 그 아쉬움을 더했다.
한국은 김영광이 수문장으로 나선 가운데 왼쪽부터 이영표-김동진-김상식-송종국으로 구성된 포백에 김남일과 이호가 수비형, 설기현-김두현-박지성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원톱인 조재진을 지원하는 4-2-3-1전형을 앞세웠다. 4-2-3-1전형은 지난 월드컵에서 프랑스와 포르투갈을 비롯한 강팀들이 손보인 전형으로 5명의 미드필더가 부지런히 움직여 볼 점유율을 높이는데 적격인 전형이다.
한국은 최전방 조재진을 필두로 중원에 5명으로 구성된 두터운 허리진을 구성해 경기 주도권을 잡아갔다. 한국팀의 이런 압박에 이란은 전반전 마땅한 공격다운 공격을 펼치지 못하며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25분 개인기를 앞세운 카리미가 좌측서 위협적인 슈팅을 날렸지만, 이마저도 공을 벌리 빗나갔다.
한국은 전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프리미어리그 삼총사'의 활약이 인상 깊었다. 특히 영국에서 맹활약해온 설기현은 축구종가에서 보인 최근 기세를 그대로 안방에서도 재연하며 한국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설기현이 공격 첨벙 역할을 맡은 한국은 이란의 오른쪽을 부지런히 공략하며 공격을 시도했다. 반대편을 맡은 박지성도 전반 막바지에는 오른쪽으로 넘어와 설기현이 이끈 공격에 힘을 보탰다.
결국, 한국은 전반 종료 직전인 45분, 설기현이 우측에서 올린 김두현의 프리킥을 그대로 살린 멋진 헤딩슛으로 고대하던 첫 골을 뽑아냈다. 프리미어리거로 진화한 '저격수'의 진가가 드러나던 순간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줄기차게 이란 문전을 두드렸음에도 불구, 정작 속 시원한 공 슈팅 하나 날리지 못했다. 전반 42분 골문 우측을 노리고 깔아 찬 김두현의 첫 슈팅이 나오기 전까지 한국이 올린 크로스는 다소 부정확하게 올라가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전 설기현의 선취골로 먼저 기세를 올린 한국팀의 상승세는 이어진 후반들어서도 계속됐다. 한국은 후반에는 전반과 달리 최전방 조재진과 박지성이 움직인 좌측에서의 공격이 주를 이뤘다. 박지성은 60분 전매특허인 폭발적인 드리블을 보이며 6만 관중의 함성을 받기도.
이란도 비록 한국의 기세에 눌렸지만, 움츠렸던 전반보다는 한국 진형에서볼을 많이 돌리며 기회를 노렸다. 분데스리가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는 알리 카리미가 중앙에서 한국의 빈 곳에 패스를 넣었으나, 전체적인 전형에서 한국의 공세에 기세에 뒤로 쳐져 있어 공격을 이어갈 숫자가 부족했다. 55분에 우측에서 날린 테이무리한의 슈팅도 중앙에서 패스를 받을 선수가 없어 힘들게 시도했다.
한국은 좀처럼 주도권을 놓을 틈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 중반을 기점으로 전반과 달리 부지런히 슈팅을 날리며 쐐기골 기회를 노렸다.한국은 67분 중앙에서 조재진의 터닝슛에 이어 70분에는 이호의 벼락같은 오버헤드 슈팅을 날리며 기회. 이호의 슛은 빗나가지만 않았다면 한국 축구사에 오래 기억으로 남았을 정도로 무척 아쉬웠다.
한국은 체력적인 고비가 찾아오는 후반 중후반 무렵, 이란에 몇 차례 실점 위기를 보였지만 골키퍼 김영광의 좋은 위치선정과 수비수들의 명확한 처리로 이를 막아냈다.
그러나 한순간의 방심이 문제였다.
'축구공을 둥글다.'라는 축구계의 명언처럼 누구나 경기 결과를 알 수 없다고 했듯이, 승리를 의심치 않은 듯 천천히 경기를 마무리 지으려던 한국팀과 달리 멀리 원정 길을 온 이란은 끝까지 달라붙으며 최후의 순간까지 최선을 다했다.
한국은 김상식이 처리한다는 공이 부정확하게 맞아 이란의 하세미안(하노버96)이 가로채기를 당했고, 하세미안은 골문에서 멀찌감치 나온 김영광을 정확히 넘기는 동점골을 넣었다. 동점골이 터지고 종료 휘슬이 울리는 데는 채 30초가 걸리지 않았다. [사진=남궁경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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