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6.08.31 11:53 / 기사수정 2006.08.31 11:53
만약이라는 가정을 하고 인천의 방승환과 라돈치치, 바조가 수원과의 경기에 출전 했다면 수원의 수비진은 그들을 어떻게 막았을까?
30일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인천-수원의 후기리그 3라운드 경기는 경고누적(방승환, 라돈치치)과 자국 국가대표(바조; 마케도니아 U-21대표)로 차출된 이들 3인의 공백이 커보이는 경기였다. 물론 이날 공격수로 나온 김한원은 많은 것을 보여주었지만 그에게는 골 찬스에서 라돈치치가 보여주는 센스 있는 슈팅과 침착함이 모자랐다.
인천, 측면 돌파로 찬스 만드는 듯했으나
경기 초반 인천은 수원의 측면을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조원희-이정수-곽희주-마토가 서 있는 포백에서 한 번 나가면 쉽게 돌아오지 않는 조원희의 공간을 특히 집요하게 공략했다. 다급한 수원은 반칙으로 흐름을 끊어 프리킥 찬스를 인천에 선사했다.
하지만 수원에는 장신의 마토가 버티고 있었고 자리를 잘 잡은 이정수가 친정 선수들을 봐주지 않았다. 친정에서 오랜만에 경기하는 이정수는 초반 인천 관중들의 야유 때문인지 흔들리는 수비력을 보이는 듯 했지만 이내 냉정함을 되찾아 경기에 임했고 급기야 27분 헤딩골을 터뜨렸다.
1-0으로 앞서가자 차범근 감독은 곧바로 수비를 이정수-마토-곽희주로 이어지는 3백으로 전환했다. 조원희가 전진하고 3선의 수비형 미드필더인 김남일과 문민귀가 합세하면서 인천의 미드필드는 수원에 점령당하고 말았다.
인천은 점령당한 미드필드에서 계속 돌파를 허용했다. 수원의 '폭주기관차' 김대의는 인천의 측면과 가운데를 가릴 것 없이 무섭게 파고들어 인천 수비진을 흐뜨려놓았다. 그런 상황에서 얻은 43분의 코너킥은 문전으로 이어져 혼전 중 백지훈에게 연결 됐고 백지훈은 골문으로 파고들어 4명의 수비를 따돌리고 추가골을 터뜨렸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의 희망은 단 하나, 조원희가 전진해 있던 오른쪽 측면 공간이었다. 최근 수원은 4백 수비도중 3백으로 전환할 경우 측면의 뒤쪽 공간을 자주 노출시키는 경향이 있는데 이날 경기에서도 여지없이 그랬다.
전반 45분 김한원이 그 공간을 질풍같이 파고들어 반대편 골포스트를 향해 슈팅한 장면이 그렇다. 이것을 만약 방승환이 파고들었다면 골로 연결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수원은 이 공간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다. 컵대회에서도 방승환의 측면 돌파가 수원의 자책골로 이어졌었음을 상기한다면 인천으로서는 아쉬운 순간이었다.
수원에 완벽히 점령당한 미드필드
후반 들어서도 수원의 수비형 미드필더들과 앞 선에 전진한 양 날개 김대의-이관우는 중원을 장악했다. 인천은 수원의 압박에 패스미스를 연발했다.
한번 장악된 공간은 쉽사리 회복될 줄 몰랐고 장외룡 감독은 수원의 수비진에 꽁꽁 묶인 박재현을 이준영으로 교체하는 강수를 두었다. 장 감독의 용병술은 백지훈이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효과를 나타냈다. 하지만 물오른 박호진의 선방은 인천 팬들의 속을 타게 했다.
수원의 수비진은 골 찬스를 내주지 않기 위해 중원에서 지능적인 파울로 인천의 공격을 저지하며 최대한 수비할 시간을 벌었다. 그러나 골 지역 안에서의 다툼은 어찌 할 수 없었고 후반 42분 인천은 페널티 킥을 얻어 '주장' 임중용이 득점해 마지막까지 경기 분위기를 알 수 없게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더 이상의 추격은 없었다. 사람이 모자라 수세적으로 나오는 수원을 상대로 인천은 아무 것도 얻지 못하고 경기를 마무리 해야만 했다. 조금 더 섬세하게 미드필더를 거쳐 가며 공격력을 높였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수원이 내주는 공간조차 후반 말미로 갈수록 인천은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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