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하나의 끝은 다른 하나의 시작이다. 가을야구를 한 편의 영화라고 봤을 때, 10월 1일 경기는 가장 먼저 포스트시즌을 시작하는 5위 NC 다이노스와 가장 마지막 시리즈를 준비하는 1위 두산 베어스가 여는 가을야구 예고편이나 다름이 없었다.
NC와 두산의 144번째 경기, 이날 경기를 앞두고 1위 SK 와이번스와 2위 두산 베어스의 승차는 단 반 경기 차였다. 턱밑까지 SK를 추격한 두산은 이 마지막 한 경기를 잡으면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이미 9경기 차의 승차를 좁힌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었지만, 두산으로서는 하늘이 준 기회를 놓칠 순 없었다.
반면 이미 5위를 확정한 NC 다이노스에게는 무리할 필요가 없는 경기였다. 1패면 가을야구 탈락인 NC는 이틀 후에 있을 LG 트윈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한 경기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최대한 힘을 빼고 경기에 임하더라도 NC의 선택을 비난할 이들은 없었다.
그럼에도 NC는 최정예 라인업을 꾸렸다. 마지막까지 팀을 응원하는 팬들에 대한 예의였고, 최선을 다할 상대를 위한 스포츠맨십이었다. 또한 다른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어떤 경우에도 매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하는 프로의 자세였다.
간단히 경기 감각을 조율하는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NC는 전력으로 경기에 임했고, 먼저 2점을 뽑아내며 시즌 10승에 도전했던 세스 후랭코프를 3⅓이닝 만에 강판시켰다. 5회초 1사 1루 상황 제이크 스몰린스키는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는 집념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NC는 2사 만루 찬스를 잡았으나 추가 득점을 내지 못했다.
그 사이 두산도 반격을 시작했다. 5회말 두산은 1사 1·2루 찬스 박건우의 적시타로 한 점을 쫓았고, 7회말 김건태 상대 허경민과 페르난데스의 연속 안타 후 잇따른 김건태의 견제 실책으로 결국 2-2 동점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2루수 박민우가 햄스트링 통증으로 교체됐으나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다.
NC는 곧바로 3점을 달아났다. 8회초 함덕주에게 박석민과 노진혁이 연속 안타를 치며 무사 1·3루 찬스를 잡았다. 두산은 유희관을 올렸으나 1사 후 폭투와 권희동 적시타로 다시 리드를 내줬고, 바뀐 투수 이형범이 지석훈과 양의지에게 다시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점수는 5-2까지 벌어졌다. 두산의 1패가 필요했던 SK에게도 희망을 안기는 3점이었다.
하지만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가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8회말 1사에서 장현식이 등판한 뒤 NC의 아쉬운 수비가 잇따라 나오며 연속해 내야안타를 허용했고, 2사 2·3루에서 허경민과 김인태의 연속 적시타가 나오며 5-5 균형이 맞춰졌다. 경기 후반까지도 향방을 알 수 없었다.
동점을 만든 두산은 9회초 이영하가 주자를 내보냈지만 실점 없이 1이닝을 막았다. 그리고 두산에게 찾아온 기회, 원종현을 상대로 오재일이 뜬공으로 물러났으나 대타 국해성의 2루타가 터졌고, 박세혁이 초구에 수비수들을 꿰뚫는 안타를 터뜨리며 이날 경기를, 그리고 한 시즌를, 또한 1위 싸움을 어느 때보다 극적으로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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