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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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진의 운영 미숙, 난감했던 12분

기사입력 2010.05.13 08:00 / 기사수정 2010.05.13 08:00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진성 기자] 12일 사직 롯데-SK전. 심판진의 석연찮은 판정으로 인해 12분이나 경기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인필드 플라이의 적용과 후속조치가 애매했기 때문이다. 12분의 소동이 있은 뒤 결과적으로 최종판정이 양팀의 승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지만, 그 뒷맛은 씁쓸했다.

상황은 이랬다. 5회 말 1사 1,2루. 1루에는 홍성흔, 2루에는 손아섭, 타석에는 SK 선발투수 송은범이 롯데 이대호를 상대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대호의 타구가 송은범의 머리 위를 살짝 넘어갔다. 높이 치솟은 타구가 아니라 비교적 완만하게 넘어가면서 투수, 유격수, 2루수가 모두 플라이로 처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 순간 전일수 1루심이 손을 들어 '인필드 플라이'를 선고했다. 그러나 그 순간 구심을 비롯해 2,3루심 또한 1루심의 콜을 보지 못했고, 선수들은 정상적으로 플레이를 진행했다. 타구는 투수 송은범이 원바운드로 잡아 3루수 최정에게 송구해 3루로 진루하던 손아섭을 '포스아웃'으로 잡아냈다. 그러자 권영철 3루심이 즉각 '아웃'을 선고했다. 이어 3루수 최정은 2루로 달려오던 주자 홍성흔을 잡기 위해 2루로 송구했으나 '세이프'가 선언됐다. 이렇게 되면 2사 1,2루.

혼돈에 빠진 사직구장

문제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그 순간 심판진이 모두 모여 합의를 한 후 '2사 2,3루'를 선언하며 전일수 1루심의 인필드 플라이 선언을 정규의 판단으로 인정한 것이다. 인필드 플라이가 선언되면 1루 주자가 그 즉시 아웃 되기 때문에 1,2루 주자가 루상을 비울 의무가 없다. 따라서 수비수들은 주자의 이동 시 반드시 '태그 아웃'을 해야 한다. 그러나 SK 3루수 최정은 3루로 달려오던 손아섭을 포스아웃으로 잡아냈기 때문에 심판원은 아웃을 선언하지 않았고, 기록원은 최정에게 '실책'을 줬다.

인필드 플라이는 볼 인 플레이로 간주되기 때문에 주자는 보통의 플라이 볼 아웃처럼 진루를 시도할 수 있다. 심판진은 '인필드 플라이'를 정상적으로 인정하고 주자들이 이를 무릎 쓰고 진루를 시도한 것이라고 보고 그와 같은 판정을 내린 것이다.

당연히 SK 김성근 감독은 강력하게 두 가지 사항을 항의했다. 우선 SK 수비수들이 이대호의 타구를 수비하려고 할 때, 2루 주자 손아섭이 유격수 나주환의 수비를 방해했다며 '수비방해'를 주장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심판원이 그 상황에 앞서 인필드 플라이를 확정한 만큼 이 항의는 소용이 없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1루심만 인필드 플라이를 선고한 것이 어떻게 최종적인 선언이 되는지 항의했다. 구심이 손을 들어 최종적으로 인필드 플라이를 판정했다면 3루수 최정이 3루로 달려오던 손아섭에게 당연히 태그아웃을 하면서 공수교대가 됐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물론 이 경우 2루 주자 손아섭 또한 애초에 3루로 뛰려고 하지 않았겠지만 어쨌든 이는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실제로 인필드 플라이는 인필드 플라이를 최초 선언한 심판의 콜이 있은 후 4심이 함께 콜을 해 모든 선수들에게 주지시킨다. 그러나 모든 심판이 콜을 하지 않아 선수들의 혼란을 초래해 손해를 봤다는 것이 김 감독의 주장이었다. 김 감독의 지적은 옳았다. 야구 규칙 4.20에 보면 인필드 플라이 때 심판원은 곧바로 콜을 해야 한다고 돼있다. 이 모든 상황이 혼돈으로 빠져든 첫 번째 원인이다.

근원적인 문제

그런데 근원적인 문제가 또 숨어있다. 바로 이대호의 그 타구 자체가 정말 '인필드 플라이가 타당한가' 라는 것이다. 야구 규칙 4.20에 보면 '무사 또는 1사에 주자 1,2루 또는 만루 일 때, 타자가 친 것이 플라이볼(직선타구 또는 번트한 것이 떠올라 플라이 볼이 된 것은 제외)이 되어 내야수가 평범한 수비로 포구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라고 돼있다.

게다가 야구규칙 4.20의 [원주]에는 '심판원은 인필드 플라이 규칙을 적용할 때 내야수가 보통의 수비로 처리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기준으로 삼아야 하며, (중략) 인필드 플라이는 어필 플레이가 아니다. 심판원의 판단은 절대적이며 그 결정은 즉각 내려져야 한다'라고 돼있다.

사실 이대호의 그 타구는 내야수가 '평범한 수비'로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심판원이 판단하기에는 매우 애매한 타구였다. '보통의 수비'(평범한 수비)는 통상적으로 수비에 가담한 야수의 평상시의 수비능력을 감안, 심판원과 기록원이 판단해 안타나 실책, 또는 위와 같은 규칙의 적용을 확정하는 기준이 된다. 그런데 그 어떤 명수비수도 보통의 수비로 이대호의 그 타구를 쉽게 처리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그래서 1루심을 제외한 모든 심판원이 인필드 플라이 콜을 머뭇거렸던 이유가 이해된다.

인필드 플라이는 심판원이 선언하기 전까지는 선수들이 임의로 판단해서 플레이를 하지 못한다. 따라서 즉시 콜을 하지 못하고 선수들의 혼란을 일으킨 것이 심판진의 1차적인 미숙이었다. 그리고 근원적으로 이대호의 그 타구에 대한 1루심의 콜이 다소 성급했던 면이 있었다. 물론 인필드 플라이는 어필 플레이가 아니기 때문에 심판원의 최종 판정을 전적으로 존중한다.

어쨌든 12분간 혼돈에 빠진 사직구장에서 영문을 모른 채 경기가 진행되기를 기다리는 팬들만 애꿎은 피해자가 됐다.
  



김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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