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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토크(26)] 2010년 둥가의 브라질, 안정성을 택하다

기사입력 2010.05.12 08:26 / 기사수정 2010.05.12 08:26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세계최강' 브라질이 2010 FIFA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월드컵 최종 명단 23명을 발표했다.

11일 새벽(한국시각) 카를루스 둥가는 통산 6번째 월드컵 우승을 노리는 브라질의 최종 명단 23명을 발표했다. 이번 명단에는 지난 2009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 멤버와 유럽과 남미에서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들이 대거 포함됐다.

1950년 자국 월드컵 결승전에서 우루과이에 1-2로 패하고 나서 단 한 번도 비유럽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패한 적이 없는 브라질은 명성에 걸맞은 훌륭한 선수들을 대거 포함했다.

비록 최근 부활의 전주곡을 울린 축구 황제 호나우두(코린치안스)와 호나우지뉴(AC 밀란)는 제외됐지만, 카카(레알 마드리드)와 호비뉴(산투스), 마이콘(인테르) 등을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대거 포함됐다.

한편, 명단 발표 직전까지 오리무중이었던 왼쪽 측면 수비수는 미첼 바스토스(올림피크 리옹)과 질베르투가 선발됐다. 페네르바체의 안드레 산투스는 이번 시즌 극심한 부상으로 아쉽게도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다른 강호와는 달리, 브라질은 최종 명단을 미리 발표하고 합숙에 들어갈 전망이다. 지난 2006 독일 월드컵에서 무질서한 사생활과 선수 간 호흡 문제로 5위라는 참혹한 성적으로 탈락했던 브라질로서는 일찌감치 선수 소집을 통해 전력 점검에 나설 전망이다.

파헤이라의 그늘을 벗어난 둥가의 브라질, 목표는 우승

브라질이 자랑하는 공격적 전술 4-2-2-2를 탈피한 둥가 호의 브라질은 기본적인 포백을 유지하는 범위에서 수비적인 펠리페 멜루와 질베르투 시우바로 대표되는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배치하며 이들을 조율하며 볼을 배급하는 중앙 미드필더로 킥력이 좋은 엘라누를 선택했다.

엘라누가 최근 갈라타사라이에서 부진하기 때문에 벤피카의 하미레스나 FC 바르셀로나의 다니 아우베스를 두 명의 볼란치(브라질에서는 수비적 임무를 부여 받은 미드필더를 볼란치라 부른다)를 내세웠다. 마이콘과 함께 오른쪽의 지배자로 불리는 아우베스는 측면 미드필더로 기용됐다.

3명의 미드필더 위에 꼭짓점으로 나서는 '공격형 미드필더' 카카는 수비가담의 부담을 덜게 되었으며 자의적 해석에 따라 경기를 지휘할 수 있는 권력을 얻었기 때문에 그라운드의 마에스트로의 입지를 다질 수 있었다. 비록 카카가 이번 시즌 레알 마드리드에서 부진한 시즌을 보내고 있음에도, 그의 패스 능력과 대표팀에서의 조율 능력은 여전히 위협적이다.

투 톱으로는 2007년부터 대표팀 주전으로 활약한 호비뉴와 루이스 파비아누가 나설 것이다. 카카가 종적인 움직임을 바탕으로 공격을 주도한다면 호비뉴는 횡적으로 상대 수비진을 벌려주는 역할을 맡는다. 이들의 도움을 받은 파비아누는 자신의 전매특허인 위협적인 한 방으로 득점을 만들었다.

한편,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마법의 4중주로 불리는 강력한 공격진을 보유한 브라질은 수비 부문에 대한 소극적인 전술 운영 때문에 5위라는 다소 참혹한 성적을 얻었다.

당시 브라질은 정적인 두 명의 포워드를 내세우며 공격적인 미드필더와 수비적인 미드필더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었다. 결국,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상대 중원에 힘을 못 쓰며 8강에서 탈락했었다. 비록 화려한 발재간에서 나타나는 막강한 공격력만을 가졌음에도, 마땅한 연결고리 없이 실속을 잃은 점은 아쉬움을 더했었다.

기존 브라질에 대한 고정관념을 타파시키고자 부임한 둥가는 공격적인 부문을 자제하는 대신 승리와 강자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는 데 성공했다.

둥가가 지휘봉을 잡은 이래로 브라질은 토너먼트에서의 끈질김과 여유, 인내심, 그리고 강력한 체력이란 요소를 첨가했다. 기존의 브라질이 가지고 있던 화려함 속에 감춰진 삼바 축구와는 다소 거리가 생긴 것이다. 하지만, 실리를 중시하는 팀으로 변했다.

이 때문에 둥가의 브라질은 뛰어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그의 축구 철학은 강팀을 상대로 더욱 빛나며 토너먼트에서 요구되는 요소를 모두 제시한다. 비록 브라질은 '화려한 축구'를 잃었지만, 어떻게 이겨야 하는지를 아는 하나의 팀이 되었다. 과연 둥가의 브라질이 월드컵 우승이라는 성과를 얻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브라질 최종 명단 및 평가

골키퍼
- 줄리우 세자르(인테르), 도니(AS 로마), 고메스(토트넘)
= 인테르와 브라질의 수호신인 세자르가 예상대로 주전을 차지할 것이며, 이번 시즌 토트넘의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이바지한 고메스가 백업일 것이다. 반면 도니는 줄리우 세르히우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기 때문에 3번째 골키퍼로 전락할 것이다.

수비수
- 더글라스 마이콘, 루시우(이상 인테르), 주앙(AS 로마), 루이장(SL 벤피카), 다니 아우베스(FC 바르셀로나) 치아구 시우바(AC 밀란), 미첼 바스토스(올림피크 리옹), 지우베르투(크루제이루)
= 마이콘과 루시우, 주앙, 바스토스가 주전으로 나설 전망이다. 때에 따라서 루이장과 시우바가 중앙 수비 교체 멤버로 나설 것으로 보이며, 좌우 풀백은 마이콘과 바스토스가 나올 것이다. 단, 다니 아우베스는 때에 따라서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기용될 것이다.

미드필더
- 지우베르투 시우바(파나티나이코스), 펠리페 멜루(유벤투스), 조슈에(볼프스부르크), 하미레스(SL 벤피카), 엘라누(갈라타사라이), 카카(레알 마드리드), 줄리우 밥티스타(AS 로마), 클레베르송(플라멩구)
= 지우베르투 시우바와 펠리페 멜루, 카카는 주전이 확정이다. 둥가의 브라질이 강해진 이유 중 하나는 멜루의 발견인데, 그는 시우바와 함께 수비적인 임무를 착실히 소화하며 브라질 중원에 힘을 불어 넣었다. 카카는 이번 명단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둥가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으며 엘라누의 컨디션이 관건일 것이다. 또한 카카를 대체할 선수가 없다는 점은 브라질의 문제점이 될 것이다.

공격수
- 호비뉴(산투스), 루이스 파비아누(세비야), 니우마르(비야레알), 그라피테(볼프스부르크)
= 호비뉴와 파비아누의 투 톱은 확정이며, 그라피테의 발탁이 파격적이다. 아드리아누와 네이마르라는 강력한 경쟁자를 제친 그는 지난 3월 아일랜드와의 평가전에서 보여준 팀플레이로 깜짝 발탁됐다.

[총평] 둥가의 성향이 그대로 반영됐다. 브라질 언론은 명단 발표 직전까지 여러 선수를 소개하며 깜짝 발탁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그게 다였다. 화려함보다는 안정성을 중시하는 그의 축구 철학이 드러난 경우라 보면 된다.

[사진= 지난 2009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우승한 브라질 ⓒ 글로부 에스포르치]

 



박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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