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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포르티보-AC밀란, 결승 대격돌

기사입력 2006.08.14 02:34 / 기사수정 2006.08.14 02:34

김명석 기자



2004년 4월 7일. 2003/2004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데포르티보는 이 경기에서 4-0으로 AC밀란을 꺾고 극적으로 4강 티켓을 거머쥔다. 1차전에서 1-4로 완패했던 데포르티보는 2차전에서 생각지 못한 완승을 이끌어내면서 극적인 승부를 연출해내는데, 이른바 '리아소르의 기적'으로 명명된 이 경기는 챔피언스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로 기억되기에 충분할 법하다.

이 두 팀이 2년 만에 다시 격돌한다. 데포르티보가 주관하는 제61회 테레사 에레라컵 결승에서 맞붙게 된 것. '디펜딩 챔피언'으로 우승컵을 지켜내려는 데포르티보와, 2년 전 완패를 설욕하려는 AC밀란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 프레시즌은 프레시즌일 뿐? "No!"

시즌이 시작되기 전 전력을 재정비하는 시간인 프레시즌에 벌어지는 대회인 만큼 양팀에게 커다란 부담은 없다. 게다가 테레사 에레라컵이 전 세계적인 이목을 끌만 한 대규모 대회가 아닌 만큼 말 그대로 '프레시즌은 프레시즌일 뿐'이라는 평가가 내려질 법하다.

그러나 양팀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데포르티보는 이 대회 통산 13회이자 6년 연속 우승컵을 지켜내고 있다. 스스로 주최하고 홈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애정도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결코 쉽게 우승컵을 내줄리는 만무하다.

AC밀란 역시 쉬운 경기를 벌일 가능성은 적다. AC밀란은 이번 대회를 위해 디다, 카푸, 카카, 세르징요, 피를로, 질라르디노, 인자기 등 주전 선수들을 명단에 포함했다. 특히 지난 03/04 챔피언스리그 악몽을 경험한 선수들이 여전히 많아 데포르티보와의 결승전에서는 설욕전의 개념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팬들도, 밀란으로서도 이번 결승전을 통해 그때의 패배를 확실하게 설욕하기를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 'new' Depor vs 'old' Milan

데포르티보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 동안 마치 완전히 새로운 팀으로 바뀌어버렸다. 선발 라인업만 보면 데포르티보가 아닌 것 같아 보인다. 실제로 지난 나시오날전 선발명단에서는 11명 중 8명이 이번에 새롭게 영입된 선수였다. 밀란전에서도 기존의 데포르티보 선수들보다는 새로운 선수들이 주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언론에서는 이미 'BabyDepor'라는 애칭을 붙였을 정도로 데포르티보는 젊게, 그리고 완전히 새로운 팀으로 변모했다.

반면 밀란은 지난 03/04 챔피언스리그 때와 거의 다를 것이 없다. 수비진에 스탐, 공격진에 셰브첸코라는 두 거대한 이름이 빠진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그때와 거의 비슷하다. 그만큼 그때의 패배에 대한 설욕의지를 다지고 있는 선수들이 많을 터. 치욕을 당했던 바로 이곳 리아소르에서 고스란히 되갚아준다는 각오다.

■ 양팀에게 좋은 평가전이 될 듯

승부조작설에 연루됐던 AC밀란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 동안 그렇다 할 평가전을 하지 못했다. 데포르티보도 마찬가지였다. 여름 이적시장 동안 변한팀을 확실하게 평가할 만한 경기는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한 점에서 양팀에게 이번 경기는 결승전이라는 의미 외에 아주 중요한 평가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데포르티보로서는 새로운 선수들의 조직력과 기량 등을 실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영입된 대부분의 선수가 하위리그에서 뛰던 선수들이라 AC밀란과의 경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커다란 경험이 됨과 동시에 카파로스 감독의 옥석 가르기에 큰 도움이 되어 줄 전망이다.

AC밀란 역시도 설욕전의 의미를 떠나서 기존의 선수들과 젊은 선수들 간의 조직력 강화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셰브첸코와 스탐의 빈자리를 어떤 식으로 메울지가 관건. 어떻게 보면 평가전 상대로서 데포르티보가 기존의 데포르티보보다는 많이 약해진 것이 사실이지만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데, 그리고 챔피언스리그 등 다가오는 리그를 앞두고 팀 전력을 재정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는 스페인시각으로 오후 10시에 시작되며, 한편 4강전에서 탈락한 나시오날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7시30분에 3,4위 결정전에 출전한다.




김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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