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5.05 02:49 / 기사수정 2010.05.05 02:49
[엑스포츠뉴스=이동현 기자] "어린이에겐 꿈을, 젊은이에겐 낭만을, 국민에게는 건전한 여가 선용 기회를!"
1982년 프로야구 출범 당시의 캐치프레이즈다. 어린이가 맨 앞에 나와있다. 프로야구를 만든 이유를 최우선적으로 어린이에게서 찾겠다는 의미가 함축돼있다. 어린이 관중이 가장 많다는 5월 5일 경기에서 인상적인 장면이 유독 많이 나오는 것을 여기에 연결시킨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지난해까지 13번(96년 더블헤더 포함) 벌어진 어린이날 LG-두산 매치업에서도 팬들의 기억속에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만한 명승부가 여러번 나왔다. 팀 성적과 상관 없이 만나기만 하면 숱한 이야깃거리를 남겼던 두 팀은 특히 어린이날에 치열한 접전을 수 차례 펼쳐 '장래 야구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바 있다.
▲ '루키' 조인성, 짜릿한 동점 3점포
이번 시즌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LG 포수 조인성은 신인 시절 결정적인 한방을 날린 기억이 있다.
1998년 5월 5일 벌어진 두산의 전신 OB와의 맞대결에서 LG는 상대 선발 이경필의 호투에 막혀 경기 후반까지 0-3으로 끌려갔다. 당시 LG를 이끌었던 천보성 감독은 8회 2사 1,2루 찬스가 찾아오자 장타력을 갖춘 조인성을 대타 투입했고, 조인성은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극적인 동점 홈런을 때려냈다.
패색이 짙던 경기를 단숨에 원점으로 되돌린 LG는 10회말 1사 만루에서 박종호가 강병규로부터 굿바이 밀어내기 사구를 얻어내 짜릿한 4-3 승리를 챙겼다.
▲ 홍성흔 끝내기…신윤호 울렸다
2005년에는 홍성흔이 '스타'가 됐다. 2회초 2점을 먼저 빼앗긴 두산은 1-3으로 뒤진 7회말 1점을 따라붙어 LG의 턱밑까지 추격한 채 9회말 공격을 시작했다. 8회 2사 후에 등판한 마무리 신윤호가 마운드를 지키고 있었다.
1사 후 장원진의 안타가 터지자 김경문 감독은 발빠른 윤승균을 대주자로 내보내 2루를 훔치게 했다. 계속된 2사 2루에서 최경환과 김동주가 각각 볼넷을 골라 2사 만루.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해결사' 홍성흔이 타석에 섰다.
2만8천803명의 대관중이 숨죽이고 지켜보는 상황. 볼카운트 1-1에서 홍성흔의 배트에 방향을 바꾼 타구는 우중간을 갈랐고, 두 명의 주자가 쏜살같이 홈을 통과했다. 눈앞에 다가온 1점차 패배를 기적같은 1점차 승리로 바꾼 천금 같은 끝내기 안타였다.
▲ 빈볼 시비에 긴장감 조성되기도
한편, 2007년 어린이날을 하루 앞두고는 양 팀 선수들 사이에 난투극에 가까운 몸싸움이 벌어져 팽팽한 긴장감이 조성됐다. 안경현과 봉중근의 빈볼시비로 촉발된 당시 '벤치 클리어링' 사태를 두고 어린이날 경기에까지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두 팀의 신경전은 다행히도(?) 어린이날을 건너뛰고 6일 경기에서 2회전으로 이어졌다. 이번에는 이대형의 2루 슬라이딩을 두고 유격수 이대수가 불만을 표현하면서 선수단이 그라운드에서 대치했다. 2007년 두산과 LG의 '야구장 격투기'는 명장면이라 하기에는 민망하지만 어린이날 두산-LG전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소재다.
[사진 = 2007년 어린이날 행사, 2009년 어린이날 시구자 왕석현, 2007년 벤치클리어링 ⓒ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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